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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정현

출생:1978년

최근작
2024년 12월 <무너진 세계에서 꿈꾸기>

이정현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현대 문학을 전공했다. 「이청준 소설에 나타난 언어와 죽음 의식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8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에 당선되었고 문학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한국전쟁을 다룬 외국 소설들을 분석한 비평서 <한국전쟁과 타자의 텍스트>가 있다. 그 외 <인간 신해철과 넥스트시티>(공저), <키워드로 읽는 2000년대 문학>(공저)이 있다. ‘전쟁(재난)과 인간’, ‘집단의 기억에서 누락된 자들의 목소리’, ‘냉전 시대의 갈등과 문화사’, ‘포스트 아포칼립스 서사’, ‘1990년대의 상처와 기억’이 주요 관심사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문학비평과 정신분석 이론 등을 가르치고 있다.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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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무너진 세계에서 꿈꾸기> - 2024년 12월  더보기

전쟁을 경험한 자들과 우리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전쟁을 직접 겪으면 깨닫게 되리라는 조언은 큰 의미가 없을 것이다. 그들과 ‘나’의 공통점, 다시 말해 모든 인간의 공통점은 자명하다. 인간은 자신이 살아갈 시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없다. 만약 전쟁이 없는 시대를 살았더라면, 그레이스 M. 조의 어머니 ‘군자’는 기지촌을 전전하지 않았을 것이다. 악명 높은 친위대장 하인리히 힘러는 시골의 양계장에서 닭을 기르며 늙어갔을 것이다. 제1차 세계대전 말기 수백만 명의 미국 젊은이들이 대서양을 건너는 대이동이 없었다면 스페인 독감의 전파력은 다소 떨어졌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에곤 실레는 조금 더 오래 살았을 것이다. 고트프리트 벤 역시 두 차례의 세계대전에 모두 군의관으로 참전하는 곤혹스러운 삶을 살지 않았으리라. 뉴욕 거리를 헤매던 브레히트는 슬픈 시를 쓰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아버지가 난징에 파병되지 않았으므로 하루키의 소설은 덜 우울했을 것이다. 당신과 나, 우리도 마찬가지다. 저성장과 혐오의 시대, 심각한 기후 변화의 시대에 살아가기를 스스로 선택한 자는 없다.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말처럼 모든 인간은 외설의 산물이자 우연의 산물에 불과하다. 이 사실을 자각할수록 그들의 선택과 고통이 더 가깝게 느껴진다. 지금 세계는 다시 전쟁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는 와중에 가자 지구에서도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대만해협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으며 한반도에서는 지난해 9·19 군사 협정이 파기됐다. 어느 때보다도 전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시기에 전쟁을 겪은 자들의 이야기를 엮었다. 전쟁은 모든 것을 파괴하지만, 무엇보다도 인간 사이의 믿음을 파괴한다. 무수한 전쟁을 겪은 인류의 역사가 그 증거다. 그래서 전쟁을 논할 때면 자연스럽게 과거로 눈을 돌리게 된다. 홀로코스트와 제노사이드, 학살과 파괴의 풍경은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그렇지만 현대인들은 전쟁을 뉴스와 게임처럼 소비하면서 타인의 고통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자신의 결핍에 채우고자 이미지의 생산과 소진을 반복한다. 기억과 서사가 데이터로 전락한 시대에 전쟁이라는 비극을 통과한 자들의 삶과 텍스트는 고통을 사유하는 법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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