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 철원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영문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미국 일리노이(어바나-샴페인)대학교에서 비교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번역서로 『로렌스의 묵시록』 『롱기누스의 숭고미 이론』 『아이네이드』 『텍스트의 즐거움』 『인간은 섬이 아니다』 『묘비명 글쓰기』 『어느 영국인 아편 중독자의 고백』 『피터 팬과 웬디』가 있고,
시집으로 『그림자만 자라는 저녁』이 있으며,
저서로 『영문학 예술사』 『영국낭만주의 꿈꾸는 시인들』 『문학의 환상력-블레이크의 「천국과 지옥 결혼하다」』 등이 있다.
현재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영문학과 명예교수이다.
목 디스크 탓도 있겠으나, 예전보다 더욱 목이 뻣뻣하고 목 주위가 간지럽기까지 하다. 부끄러움 모르는 뻔뻔함에 질려 누군가 나의 목덜미를 잡아당기며 낄낄대는 것만 같다. 눈길 주는 곳마다 부끄러움의 길이 나고 딱히 누가 지적하지 않아도 앞으로 나 있는 길이 부끄럽다.
그렇다고 눈 감고 있다 하여 나아질 것도 없는 것이, 어둠에 취하여 가눌 수 없이 휘몰아치는 무지로 포장한 순수함의 춤사위는 더욱 아니다. 그러하니 크게 부끄럽지 않게 아주 조금 나의 수치를 등 뒤로 감추어 조심스레 글 내려놓고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는 일 말고 달리 할 일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