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 앞마당에 흔들의자가 있었습니다. 흔들의자에 흔들흔들 몸을 맡기고 앉아 있으면 시간의 흐름과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어요. 마당에 놀러 오는 작은 친구들을 바라보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몰랐어요. 그래서인지 아버지는 그 흔들의자를 무척 좋아하셨습니다.
어느 날, 작은 새 부부 한 쌍이 처마 한 편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 부부는 아버지가 흔들의자 가까이에 가기만 하면 어찌나 시끄럽게 울어대던지 아버지는 새들이 이소할 때까지 그곳에 앉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마도 둥지에 낳은 새끼들을 보호하려는 뜻이었겠죠.
아버지께 이 이야기를 듣고, 집에 찾아온 작은 손님들에게 당신의 자리와 시간을 내어준 마음을 담고 싶어 이 그림책을 만들었습니다.
그동안 펴낸 그림책은 『꼭꼭 숨바꼭질』, 『꼭꼭 봄바람』, 『우리 집』, 『도토리』가 있습니다.
아이의 말 한 마디, 몸짓 하나, 눈빛 하나
몸을 숙여 가만히 듣고, 바라보며, 같이 눈을 마주하다 보면
뭔가 알 수 없는 이상하고도 설레며 그립고 뭉클한 작은 물결을 느낍니다.
지금 그 작은 물결이 하나하나 모여 커다란 파도가 되어 제 마음을 일으킵니다.
커다란 파도 가운데 가장 커다란 파도 하나, 이 그림책에 담았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작은 물결을 모아 그림책이라는 파도를 일으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