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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저자 > 어린이/유아

이름:서정홍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58년 (황소자리)

직업:시인

최근작
2023년 5월 <꿈속의 꿈>

58년 개띠

나는 시를 쓰면서 돈보다 더 귀한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것을 알았고, 사람이 스스로 가난하게 살려는 마음이 없으면 남을 헐뜯고 속이며 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사람이 어떻게 살다가 어떻게 죽어야 하는지 조금이나마 깨닫게 되었고, 시를 쓰면서 '사람의 길'을 보게 되었습니다.

감자가 맛있는 까닭

이 시집에는 고즈넉한 산골 풍경과 청년 농부들의 삶과 꿈이 들어 있어요. 이 시집을 읽으면서, 우리가 바쁘다는 핑계로 잊고 지냈던 소중한 ‘그 무엇’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까닭도 없이 울고 싶을 때, 내 곁에 아무도 없다고 여겨질 때, 내가 지금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을 때, 바쁜 걸음 멈추고 잠시라도 나를 돌아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내가 보이면 둘레가 환하게 보일 테니까요. 그리하여 시가 여러분의 소중한 친구가 될 수 있다면 무엇을 더 바라겠어요.

밥 한 숟가락에 기대어

1995년 《58년 개띠》시집을 낸 삼십 대인 그때와 오십 대인 지금, 생각과 삶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때는 노동자로 살면서 시를 썼지만, 지금은 농부로 살면서 시를 씁니다. 여태 사랍답게 사는 길을 찾으려고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었습니다. 가장 단순하고 평범한 곳에 가장 깊은 진리가 있다는 것조차 여태 모르고 살았습니다. 그 길이 내 마음속에 있다는 것을 티끌만큼 깨닫는 데도 어언 오십사 년이 지나갔습니다.

쉬엄쉬엄 가도 괜찮아요

시는 청소년이든, 어른이든,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이든, 한글을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써야 한다고 스승님께 배웠습니다. 그래야 함께 울고 웃으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말입니다. 시는 결코 잘나고 똑똑한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니까요. 시는 배부르고 편안한 날보다, 고달프고 쓸쓸한 날에 저를 찾아옵니다. 그런 날은 새들이 시를 물고 찾아오기도 하고, 지나가는 바람이 시를 안고 찾아오기도 하고, 봄비가 시를 품고 찾아오기도 합니다. 시가 찾아오는 날은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릅니다. 시는 곧 밥입니다. 제가 차린 밥상 위에는 빛깔 좋은 오곡밥도 있고, 구수한 현미밥도 있고, 하얀 쌀밥도 있습니다. 가끔 고두밥이 나오더라도 제 부족함이라 여기시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드시면 고맙겠습니다.

아내에게 미안하다

시를 읽다가 때론 가슴이 짠하기도 하고 때론 눈물이 났습니다. 작은 개울을 지나 강을 건너 여기 오기까지 가난과 외로움, 아픔과 슬픔이 저를 지켜 주었고 자라게 해 주었습니다. 그 벗들이 없었다면 저는 지금 여기에 없을 것입니다. ‘참 고마운 벗들’입니다. 아무리 잘나고 똑똑한 사람이라 해도 혼자 살 수는 없겠지요. 그러니 우리는 모두 ‘누구’ 덕으로 사는 것입니다.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수록 ‘누가’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더 깊이 깨닫습니다. 모두 모두 고맙습니다.

우리 집 밥상

사람은 누구나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겠지요. 저는 사람들 속에서 부대끼며 살다가 가끔 혼자 있고 싶을 때는 마을 들머리 정자나무 아래 앉아, 사람 사는 마을을 내려다본답니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저 세상 속에서 자유를 빼앗기고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을 생각합니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살아가야할 아이들이, 어른들이 만든 시멘트 건물에 갇혀 공부와 컴퓨터에 빠져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욕심으로 가득 찬 어리석고 못난 어른들 속에 갇혀 날개 한 번 펴지 못하고 살아가는 어린이들에게 저는 무릎이 닳도록 빌고 또 빌고 싶습니다. 그 어른들 속에 저도 끼여 있으니까요. 그 죄를 조금이라도 씻는 마음으로 시를 썼습니다.

