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그 시공간에서 내가 겪은 모든 경험을 내 언어로 씀으로써 복수하겠다.”
‘탈조선’하고 결별을 통보한 여자친구에게
복수하기 위해 대선 캠프에서 일하기로 결심하다!
낮에는 여자 대통령을 만들고 밤에는 레즈비언 데이트를 한 117일
내가 사랑한 여자‘들’을 처분하기 위한 매일의 분투
12·3 내란 이후 열린 광장에서 레즈비언 페미니스트로서 당당히 목소리를 낸 페미니스트 활동가 심미섭의 에세이. 제20대 대선을 앞두고, 낮에는 진보 정당의 대선 캠프에서 일하고 밤에는 레즈비언 데이트를 한 경험을 일기로 담았다. 대통령 선거일까지의 매일을 디데이 형식으로 세어 나가며, 선거 캠프의 노동자이자 퀴어로서의 일상을 흥미진진하게 써 내려간다.
2021년 11월, 해외로 이주한 여자친구에게 결별을 통보받은 저자는 진보 정당의 대선 캠프에서 일하기로 한다. 차별과 혐오가 극심한 한국과 달리 해외에서 더 안심하며 지낼 수 있다는 여자친구에게, 한국에서도 투쟁하며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서다. 철학을 공부하는 대학원생이자 6년차 페미니스트 활동가이며 작가인 저자는 낮에는 여자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일하고, 밤에는 데이팅 앱을 뒤적이며 끊임없이 레즈비언 데이트를 한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도, 원망하는 사람도, 나를 대변해 주는 사람도, 권력을 쥔 사람도 모두 여자인 마당에 처절하리만치 솔직한 여자들의 이야기가 제20대 대선 정국과 맞물린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회피하는 정치인,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건 보수 정당, 젊은 남성의 표를 얻지 못하자 갑자기 페미니스트가 된 대선 후보…… 이 틈에서 레즈비언으로서 자신의 삶을 ‘뻔뻔하게 드러내는’ 저자의 글쓰기는 그 자체로 차별과 혐오에 맞서는 전략이 된다. 정당 정치와 한 사람의 일상을 병렬로 이으며 민주주의와 여성, 퀴어의 삶을 한데 꿰어 내는 생생한 기록이다.
이 책은 또한 내게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 나를 실망시키는 정치인, 내게 냉담했던 엄마로부터 독립하는 과정을 담았다. 그 어떤 고통마저 거리를 두고 바라보며 블랙 코미디라는 장르로 기록해 왔다는 저자는, 독립의 과정을 고난의 서사가 아닌 날카로운 유머로 풀어낸다. 아무리 슬프고 외롭고 화가 나도 ‘눈물은 오로지 한 방울씩만’ 흘릴 수밖에 없기에 더욱 신랄하면서도 진실한 복수극이 된다.
레즈비언, 정치, 섹스, 모녀 관계…… 많은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지만, 이 책은 무엇보다도 제가 노동한 경험에 대한 기록입니다. 최저 임금으로 계산된 월급을 받으며 한 노동이었습니다. 책에는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 “내 시간, 어쩌면 내 가치를 그해의 최저 임금에 맞춰 가늠하는 버릇은 스무 살 이후로 좀처럼 버리지 못했다.” 그렇다면 18000원인 이 책은 2025년 기준으로 1시간 47분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 중에는 최저 임금에 가까운 급여를 받으며 일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많을 겁니다. 그런데 ‘북펀드’라뇨. 아직 펼쳐 보지도 못한 책을 선주문까지 해서 읽어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요. 무슨 염치로 저는 후원을 요청해야 할까요.
저는 종종 공짜라서 책을 좋아합니다. 운 좋게 도서관에 갈 수 있다면 말입니다. 동시에 저는 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도서관에 없는 책은 때때로 읽기를 포기해 버리니까요 . 잠시 제 책장을 돌아보았습니다. ‘도서관 애호가’를 자부함에도 소장할 수밖에 없는 책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했습니다. 금방 그 책들의 공통점을 찾았습니다. 비록 그 시기에는 들춰 볼 엄두를 내지 못하더라도, 가장 힘든 순간에 가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위안이 되는 책들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책으로 시간을, 더 이상 외롭지 않은 시간을 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이 당신의 동반자가 될 수 있을까요? 그저 최선을 다해 솔직하게 썼다고 말씀드릴 뿐입니다. 오직 그래야만 읽는 이와 연결될 수 있음을 제 책장에서 배웠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구입한 1시간 47분이, 우리가 서로 연대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면서, 『사랑 대신 투쟁 대신 복수 대신』을 당신에게 권합니다.
