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11월 8일~12월 9일
2019 올해의 책
2019 올해의 책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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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 10 투표 이 책에 투표한 이유 올해의 한 문장 2019 첫 책 낸 출판사 MD가 널리 알리고 싶었던 책 2019 당신의 책 2019 베스트 100
2019년 한 해 동안 정말 많은 책을 만난 도서팀 MD들이, 독자들에게 더 널리 알리고 싶었던 책을 골라 소개합니다..

어린이 MD 강나래

아름다운 것은 자꾸 생각나
신현이 지음, 김정은 그림 / 문학동네

'잉어는 아름답습니다.' 선생님이 불러 준 받아쓰기 문장이 알쏭달쏭한 나영이. 아름답다는 건 어떤 걸까? 예쁘다는 말과 같은 뜻일까? 직접 보면 알 수 있을 것 같아, 친구 보영이와 함께 잉어를 보러 가기로 결심한다. 있는 그대로의 떨림을 마주하는 순간들. 그런 아름다운 순간들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분명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다가오고 있는 겨울을 기다리며, 당신과 함께 나누고 싶은 아름다운 것들을 떠올려 본다. 하얗게 피어나는 입김, 붕어빵, 눈사람, 쟁반 가득 쌓아놓은 귤….


어린이 MD 강나래

메리는 입고 싶은 옷을 입어요
키스 네글리 지음, 노지양 옮김 / 원더박스

여성이 자유롭게 바지를 입을 수 없던 시절, 바지를 입고 학교에 간 메리 에드워즈 워커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낡은 관습에 도전하는 용기와, 신념을 지켜내는 단단함이 담긴 메리의 힘찬 발걸음이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는다.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투쟁에 힘쓰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히)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함께 힘찬 발걸음을 내디뎌 본다. 물론, 내가 입고 싶은 옷을 입고!


어린이 MD 강나래

B의 세상
최상희 지음 / 문학동네

“언제부터 세상은 누군가가 참고, 참아야만 살 수 있는 곳이 된 걸까.” 유령이 출몰한다는 낡은 호텔에서부터 외계인을 마주하는 순간까지, 시공간을 넘나들며 A의 세상 아래 애써 감춰져온 B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델 문도>, <바다, 소녀 혹은 키스>를 통해 소외와 소통, 상처와 치유에 관해 이야기하던 최상희 작가는 여전히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B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기꺼이 함께 흔들리기를 택한다. 문장 속에 녹아 있는 그의 진심이 느껴질 때마다 따뜻한 위안과 용기가 전해지는 소설집이다.


유아.좋은부모 MD 강미연

엄마
엘렌 델포르주 지음, 캉탱 그레방 그림, 권지현 옮김 / 밝은미래

<엄마> 라니, 제목조차 너무 흔하고 간결해서 검색조차 쉽지 않은 책이다. 마치 어디에나 있고 누구에게나 있는 '엄마'처럼. 이 책에는 인종도, 사는 곳도, 직업도 모두 다른 31명의 엄마가 등장한다. 책 속 엄마의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다. 아이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는 엄마도, 힘든 상황에 눈물 흘리는 엄마도, 아이와 옥신각신하는 주변의 흔한 엄마의 모습까지 한결같이 아름답게 그려져 있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은 이렇게 아름답다. 항상 곁에 있어서 신경쓰지 않고 살다가도, 이렇게 문득 생각나는 순간에는 눈물나게 아름다운 존재, 엄마.


외국소설 MD 권벼리

올드 스쿨
토바이어스 울프 지음, 강동혁 옮김 / 문학동네

미국의 어느 명문 사립고, 이곳은 계급과 명예가 지배하는 곳이다. 대놓고 속물적인 모습을 보이는 건 금기시되지만 교직원과 학생들은 모두 품위 있는 언행 뒤에 그런 욕망을 감추고 있다. 이 학교에서 최고의 가치로 숭상되는 것은 문학적 재능이다. 학기에 한 번씩 유명 작가를 초청하는 전통이 있는데, 이 때는 교내 문학 경연대회가 열리고, 초청 작가가 선정한 우승자는 그와 개인 면담 기회를 얻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다음번 초청 작가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라는 소식이 들려온다. 지금까지 본 적 없던 치열한 경쟁이 시작되고, 학생들의 고상한 우정에 묘한 긴장감과 질투가 끼어들기 시작하는데…


