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시집을 묶는다.
시집 제목을 많이 고민했다.
세상 모든 것은 저마다 이름이 있고
적절한 이름값이 있다.
내 이름 ‘두업(豆業)’은 좀 특이해서 어린 마음에
창피하다고 초등학교를 예명으로 다니기도 했다.
콩이 업이라는 이름 때문인지
콩가루나 간장 된장이 된 콩처럼
삶의 시련 너무 버거워, 때로는 속상하기도 했다.
요즈음은 사람들이, 시인다운 이름이라고,
특이해서 기억하기 좋다고들 한다.
그동안 원망한 부모님께 죄송하다.
여태껏 이름값을 열심히 치렀으니,
이 시집 『이름값』은 독자에게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시평을 써주신 임문혁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사랑하는 나의 자녀, 격려하고 후원해준 형제들,
시 짓는 할머니를 자랑스러워하는 손주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2020년 1월 영운서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