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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최승호, 허수경, 송재학의 시집을 시작으로 200개의 빛깔로 '시란 무엇인가'에 대해 200번의 대답을 더한 문학동네시인선이 티저 시집으로 200번을 꾸린다. 앞으로 이 시인선을 새로운 빛깔로 채울 시인 50명에게 '시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 후, 각자의 대답과 신작시를 함께 배치했다. <생각날 때마다 울었다>의 박형준,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의 안희연처럼 시 읽는 독자가 기다렸을 시인부터 <샤워젤과 소다수>를 막 출간한 고선경과 다음 주 <오믈렛>을 출간할 임유영까지 경력과 관점이 각기 다른 시인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시에 응답한다.
문학동네시인선의 기획위원인 신형철은 시인의 고충과 독자의 고충에 관한 펴내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시는 나를 사랑하지도 않는데 나는 시를 위해 세상과 대결하고 있는 듯한 비장한 억울함'(5쪽)이라면 시가 나를 밀어낸다고 느낀, 시 읽고 싶은 독자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감정일 것이다. 적어도 내게 어떤 시는 시집이 도착하고 한참 지나 도착했다. 그리고 그 순간, 시와 나의 상황이 만나 비로소 시가 내게 온 순간의 희열은 계속 시 읽고 싶은 독자로 남아있게 했다.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의 시인 손미는 시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오고 있다고 믿는 것.'이라고 답했다. 시라는 신발, 언젠가 '우리를 세상의 끝으로' 인도할 무엇이 내게 오는 길을 예지하는 미래의 시가 이곳에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