외국소설 MD 권벼리

내가 없다면
애덤 해즐릿 지음, 박산호 옮김 / 은행나무

우울증과 불안에 시달리는 이와 그 가족의 삶을 솔직하고 담담하게 그려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괴물과 어쩔 수 없이 같이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소설은 형과 아버지의 부재를 고백하며 시작되고, 시간을 거슬러 두 젊은 남녀, 부모님인 마거릿과 존의 연애 시절로 이어진다. 결혼을 앞두고 마거릿은 존이 우울증 병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그의 곁에 남기로 결심한다. 세월이 흘러 세 아이의 엄마가 된 마거릿은 다시 존의 상태가 나빠질지 몰라 걱정하는 한편, 그가 유독 첫째 마이클에게 소원한 점이 원망스럽다. 하지만 실제로는 존만이 마이클을 알아본다. 아들도 자신과 같은 괴물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외국소설 MD 권벼리

야코프의 천 번의 가을 1
데이비드 미첼 지음, 송은주 옮김 / 문학동네

19세기 일본,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직원 야코프가 서구와의 한정된 교역을 위해 조성된 나가사키의 인공섬 데지마로 파견된다. 서구 문물을 받아들이면서도 그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는 적대적인 분위기와 동서양의 문화 충돌, 그 속에서 빚어지는 비밀스러운 사랑과 우정을 비롯해 야코프가 맞닥뜨리는 갖가지 사건과 모험이 펼쳐진다. “완전히 다른 세계로 휩쓸려 들어가는 기쁨”이라는 가즈오 이시구로의 추천사처럼, 치밀한 묘사와 유려한 문체로 쌓아 올린 소설 속 세상으로 독자를 끌어들이는 매력이 돋보인다.


인문.사회.과학 MD 김경영

페이드 포
레이첼 모랜 지음, 안서진 옮김 / 안홍사

저자는 자신의 실명을 밝힐 것인지, 가명을 쓸 것인지 깊이 고민한 이야기로 이 책을 시작한다. 이름이 왜 그렇게 중요했을까? 그건 이 책이 그가 경험한 성매매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성매매 된' 여성의 발화는 그 자체로 존재에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성매매에 대한 진실은 이를 둘러싼 이들의 수치심, 이권, 상처, 권력의 복잡한 거미줄 아래에 가려져왔다. 레이첼 모랜은 더이상 '그들이 거짓말을 하게끔 두'지 않고 그가 직접 보고 겪은 성매매의 현실을 말한다. 그는 결국 실명으로 책을 냈다. 가면을 벗고 나와 힘들게 한마디 한마디 이어나가는 그의 말을 우리는 더 주의 깊게 들어야 한다.


인문.사회.과학 MD 김경영

묻다
문선희 지음 / 책공장더불어

돼지들이 비명을 지르며 묻힐 때, 소들이 발버둥치며 쓸려갈 때, 오리들의 깃털이 공중에 나부낄 때, 그래도 끝일 줄 알았다. 그것이 비참과 야만의 마지막 장면인 줄 알았다. 아니, 지옥은 쉽게 끝을 보이지 않는다. 문선희 작가가 매몰지 100여 곳을 직접 찾아 사진에 담았다. 숱한 생명이 묻힌 땅은 수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물컹거리고 땅 위에선 곰팡이가 꽃처럼 피었다. 악취가 진동하는 썩은 물이 흘러나오는 매몰지 근처엔 생수 공장이 있고, 사람 사는 마을이 있다. 우리는 “최소한의 인간다움”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 책이 묻는다.