윤동주 시집

그리운 시인, 윤동주 윤동주 시인은, 일제에 강제로 나라를 빼앗겨 온 겨레가 절망과 슬픔으로 가득한 1917년 12월 30일 북간도 명동촌에서 태어났습니다. 시인은 태어나면서부터 시를 안고 태어나 마지막 그날까지 시를 안고 떠났습니다. 시인은 죽음이 눈앞에 다가와도 부끄러움과 양심을 지키려고 떨리는 가슴으로 시를 썼습니다. 끝내 조국 해방을 눈앞에 두고 먼 길을 쓸쓸하게 떠났지만, 시인이 쓴 시는 아직도 가슴에 남아 우리를 부끄럽게 합니다. 시인은 나라와 겨레를 사랑했으며, 부모형제와 이웃과 동무들을 사랑했으며, 가난한 농부들이 일군 땅과 자연을 사랑했으며, 그 땅에서 쑥쑥 자라는 어린이들을 사랑했습니다. 시인은 깨끗하고 쉬운 우리말로 시를 쓰려고 애를 썼습니다. 아이든 어른이든 시를 동무처럼 가까이 할수 있도록 말입니다. 저는 겨울이 가고 봄이 가고 여름이 올 때까지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끌어안고 살았습니다. 시집을 읽으며 어떤 날은 가슴이 먹먹하여 아무 일도 못하고 빈 들녘만 바라보기도 했으며, 아픔과 슬픔과 분노가 치밀어 올라 밥을 먹지 못할 때도 있었고, 부끄러운 내 모습이 거울처럼 훤히 보여 잠을 이루지 못할 때도 있었습니다. 때론 맑디맑은 시인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넋을 놓고 한참을 하늘만 쳐다보기도 했으며, 내가 살아온 길과 시인이 살아온 길을 생각하며 눈물도 흘렸습니다. 윤동주 시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 퍼졌으면 좋겠습니다. 가난하고 버림받은 땅으로, 절망과 슬픔이 가득한 땅으로, 고루고루 펴져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어떠한 처지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와 슬기가 맑은 샘물처럼 솟아오르면 좋겠습니다. 시를 읽고 쓰는 감상글은 쓰는 사람에 따라 다릅니다. 이 감상집에 쓴 글은 제가 읽고 느끼고 깨달은 마음을 쓴 글입니다. 똑같은 시를 읽고도 사람마다 다르게 쓸 수밖에 없는 것은 생각과 삶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와 딱 어울리는 글도 있겠지만 때론 시와 조금은 어울리지 않는 글도 있을 것입니다. 쓸쓸하고 가난한 산골 농부가 마음 가는 대로 쓴 감상글이니, 그냥 마음 가는 대로 읽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러나 청년 윤동주가 쓴 시에는 눈길을 오래도록 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야만 제 못난 글이 작은 위로를 받을 수 있을 테니까요. 한 가지 더 바람이 있다면 이 책을 읽는 분들이 슬픔과 절망으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던 일제강점기, 그 시절로 돌아가 청년 윤동주를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만나거든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의 악수’를 나누시기 바랍니다. 비틀거리는 이 시대, 절망과 고통에 몸을 맡기지 않고 함께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끝으로 시 한 편 한 편마다 정성스럽게 그림을 그려 주신 이영경 선생님과 바쁜 틈을 내어 추천글을 써 주신 여러 선생님께도 머리 숙여 인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다시 읽고 싶고 오래 간직하고 싶은 시집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살다 떠난 윤동주 시인이 쓴 시를 눈으로 읽고, 소리 내어 읽고, 마음으로 다시 한 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별을 노래하는 시인’이 될 테니까요.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잠들기 전에 한두 편 읽어 주시고, 학교와 학원 선생님들은 수업 전에 한두 편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삶의 새순’을 쑥쑥 키울 수 있도록……. 때로는 시 가운데 한 낱말이나 구절을 고르거나, 어떤 주제를 정해 마음을 나누어보면 좋겠습니다. ‘이 시대, 죽어가는 것은 무엇일까?’, ‘나한테 주어진 길은?”, ‘무서운 전쟁은 왜 끊임없이 일어나는가?’ 틈을 내어 귀한 마음을 나누다 보면 세상을 보는 눈이 깊어지고 넓어지지 않겠습니까? 나무실 마을에서 산골 농부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고루고루 잘사는 세상을 꿈꾸며 농사짓는 틈틈이 시를 쓰고 학교와 도서관에 강연도 갑니다. 날이 갈수록 산골 농부를 초대해 주는 학교가 늘어나, 몸은 고달프지만 마음은 새처럼 가벼워집니다. 생명을 살리는 ‘곡식 농사’만큼이나 ‘사람 농사’도 소중하니까요. 그래서 늘 기쁘고 설레는 마음으로 학생들을 만나러 달려갑니다. 저마다 가진 생각과 삶을 나누어야만 함께 내일을 꿈꿀 수 있으니까요. 더구나 현재 지구촌이 안고 있는 지구온난화, 기후변화, 불평등 같은 문제를 풀려면 아이고 어른이고 모두 함께해야만 길을 찾을 수 있으니까요. 아무리 좋은 꿈도 혼자 꾸면 꿈일 뿐이지만, 함께 꾸면 바로 현실이 되지 않겠습니까. 스무 해 전부터 지금까지 학생들과 주고받았던 이야기를 정리하여 이 책을 내게 되었어요. 지난 삶을 뉘우치면서 일어나는 부끄럽고 간절한 마음을 담았어요.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무엇이 소중한 것인지, 소중한 것을 지키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스스로 물어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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