심미섭은 내가 기다려 온 작가다. 적나라할 만큼 솔직하고 처절할 만큼 분투하는 이런 레즈비언 이야기를 드디어 뜨겁게 접할 수 있어서 기뻤다. 심미섭은 정면 승부를 한다. 자신의 존재만으로 이 시대를 증명해 보이겠다고 선언하고, 『사랑 대신 투쟁 대신 복수 대신』으로 완벽하게 실천해 낸다. 심미섭의 이 산문집을 읽고서야 나는 알았다. 내가 항상 기다려 온 것은 새로운 세계가 아니었다. 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사람이었다. —임솔아(소설가·시인)
동성 애인과 막 헤어진 페미니스트 활동가가 홧김에 진보 정당의 대선 캠프에 들어가 새로운 일상을 꾸리며 써 내려간 ‘페미니스트 난중일기’. 이런 박진감 넘치는 일기는 본 적이 없다. 심미섭은 편집자 엄마에게 물려받은 매끈한 언어를 횃불처럼 쥐고 레즈비언 연애부터 진보 정치까지 온갖 모순과 감정으로 가득한 삶의 한가운데를 당당히 가로지른다. 12·3 계엄 직후 첫 탄핵 표결을 앞둔 국회 앞 광장에서 거침없이 페미니스트의 이름으로 ‘소수자 혐오 없는 광장’을 요구한 심미섭이 어떻게 자기 자신이 되어 왔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권한다. —장혜영(전 국회의원)
선거 캠프, 광장, 망한 연애, 그리고 레즈비언 어플에서의 만남까지. 여성·성소수자·진보 정치 같은 말 옆에 레즈비언 어플·철학·취향 같은 단어들이 놓이며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전혀 연결되지 않았을 단어들이 재조립된다. 말할 자리가 없으면 스스로 무대를 만들고 동료를 모아 방파제를 짓는 레즈비언 페미니스트 심미섭은 이제 책을 통해 자신이 짓고 만들어 낸 세계로 초대한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데 해도 될까 망설인 적이 있는 사람에게 특히 권하고 싶은 책이다. —권김현영(여성학자)
명품 백 대신 철학 책을 집어던지며 운다. 사유의 펜트하우스에서 야경을 내려다보며 운다. 포르쉐 대신 속도계에 마하를 띄우는 반야의 등에 업혀 질주한다.(아니, 업힌 쪽이 반야였나?) 이토록 고급스러운 슬픔은 처음이라는 뜻이다. 심미섭은 평생을 고뇌하고 되돌아보고 읽고 앓으며 자신의 슬픔을 설명할 말들을 악착같이 그러모은 거부(巨富) 같다. 그렇게 모은 언어로 이 책에서 엮어 낸 것은 문장이 아니라 탯줄이다. 이제 섹시 카우보이 복장으로 등장한 심미섭은 그 탯줄로 올가미를 만들어 빙빙 돌린다. 지난날 처절하게 사랑했던 엄마‘들’에게 탯줄을 되돌려 줄 시간이다. —현호정(소설가)
_갑자기 대선 캠프에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들에게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보내려고 했던 3개월이 대선 기간과 얼추 들어맞는다고 설명했다. 그게 이유의 다는 아니었는데. 단순히 몰두할 대상이 필요해서였을까? 아니면 H에 대한 복수심에서였을까?
샌프란시스코로 떠나고 H는 늘 한국 밖에 있어서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차별과 분노, 부조리에서 한발 떨어져 살기 때문에 우울증이 심해지는 걸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글쎄, 나도 외국에서 살아 봤지만 내가 겪은 상황은 반대에 가까웠다. 사회의 맥락 속에서 아예 지워진 사람, 심지어 투쟁의 주체도 되기 힘든 사람. 소수자가 아닌 투명 인간으로 살아가는 경험을 유쾌하다고 할 수는 없었다. (……) H에게 보여 주고 싶었다. 나는 여기서 싸우겠다고. 모두가 그럴 수는 없지만, 난 그럴 수 있는 사람이라고.
_엄마가 레즈비언이라면 좋겠다. 아빠를 만나 결혼한 과거가 있지만 중년에 정체화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으니까. 엄마는 왜 레즈비언이 아닐까? 더 행복해질 수 있을 텐데. 아니, 퀴어성은 가족력일 수 없나?