인문.사회.과학 MD 김경영

까대기
이종철 지음 / 보리

모바일 창에서 주문 버튼을 누르고 내 손에 택배 상자가 들어오기까지, 그 사이에 수많은 이야기가 있다. 편리함은 한 쪽의 감각이다. 그 반대편, 노동의 현장에선 땀과 막막함과 절실함이 뒤엉킨다. 하루 12시간 이상을 배송하는 택배 기사, 새벽에 졸음을 쫓으며 운전하는 화물 기사 등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았다. 우리 각자의 고립된 고단함을 알아주는 것은 서로뿐. 제각기 “몸도 마음도 파손주의”하며 일하되, 서로의 삶도 들여다보고 응원하며 사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


수험서.외국어.컴퓨터 MD 김채희

업무와 일상을 정리하는 새로운 방법 Notion
이해봄.전시진 지음 / 제이펍

최근 에버노트를 대체할 수 있는 최고의 생산성 도구로 주목받고 있는 노션(Notion) 관련 책. 리디북스, 이브레인, 당근마켓, 퍼블리 등 개발자 및 비 개발자들도 사용하고 있는 노션은 입소문을 타고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노션 한국 사용자 모임’ 운영자와 ‘Notion 한국어 가이드’를 번역하신 분이 직접 집필한 세계 최초의 노션 책으로 이미 노션을 사용하고 계신 분은 물론 노션을 사용하고자 하는 분들은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수험서.외국어.컴퓨터 MD 김채희

오렌지노의 영상 편집을 위한 유튜브 배경음악
오렌지노(이진호) 지음 / 제이펍

유튜브 음악 크리에이터 오렌지노의 '영상 편집을 위한 유튜브 배경음악 만들기' 노하우를 담았다. 개러지밴드 악기 연주 방법 등 컴퓨터 음악 소프트웨어의 기본기를 다질 수 있어서 저작권 이슈로 늘 고민해야 하는 배경음악에 대한 어려움을 해결해 줄 책이다. 영상 편집 등에 관심이 많은 초보 유튜버 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애플 기기만 있으면 취미로 작곡을 해볼 수 있다고 하니 누구나 쉽게 도전해볼 만하다.


수험서.외국어.컴퓨터 MD 김채희

영어를 해석하지 않고 읽는 법
황준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TOEIC, TOEFL, IELTS, 수능, 공무원 시험, 편입 영어를 공부하면서 어휘력은 느는데 독해 실력이 더 이상 늘지 않는 이유는 뭘까? 저자는“모르는 단어가 없는데 해석이 안 된다면 읽기 전략이 실패했기 때문”이란다. 그런 수험생들을 위해 그간 영어교육 현장에서 광범위하게 수집하고 축적한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그 어떤 영문도 피해갈 수 없는 문법 규칙을 120가지로 추려냈다. 이 책은 특히 영어 시험을 앞둔 사람이라면 꼭 봐야 할 '수험영어 읽기의 모든 것!'이다.


한국소설.예술 MD 김효선

피구왕 서영
황유미 지음 / 빌리버튼

황유미 소설집. 초등학교 4학년 이서영은 전학 간 학교에서 윤정을 처음 만나고, 그 애와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반에서 인기가 많은 현지 무리는 윤정과 놀지 말라고 하는데. 서영은 현지가 말하는 대로 '피구왕'이 되기 위해 피구 연습을 하고, 현지가 싫어하니까 윤정과는 친하지 않은 척을 한다. 영화 <우리들>의 애틋함을 닮아있는 이야기. 알면서도 모르는 척 눈을 감아 버렸던 어떤 순간들을 기억하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와 함께 전하고 싶다.


한국소설.예술 MD 김효선

세상의 아내
캐롤 앤 더피 지음, 김준환 옮김 / 봄날의책

자신의 이상적 여인을 조각하여 만든 피그말리온, 피조물로 탄생한 그의 아내는 어떤 생각을 할까. 죽은 아내를 다시 데려오기 위해 지하세계로 간 오르페우스, 그의 아내 에우리디케는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최초의 여성, 스코틀랜드 노동계급 출신, 동성/양성애자 홀보듬맘 영국 계관시인 캐롤 앤 더피의 시집. 세상의 아내들이 내뱉는 목소리가 비로소 시가 된다.


한국소설.예술 MD 김효선

수영하는 사람들
매들린 월러 지음, 강수정 옮김 / 에이치비프레스

런던 해크니의 야외 수영장 ‘런던필즈 리도’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사진집. 카메라 앞에 일상복을 입고, 수영복을 입고 두 번 서는 사람들. 모든 운동에는 구도의 요소가 있다. 반복적인 동작으로 물살을 가르는 이들에게도 자신만의 이유가 있다. 물 속에서 찾은 자신만의 평화와 질서에 대해 말하는 이들의 진솔한 목소리가 울림을 전한다. '리도'와 우정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 싶다면 리비 페이지의 소설 <수영하는 여자들>도 함께 추천한다.


