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만조 때의 짙은 코발트블루 바다를 걸고
빈티지 오렌지, 빛바랜 먹빛, 적갈색의
작고 예쁜 지붕을 걸어둔 채 볕 좋은 마당에 앉아 있는
주름진 노인의 마른 얼굴에 물빛 바람을 칠한다
나는 오래되고 빛바랜 결 좋은 나무 의자에 앉아
당신이 그렇게 푸르렀던 청춘에 대해
우리가 앉았던 노을에 대해
우리가 눈물 흘렸던 붉은색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시간은 어느새 나와 마주 앉아
낡고 닳은 푸른빛의 모서리를 기우고
오래되어 기울어진 포물선을 다시 그리며
바람에 마모된 나의 얼굴을 당신의 방안에 걸어둔다
우리는 한동안 희미해지도록
그렇게
마주 앉아 있다
2019년 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