_정말로 활동가는, 혹은 진보 정당에서 일한다는 것은 웃음거리인가? 페미니스트 활동가로 스스로를 드러내고 살 때의 장점은 이런 나를 이해해 줄 사람만이 주변에 남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주 작고 소중한 버블 속에서 살게 된다. 동성애도 이성애만큼 당연한, 더 나아가 “동성애도 이성애만큼 당연하다.”라고 말하면 “왜 동성애만 언급하냐. 무성애는? 양성애는? 범성애는?” 하는 반응이 튀어나올 그런 버블 속에서.
버블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데이트밖에 없었다. 회사에 다니는 것도 아닌데 새로운 사람을 만날 일이 뭐가 있겠는가. 앱으로 만나 얼굴 정도 아는 사람에게 자기소개를 하면서 그런 말을 자주 들었다. “그럼 앞으로 정치하시려는 거예요?” 그럼 그냥 농담으로 넘기고는 했다. “저 여성 편력 하느라 정치 못해요.”
_상담이 끝날 때쯤 선생님이 말했다. “미섭 씨는 아버지 때문에 겪은 일들이 인상적이었다고 이야기하는데요. 중요한 인물은 어머니였네요. 아버지는 조연이었던 것이죠. 미섭 씨 인생에서.”
맞는 말이었다. 계속 눈물을 흘리다가 말했다. “너무 불공평한데요. 아빠는 저를 방치했는데도 별 원망을 안 듣고, 엄마는 어쨌든 열심히 키웠는데도 딸이 정신과 상담에서 줄줄 울면서 이건 다 엄마 탓이라고 하고. 여자한테 너무 불리하네요, 세상이.”
_그들이 “2030 청년들을 타깃으로 홍보해야 한다. 짧은 유튜브 영상을 만들자.”라고 말하는데 막상 2030 당사자인 홍보팀 팀원들은 그냥 멍 때리고 있는 풍경. 그런 의식이 없나? 내가 하는 말은 늙은이의 시대착오적인 이야기고 지금 이 말을 함으로써 이 많은 엠지세대의 귀중한 젊음을 빼앗고 있다는 의식이?
_고백하자면, 가끔 스스로 더 당사자라고 느낄 수 있는 운동을 하고 싶었다. 레즈비언으로 정체화하고 살아가면서 임신중지를 온전한 나의 일로 여기기는 힘들었다. 물론 머리로는 알았다. 임신중지권 투쟁은 생식기관, 나아가 신체 전반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쟁취하기 위한 싸움이기 때문이다. ‘낳을 권리, 낳지 않을 권리’나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같은 문구를 줄줄 외고 다니면서도 이따금 외로웠다.
그 전화를 받고는 더 이상 쓸쓸하지 않았다. 내가 하는 일이 정말로 친구들을 위한 것이었구나. 그동안은 말만 했지 실제로 느낀 적은 없었다. 가까운 친구가 그렇게나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내 일처럼 행복했다. 머리가 아니라 마음으로, 충분했다.
_지난 대선 때도 S는 토론회에서 남자 후보들을 혼냈다. 문재인이 동성애에 반대한다고 하니 본인의 찬스 시간을 써 “동성애는 찬반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으며, “설거지는 여자의 몫”이며 이는 “하늘이 정해 준 것”이라고 말한 홍준표에게는 “딸들에게 사과하라.”라고 꾸짖었다. 그래, 꾸짖었다.
옳다거나 통쾌하기보다 왜 고맙다는 마음이 가장 먼저 들었을까. 아, S는 하필 ‘딸들에게’ 사과하라고 했을까? 나는 마치 영원한 빚을 진 듯한 기분이 든다. 어쩌면 그 두 순간 때문에 답도 없는 여기 선거 캠프에서 일하는지도 모른다. S는 어떻게 말 한마디로 온갖 딸들을 다 얻었을까, 아들 엄마 주제에.
_“S를 뽑으면 S가 됩니다.”라는 말을 믿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누구도 S가 지금 당장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며 그에게 투표하지는 않는다. 다만 페미니스트로서, 퀴어로서, 노동자로서 대선에서 내 존재가 지워진다면 살 수 없겠다는 마음, 그 때문에 굳이 웃음거리가 될 사표를 내는 것이다.
_나는 자라며 아빠가 글을 쓰는 모습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집에 있는 단 한 대의 컴퓨터로 엄마는 매일 원고를 고쳤다. 몇 달을 그렇게 보내고, 엄마가 몸살이 날 지경이 되어야만 비로소 책이 나왔다. 택배로 도착한 책을 나는 자랑스럽지만 또 분명히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살펴보고는 책장 한 칸에 넣었다. 아빠의 이름으로 가득 찬 칸이었다.
_나는 이미 그 어떤 타인과도 연대할 자신이 있다. 내가 만난 최초의 타인, 엄마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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