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2015~2017년 통합 중환자실, 2017~2021년 외과계 중환자실, 2021~2022년 코로나 중환자실, 응급 중환자실을 거쳐 2022년부터 내과계 중환자실 현장 교육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 신규 간호사의 과도기를 담은 《무너지지 말고 무뎌지지도 말고》(2020)를 썼다.
생과 사의 경계인 공간에서 가장 먼저 적응해야 하는 것은 죽음으로 인한 상실이었다. 매일 보는 죽음에서 수없이 무너졌고,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하다 감정이 없는 빈껍데기가 된 괴물을 마주하면서 혼란스러웠다. 바다에 잠긴 듯 숨이 막혀서 도망칠 때도 있었으나, 중환자실이라는 공간은 죽음 앞에서 삶에 대한 귀한 가르침을 받는 공간이었다. 당연한 것은 없다는 것과 시간은 유한하다는 것, 이 두 가지 가르침이 살아가면서 무엇이 중요한지 깨닫게 했다. 죽음을 앞두고서야 삶의 가치를 생각하기보다는 현재에도 언젠가 끝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며 살아간다. 그게 당장 내일일 수도, 몇 분 후일 수도 있다는 것을 인지하면서. 손의 온기를 나누는 사람이 되고 싶어 오늘도 그녀는 환자 곁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