가정.건강.만화 MD 도란

여자는 체력
박은지(데조로) 지음 / 메멘토

How to 위주의 실용서 시장에서 오래간만에 진짜 '읽을거리'가 있는 책이어서 처음에는 흥미로웠다. 입사 후 10년간 거의 쉬지 않고 여러 가지 운동을 해왔던 터라 '여성의 운동'에 대해 콕 집어 말하는 이 책의 내용이 나는 궁금해졌고 헬스장에서 자전거를 타며 전투적으로 읽어 내려간 책의 내용은 정말이지 매우 만족스러웠다.
여자의 운동은 보통 다이어트와 동일시되는 사회 분위기에서 운동의 목적은 무엇인가, 어떻게 운동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가라는 정작 중요한 질문은 잊고, 오늘의 내 몸무게에 좌절하고, 기사에 나오는 연예인들의 몸을 보며 부러워하며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위한 운동을 스트레스와 맞바꾸지는 않았나 이 책과 함께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일단 나부터!


가정.건강.만화 MD 도란

재윤의 삶
정재윤 지음 / 미메시스

이 책은 일단 쓸데없이 웃기다. 그런데 잠시 곱씹어 보면 씁쓸해진다. <혼자를 기르는 법>과 동일 선상에 놓아도 되는 여성 서사 만화책으로 지금, 여기 살고 있는 20대 여성의 이야기가 세련되게 담겨있다. 휴가에 맞춰 생리 주기를 조절하려고 자궁과 통화하는 이야기 (하지만 자궁은 단호하게 거절한다!), 미드와 현실의 차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일러스트 등을 보고 있노라면 작가의 '똘끼'에 피식 웃음을 짓게 된다.
만화란 모름지기 보면서 즐거워야 하는데 오히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 '창조 경제: 말 못 거는 어플' (택시 에피소드)이나 '마사져' (외국인 노동자) 등의 에피소드는 불편하면서도 시의적절한 주제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참으로 달콤 쌉쌀한 책이 아닐 수 없다.


가정.건강.만화 MD 도란

우리는 당신에 대해 조금 알고 있습니다
권정민 지음 / 문학동네

처음부터 끝까지 잔망스럽기 그지없는 책이다. 의인화된 식물들이 인간을 지켜보면서 이래라저래라 논평을 하기 때문이다. 집, 회사, 요가원, 길가 등등에 있는 식물들이 인간의 하루를 따라다니며 말을 붙인다. 물론 인간에겐 들리지 않지만. 그런데 왜 마지막 장을 덮으며 눈물이 또르르 났던 걸까?
움직이지 않는 식물을 사람들은 대부분 가장 약한 존재로 여긴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식물은 가장 진화한, 가장 오랜 세월 이 땅에 서식하며 우리의 삶을 지켜봤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가장 외롭거나 가장 슬플 때조차도. 그래 어쩌면 나는 지금 화분을 사러 가야 할지도 모르겠다. 아니 어쩌면 누군가의 위로와 관심이 필요한 걸지도 모르겠다.


에세이 MD 송진경

아무튼, 술
김혼비 지음 / 제철소

위고.코난북스.제철소 세 출판사의 탄탄한 기획 아래 현재까지 총 24권 출간된 아무튼 시리즈. 손 안에 들어오는 작은 사이즈라 언제, 어디에서든 펼쳐 읽기 좋고, 권별로 각기 다른 주제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힘껏 들려주니 출간될 때마다 애정 어린 마음으로 집게 된다. 그중 가장 재밌게 읽은 책은 <아무튼, 술>. 365일 음주 생활자로서 푹 빠질 수밖에 없었다.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술 하나로 이렇게 웃길 수 있다니, 읽는 내내 감탄했다. 좋은 건 함께 읽어야 해, 란 마음으로 술자리에까지 들고 가 한 대목을 읽어줄 정도로 흠뻑 빠졌던 김혼비 작가의 매력적인 술 이야기. 아무튼, 술에 관한 책 중 최고다.


