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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인문/사회과학
국내저자 > 번역

이름:강주헌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57년, 대한민국 서울

직업:번역가

기타: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최근작
2023년 11월 <하나를 바꾸면 모든 것이 바뀐다>

느리게 사는 것의 의미

이 책의 제목을 직역하면 ‘느림의 올바른 사용법’이다. 사회학자이자 철학자인 저자 피에르 쌍소는 어떤 사건이든 여유 있게 받아들이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필요한 지혜가 있다고 말한다. 서두르지 않겠다는 의지, 시간에 쫓기지 않겠다는 의지가 바로 그런 지혜이며, 그런 지혜에서 비롯되는 능력이 바로 ‘느림’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걷기와 듣기, 권태와 꿈꾸기와 기다리기, 글쓰기와 포도주 등을 주제로 느림에 대해 이야기하며, 느림이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라고 분명히 말한다. 또한 속도에 길들여진 사람들을 위하여 자신의 경우를 예로 들며 느리게 살아가는 법을 소개한다. 일반 자기계발서처럼 ‘어떻게’가 명확하고 일목요연하게 쓰여지지 않아 선뜻 와 닿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의 제목대로 느리게 읽으면, 다시 말해서 목표를 세우지 말고 시간에도 쫓기지 않으며 여유 있게 읽으면 얼마든지 자기 나름대로 느리게 사는 법을 터득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느리게 산다는 것

왜 뜬금없이 이 책에서는 ‘느림’을 예찬하는 것일까? 무섭도록 빨리 변하는 세계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그저 위로하려고 느림을 추천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속도에 맞춰 살아가는 사람들, 그래서 주변을 돌아보지 않는 사람들, 특히 SNS에 올라온 글에 본능적으로 반응하며 상대에게 아픔을 주는 사람들에 대한 따끔한 충고일 수 있다. 이런 성급한 반응에는 실수가 따르기 마련이다. 자칫하면 이른바 가짜뉴스에 휘둘리는 꼭두각시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실수의 늪에 빠지지 않으려면 바로 ‘느림(lentuer)’이 필요하다. 느림의 어원인 letus에는 지금의 느림을 연상하는 ‘나태함’이란 뜻 이외에 ‘탄력적이고 유연함’이란 뜻이 있었다. 도형으로 말하면 직선이 아니라 곡선이다. 누구나 동의하겠지만 직선은 천편일률적이다. 하지만 곡선은 우아하고 다양하다. 곡선적인 삶은 여유로운 삶이며, 곧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삶이다.

원서, 읽(힌)다

기존의 문법책은 어떤 규칙을 제시하고, 그 규칙에 대한 예외를 소개하는 방법으로 구성됩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렇지 않습니다. 여기에서 제시하는 규칙은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게 제1원칙입니다. 어떤 규칙이 정상적으로 적용되는 때와 예외적으로 적용되는 때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이론적으로는 이런 의문이 충분히 제기될 수 있습니다. 화자가 어떤 규칙을 예외적으로 적용한다면, 청자는 그가 그 규칙을 정상적으로 사용했는지, 예외적으로 사용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저자가 어떤 규칙을 예외적으로 사용할 때마다, 그 문장은 규칙이 예외적으로 사용된 경우라고 표시할 수야없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문법 규칙에는 예외가 없다는 게 제가 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이라면, 인용되면 예문이 ‘생명’을 띤다는 것입니다. 문법 규칙을 설명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 예문이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문장입니다. 또 언제라도 서점에서 구입해 읽을 수 있는 책에서 발췌한 예문입니다. 이런 이유에서 ‘생명’을 가진 문장이라는 것입니다. 단어는 이 책에서 다루는 대상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단어가 문법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예컨대 would는 가정법과 관련성을 갖고, 등위 접속사 and는 조건법과 관계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당연히 단어도 문법 규칙을 설명할 때 언급될 것입니다. 제가 문법을 학문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한 때는 정확히 1980년입니다. 우연한 기회에 ‘언어학’이란 단어를 알게 되었고, 엄격히 말해 스승이 없었던 까닭에 ‘무식’하게 공부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구조 문법을 공부하며 인디언 언어의 문법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알게 되었고, 그와 관련된 연습 문제를 풀며 인위적 언어의 문법을 만들어보기도 했습니다. 그러고는 노암 촘스키의 변형 생성 문법을 만났고, 운좋게 프랑스의 분포문법학자 모리스 그로스(Maurice Gross)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항상 궁금한 게 있었습니다. 촘스키와 그로스가 각자의 문법론을 제시한 시기를 고려하면, 그들의 방법론을 적용한 문법책이 나올 법했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특히 그로스의 방법으로 예문을 얻고, 촘스키의 방법으로 문법을 설명하는 문법책이 있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 게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다 개인적인 문제로 학계를 떠났지만, 번역가로 살며 영어는 항상 곁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문법을 공부할 때 꾸었던 꿈을 마침내 실현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 결실이 바로 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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