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이 나를 본다.
주인공 캐릭터를 일인칭과 삼인칭으로 정하는 것이 항상 문제로 다가온다.
삼인칭으로 정했을 때 내 생각을 몰입시킬 수 있는 이점이 있지만, 문제는 독자들의 질문이다.
소설을 읽고 난 그들은 어김없이 당신의 이야기냐고 물어온다. 그럴 때면 난감했다.
내 대답은 판단은 당신의 몫이라고 숙제로 남긴다.
어느 작가의 말이 떠올랐다. 형제들의 이야기를 썼다가 싸움이 일어났다고 한다. 하지만 글은 거짓으로 쓰면 안 되기에 사이가 나빠질 것을 두려워하면 차라리 글쓰기를 포기하라고 했다. 그 말이 용기를 주었다. 그 후로 글 쓰는 데 있어서 망설이지 않는다. 하고자 마음먹은 이야기는 해야겠다는 의지는 확고하다.
잔뜩 어지럽혀진 책상이 나의 놀이터다. 대부분 이곳에서 하루를 보낸다. 내 마음은 어수선한데 잘 정돈된 주변은 왠지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 좌우를 둘러봐도 내 주위는 조용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치매가 온 열다섯 살 반려견은 온종일 짖어 대고, 이틀에 한 번꼴로 고양이가 당신 집으로 도망갔으니 잡아 달라고 외치는 젊은 여인의 앙칼진 목소리는 담장을 넘는다. 한두 번이 아니기에 내 대답이 없자 그녀의 목소리는 점점 하이톤으로 변해만 간다. 그녀의 목소리에 맞춰 답변이라도 하듯이 개새끼의 울부짖음이 묘한 화음으로 조화를 이룬다. 때로는 그들의 요란함이 내 불안한 마음을 잠재우기도 한다. 이래저래 시끄러운 오늘 하루!
내 텃밭은 잘 있으려나!
엉클어진 마음을 수습하려 텃밭으로 발걸음을 옮겨 본다.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으려 할 때마다 쪼그리고 앉아 뽑아 댄 잡초!
더 이상 뽑을 풀이 눈에 띄지 않는다.
내년에는 텃밭을 더 넓혀야 하려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