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과 연구실, 교회와 도서관만 오가는 신학자. 시대와 장소를 거스르며 자료들을 찾고 연구하는 일에만 매진하는 이상웅에게도 일상 중 작은 낙이 있다. 위 베어 베어스 카툰과 <빨간머리앤>을 보고 재밌어 하는 일, 어렵게 구한 책을 손꼽아 기다리는 일이다. 융통성 전혀 없을 것 같은 이 신학자에게도 미덕이 있으니, '소확행'과 '깜놀', 불금 등 그와 다소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어휘조차도 재치 있게 소화해 적용하는 위트가 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책과 함께 한 그의 일상과 연구 과정 관련 메모들은 7여 년간 페이스북을 통해 일기처럼 기록되었으며, 드디어 책으로 공개된다.
<신학자의 서재>는 총 네 개의 주제로 구성되었다. 1부 '서재'에는, 용인 양지에 소재한 그의 학교 연구실이 배경이다. 대략 만 권에 육박하는 책들 속에서 일어나는 해프닝들을 모았다. 2부 '일상'에는 학교 연구실과 집, 그리고 그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들을, 신학자 이상웅 교수 특유의 솔직하고 담백한 표현을 가감 없이 실었다.
3부 '책'은 신학자로서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책들뿐 아니라 종교인으로서 애정을 갖고 있는 책들까지를 포함해 소개한다. 4부 '신학'은 3부의 '책'에 이어 그가 아끼고 사랑하는 후배 목회자들과 신학대학원생들을 향한 신학적 안내를 담아냈다. 앞서간 선배 신학자들에 대한 균형 있는 해석과 비판도 귀한 읽은 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