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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금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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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N분의 1은 비밀로>

금성준

1981년 작고 황량한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나 적적하게 자랐다.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다소 특이한 직장에서 하루하루 땀으로 범벅이 되어 살아가고 있다. 『화이트 레이디』, 『옥수수밭에 부는 회오리바람』, 『록커, 흡혈귀, 슈퍼맨 그리고 좀비』(공저) 등을 출간한 바 있으며, 제1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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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

저자의 말

<N분의 1은 비밀로> - 2021년 9월  더보기

당신의 삶이 진짜 소설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나는 무모하게 물에 뛰어들었다. 풍랑주의보가 아직 해제되지 않은 바다에. 먹장구름 탓에 영일만은 시커멨고, 파도도 검게 보였다. 트럭만 한 파도가 연거푸 나를 때리고 깊은 바다로 끌고 갔다. 파도가 요란한 날에는 아무도 바다 근처에 나오지 않았다. 비명을 질러도 파도 깨지는 소리에 묻혀 누구도 듣지 못했다. 오만했던 나는 파도를 이길 수 없음을 깨닫고 선택해야 했다. 이대로 죽을지, 발버둥이라도 쳐볼지. 입을 앙다물고 방파제 쪽으로 헤엄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렇게 쉽게 살아 돌아올 수 있다면 누군들 물에 빠져 죽을까. 파도는 나를 놔주지 않았고, 나는 양동이 속의 개미처럼 버둥거리기만 했다. 힘은 순식간에 빠졌고 정신도 몽롱해졌다. 간신히 방파제의 테트라포드를 붙잡았지만 이끼 때문에 미끄러워 밟고 올라설 수 없었다. 테트라포드에 들러붙은 따개비 탓에 팔다리가 찢어져 피까지 흘렀다. 얼마 동안 버텼는지 모르지만, 시간이 조금만 더 흘렀다면 난 분명 죽었을 것이다. 그분이 누군지는 모른다. 같은 동네에 살던 분은 아니었다. 방파제 부근에서 피 흘리며 어떻게든 버티는 내게 기다란 대나무 장대를 내밀어주셨다. 생명선이었다. 그걸 절대 놓치지 않으려고 힘껏 움켜잡았다. 괴롭거나 주저앉고 싶을 때는 그날을 떠올린다. 그리고 어떻게든 돌파하려고 발버둥 친다. 좋은 경험은 또 다른 좋은 경험을 만드는 법이다. 나의 글을 읽어주시는 고마운 분들께도 내 책이 좋은 경험이 되었으면 더 바랄 게 없겠다. 아직은 턱없지만, 언젠가는 그리되고 싶다. 인생에는 하고 싶지만 불가능한 일과, 가능하지만 하고 싶지 않은 일밖에 없다고 괴테가 말했던가. 글쓰기는 내게 하고 싶으면서도 가능한 일이다. 가능은 하지만 어설프다. 설익은 걸 내 자신이 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나는 ‘하고 싶으면서 가능한 일’을 더 잘할 수 있을 여지가 있다고 믿는다. 양가 부모님, 특히 가장 진실한 글이란 어떤 것인지 인생을 통해 보여주신 엄마와 장모님께 감사드린다. 소설을 쓰기는커녕 읽지도 않던 나를 이끌어주고 늘 보살펴주는 아내에게는 굳이 따로 고마움을 표할 필요도 없겠다. 2021년 가을의 문턱에서 금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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