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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한 문장

나는 간절하기 때문에, 기도가 필요한 사람이기 때문에, 밤마다 불면의 악몽으로 어둠을 볼 수밖에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신이 필요했다. 내 기도의 목적으로서의 신이 필요했다. 이 우주에서 가장 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나와 같은 사람, 기도할 일이 아주 많이 벌어지는 사람들이다.

에디 혹은 애슐리. 김성중 지음

명소·명승이라는 풍경의 규범화로 인해 대규모의 선별이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즉, 선택된 풍경과 잊힌 풍경을 극단적으로 차별하게 되는 것이다. 그림엽서나 안내 책자에는 이미 이름난 풍경만을 인용하고, 그것이 거듭 문자화되고 언어화되면 ‘이유도 알 수 없는 풍경의 유행’이 생겨나고, 또 이로 인해 ‘풍경의 선호’ 차이도 커지게 된다. (…) 선택된 명승의 상당수는 현실의 여행으로는 겪어보지 못한 채 문자라는 상상 안에서 만들어진 것이었다.

풍경의 생산, 풍경의 해방. 사토 겐지 지음, 정인선 옮김

“우리 오늘은 아무것도 안 할 거예요. 레인을 따라 한 바퀴 쭉 걸어갔다 오시구요. 그다음에는 그냥 다 같이 물에 둥둥 떠 볼 거예요.” 선생님의 말에 수강생들 모두 앞 사람의 등을 보며 느릿느릿 수영장을 한 바퀴 돌았다. 다리에 기분 좋게 감기는 물을 느끼며 레인을 걷는 할머니들처럼. 그다음엔 물을 이불 삼아 물 위에 엎드렸다. 아, 물 위에 떠 있는 게 이런 느낌이구나. 정말 죽을 것처럼 힘들고, 숨 막히는 것만은 아니구나. 버둥대지 않아도 되는구나.

거북이 수영클럽. 이서현 지음

〈스타워즈〉에서 욕구는 자부심과 쾌락이다(나는 이것이야말로 ‘재미’가 상징하는 바라고 생각한다). 이것들을 달성하기 위해 사용되는 수단은 거칠게 말해 성차별주의, 인종차별주의, 이성애 중심주의, 경쟁과 마초적 특권이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특권은 바로 〈스타워즈〉의 관객 대부분이 자부심을 갖지 못하는 세계, 자신들이 욕구하는 흥분과 쾌락에 접근하지 못하는 세계를 만들고 있는 주범이다.

SF는 어떻게 여자들의 놀이터가 되었나. 조애나 러스 지음, 나현영 옮김

우리 체제의 무척 많은 부분의 특징을 이루는 혐오―이 책에서 설명하고 분석해온 혐오―는 신체적 조건의 산물이 아니다. 사람들이 근본적으로 혐오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혐오는 수억 년간의 자연선택의 결과가 아니다. 우리들 각자를 키운, 우리의 틀을 만든 조건의 결과물이다. 우리에게 주입된 의문시된 적 없는 가정들의 결과다. 혐오를 멈추게 하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그 틀을 만드는 조건을 제거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전에는 성공할 수 없다. 그러니, 맞다. 그게 바로 내 해법이다. 우리는 문명을 제거해야 한다. ㅡ「집으로」중에서

문명과 혐오. 데릭 젠슨 지음, 이현정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