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 화천에서 태어났고, 춘천에서 자랐다. 1984년 강원고 재학 중 강원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인이 되었다. 청와대 연설비서관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임기 끝까지 함께했고, 자승스님의 이야기를 가까이에서 듣게 된 인연으로 《자승스님의 묵묵부답》을 쓰고 엮었다.
첫 번째 시집이었던 《겨울 경춘선》은 1990년대 거리의 청춘들에게 보내는 절창의 연서였다. 20년 만에 펴낸 세 번째 시집 《장촌냉면집 아저씨는 어디 갔을까》는 역사의식의 서정적인 시화가 여전히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지금은 한양대 겸임교수로 있다. 시집으로 《겨울 경춘선》 《저물 무렵》 《장촌냉면집 아저씨는 어디 갔을까》, 산문집으로 《유쾌한 교양 읽기》 《꽃분이의 손에서 온기를 느끼다》 《분단아, 고맙다》 등이 있다. 이용악문학상을 수상했다.
열일곱살 골목에 머물러 있다. 그늘과 햇빛의 조각들, 식구 수만큼 낡아진 대문과 제각각인 살림들, 골목 끝과 모든 시작이 궁금하다. 군중 속 외로움과 남산 수사실에서의 외로움이 썩 다르지 않다는 걸 안다. 보통강 버들과 삼지연 개박달나무, 그 색다름이 우리 집 뒷산 봄날 진달래로 반복되어 핀다는 것도 안다. 권력의 바깥과 안 역시 미완성인 목소리들의 높낮이 향연일 뿐이다. 결코 평범하다고 할 수 없는 시간이 모두 무덤덤하게 평범해진다. 무척 아련하다. 여전히 골목을 서성일 수밖에 없다. 아직 만나지 못한 사람이 있다. 가보지 못한 길이 있다.
2022년 6월
신동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