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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번역

이름:김광일

출생:1958년

최근작
2020년 12월 <김광일의 입>

간지럽고 싶다, 한없이

존귀한 당신을 나는 독자(讀者)라고 부른다. 지금까지 이 세상에서 독자보다 더 선험적으로 아름다운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것이 내가 이 책을 내는 이유다. 당신의 모습은 내게 어떤 온도와 촉감과 무게보다도 구체적이다. 쿨한 당신으로 인해 내가 뜨겁고 이마에는 멀미가 난다.

빠삐용의 책읽기

이 책에 실려 있는 책들은 종신형을 선고 받고 무인도에 들어가는 빠삐용이 읽을거리를 사다 달라고 부탁한다면 그때 골라주고 싶은 책들입니다. 저도 제가 고른 책들의 감동을 정말 재미있게 이야기하고 싶은 욕망에 시달립니다. 그 욕망은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책만큼 재미있고 신뢰할 수 있으며, 그러면서도 말이 없는 인생 반려자는 없었다는 믿음 위에 출발하고 있습니다.

시보다 매혹적인 시인들

시인은 엄살이 심하다. 조금만 아파도 죽겠다고 난리고, 조금만 배가 고파도 못 견디겠다고 난리고, 조금만 슬퍼도 눈물을 바가지로 쏟아내고, 조금만 잘해줘도 헤살거리고, 그런다. 시인은 잠수함에 들어간 토끼 같은 존재들이다. 다시 말하지만 시인은 불편한 존재다. 시 전문 계간지 <시인세계> 덕분에 나는 3개월에 한 번씩 그 불편한 존재들과 밥 먹고 술 먹고 오랜 대화를 나누는 과도한 기쁨과 고통을 누렸다. 나는 '줌인zoom-in'이라는 코너를 통해 거의 무한대로 부여받은 시간과 지면을 갖고 우리나라 '장성급' 남녀 시인들을 만나고 있는 중이다. 내가 진정 시를 사랑하는지 안 하는지 때때로 자신 없어진다. 그러나 시인들을 무척 좋아한다는 점은 분명한데, 그렇게 시인들을 만나는 동안 몇몇 원로한 장성급들은 세상을 뜨기도 했다. 이 자리를 빌어 눈물을 훔친다. (책머리에_'야위어가고 있는 모든 시인들께'에서)

책을 읽은 다음엔 제발 아무 말도 하지 마

도대체 '나'는 '그'가 되고 싶었다. 그가 작품을 통해서 하고 싶었던 말에 최대한 가깝게 다가가고 싶었다. 내가 가진 선별의 감각과 관점과 안목이 제발 문학적 승압기昇壓器가 되어서 작가가 애초에 독자에게 주고 싶었던 감동을 수십 배, 수만 배로 불려 놓지 못하면 어떡하나 싶어 바람에 이는 잎새처럼 괴로워했다. 작가 자신도 몰랐던 작가의 마음을 내가 대신 읽어서 그를 깜짝 놀라세 해주고 싶다는 가당찮은 욕심으로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나는 솔직히 문학권력이 되고 싶었다. 작가가 책으로 낸 글보다 내 리뷰가 더 좋다면 얼마나 기쁠까 안달했다. 내가 리뷰한 책이 금세 수만 권씩, 아니 수십만 권씩 팔려나가기를 소원했다. 내가 쓰는 리뷰를 받아 보고 싶어하는 시인과 작가가 줄을 섰으면 하고 밤마다 뒤숭숭한 꿈을 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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