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마지막에 다다를 즈음, 몇몇 독자들은 위험과 변동성을 동일한 개념으로 생각할 것이다. 좋은 포트폴리오란 기대 수익과 위험의 저울 속에 존재하며, 투자자가 안전을 추구한다면 위험의 무게추를 높이는 것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 있다는 논리이다. 1장에서 위험의 개념을 미래의 불확실한 현금 흐름을 사용해 정의했으나, 수식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코드를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위험의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할 겨를이 없으리라 생각한다.
기존에 단위 면적당 2,000달러의 농지를 600달러에 사는 행위는 어떠한 행위일까? 농지의 거래가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면, 내가 가격을 낮춰서 산 만큼 농지의 변동성은 증가할 것이고 나의 투자는 위험한 투자가 될 것이다. 그러면 내 자산의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 그 농지를 2,000달러와 가까운 가격에 구매해야 했을까? 2007년 버크셔 해서웨이의 연례 미팅에서 워런 버핏은 위 일화를 얘기하며 변동성은 위험의 척도가 아니라고 얘기했다. 대신 투자자가 투자 대상의 경제학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때 위험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주식 시장에서 작동하는 로보어드바이저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책인 만큼, 주식 시장에서의 위험을 변동성으로 해석해 논지를 전개한다. 저자 또한 경제학자들이 검증한 변동성이라는 개념에 대해 반론을 제기할 만큼 지식이 깊지 않다. 다만 실제 투자와 수학 간의 괴리에 대해서는 독자에게 변명하고 싶다. 금융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에는 너무 수학적이고, 논리적으로 이해하기에는 너무 유연하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금융을 이해하는 한 도구로 수학을 차용했고 그 결과로 금융공학이 탄생했다. 이 책은 그러한 금융공학에 맞춰 독자들에게 ‘금융 공학으로 이익을 내는 법’에 대한 몇 가지 길을 제시한다. 투자를 생각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이 하나의 참고서가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