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아지 강아지 토끼 고양이 나무들과 좋은 나날을 보냈다.
옛날부터 책을 좋아하다가, 초등학교 때는 동화책, 중학교 때는 시,
고등학교 땐 소설에 빠져 지냈다.
열여덟, 『오페라의 유령』은 너무나 사랑하는 소설이었다.
그리고 최고의 『해리 포터』, 그 책을 읽었던 때가 지금도 생생하다.
나는 요술지팡이가 늘 가방에 있었다.
이후, 우연히 어린이들을 가르치면서 다시 문학이 찾아왔다.
시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그렇게 살았다.
2019년 실천문학에 시 <새의 얼굴>로 등단하고,
『펭귄과의 사랑』 시집 한 권을 냈으며,
감사하게도 두 번째 책 『i의 예쁨』을 출간하게 되었다.
현재, 논산에서 거주하며 어린이들과 수업을 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여전히 지팡이와 안전하게 잘 지내고 있다.
시 말고 나를 설명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또 어떤 것이 있을까
생각이 깊어지면 더 깊은 곳으로
달려가기 일쑤였던 푸르고 푸른 날들
그러나 나와 시 사이에 전극이 번진다
나는 3인칭 관점에서
내 시를 볼 수 있을 거라 믿었다
내가 본 세계를 모두가 볼 수 있을 거라고 여겼다
이런 생각이 이런 시가 나를 이곳까지 이끌고 왔다
나의 이 대담한 웃음의 장치는
태어나기 전부터 설계한 조감도일 것이다
봄의 사계절의 어느 곳으로부터
2023년 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