에세이 MD 송진경

일간 이슬아 수필집
이슬아 지음 / 헤엄

연재 노동자, 셀프 연재 프로젝트, 독립출판 1위 선정 등 여러 이슈를 몰고 등장한 이슬아 작가. 편당 500원에 독자와 직거래하는 연재 서비스를 생각해낸 작가답게, 글 역시 톡톡 튀고, 생동감 넘친다. 6개월간의 성실한 글쓰기의 결과물이니 페이지 수가 상당한데도 줄어드는 게 아쉬워 아껴 읽었다. 그만큼 이슬아 작가의 글에는 매료시키는 힘이 있다. 특히, 엄마 '복희'와 아빠 '웅이'에 관한 사랑스러운 에피소드를 읽고 많이 웃었다. 엄마 '복희'와 딸 '슬아'에 관한 다정한 기록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도 함께 추천하고 싶다.


에세이 MD 송진경

참 괜찮은 눈이 온다
한지혜 지음 / 교유서가

가장 최근에 만난 이 책을 '올해의 책' 마지막 도서로 꼽았다. 가난, 절망과 싸워온 지난날들을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작가의 의연함과, 낙관과 비관 그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침 없이 반듯하게 밀고 나가는 작가의 단단함이 인상적인 산문집이다. 따듯하고 다정하면서도 묵직한 여운을 남기는 문장들이 곳곳에서 고개를 들어 마음을 자주 흔들었다. 언제나 실패에서 출발한 사람이며, 그 실패가 결국 자신을 여기까지 데리고 왔음을 고백하는 한지혜 작가. 가난과 절망과 실패의 삶을 통해 빚어진 겸손의 글 자체가 위로가 되는 책이다. 어둡고 힘든 터널을 통과하는 시기에 이 산문집을 만났고, 위로받았다.


경제경영.자기계발 MD 홍성원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
박정준 지음 / 한빛비즈

언젠가는 회사를 나와야 한다는 것. 그것은 직장인의 숙명이다. 세계 최고의 '직장'을 다닌 저자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마존을 12년이나 다녔다는 저자는 지금은 자신의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그래도 한때 아마존에 다니기도 했었는데”가 아닌, “아마존에 다니면서 지금의 성공을 꿈꿨다”고 자신 있게 아마존 시절을 회고한다. 그가 그렇게 말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아마존이 궁금해 집어 들었지만 기대치 않았던 소중한 깨달음을 얻게 되는 책이다. 내 삶은 어디에 있는가?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경제경영.자기계발 MD 홍성원

디지털 미니멀리즘
칼 뉴포트 지음, 김태훈 옮김 / 세종(세종서적)

유명 컴퓨터공학과 교수가 디지털 디톡스를 이야기한다. 이 아이러니한 상황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그러나 저자는 이런 유형의 다른 책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날로그 예찬론'을 펼치는 것이 아니다. 디지털을 꼭 필요한 상황에 필요한 만큼만 쓰자는 것. '가장 좋은 것만 취하고 나머지는 기꺼이 버린다'는 미니멀리즘의 본래 의미를 상기한다면 이해가 쉽겠다. 야구도 끝났는데 출근길에 휴대폰으로 스포츠 뉴스부터 확인하는 자신에게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면, 책이 제시하는 세세한 실천 지침을 따라 볼 필요가 있겠다.


경제경영.자기계발 MD 홍성원

마시모 비녤리의 뉴욕 지하철 노선도
에밀리아노 폰지 지음, 천미나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개인적으로 십수 년째 뉴욕 책을 모으고 있는데, 이 책을 감히 올해의 뉴욕 책이라 부르고 싶다.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 기획한 그림책 시리즈인 이 책은 성인 독자들에게도 충분히 유익한 내용을 담고 있다. 같은 선로를 여러 노선이 공유하는 뉴욕 지하철은 복잡하기로 악명 높다. 그럼에도 큰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건 책의 주인공인 마시모 비녤리 같은 그래픽 디자이너들의 창의적 발상 덕분이다. 그 노선도의 탄생 일화를 상세히 다룬 이 책은 다르게 생각한다는 것의 참된 의미와 목적을 새삼 되새기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