내가 아르바이트를 그만두던 날에 서머와 윈터는 내게 종이봉투 하나를 건네주었다. 오징어먹물 빵 두 덩이가 들어 있었다. 나는 숙소로 돌아와 천천히 그 빵을 우물우물 씹어 먹었다. 서머와 윈터와 함께, 네 번의 무지개를 볼 수 있었던 브레이크 타임에 대해 생각했다. 그중 한 번은 쌍무지개가 떠 있었다. 그걸 배경으로 서머는 내 사진을 찍어주었다. 바깥 무지개가 안쪽 무지개보다 흐릿해서 사진에는 잘 담기지 않았다. 사진 찍기를 반복하는 사이 무지개는 사라졌다. 나는 버튼을 눌러 사진을 확대해보았다. 흐릿하지만 분명, 바깥 무지개도 담겨 있었다. 사진 속의 나는 콧잔등이 새까맣게 타 있었다. 더할 나위 없이 맑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