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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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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마법사의 제자들아 껍질을 깨고 나오라>

이발소 그림처럼

초월리에 갔다. 들판으로 가을 햇빛 투명하게 쏟아져, 선한 나무들이 먼저 얼굴을 붉혔다 미꾸라지가 아이들을 돌 틈으로 몰고 다니고, 강은 해산 중인 산수유나무를 붙들어주고 돌아와 귓불을 식히는 중이었다. 저마다 수런수런 제 일을 맺어가는 종아리 그을린 논둑을 굽어보았다. 계절 지난 샌들을 신은 발등이 죽은 사람 발 같았다. 걸어도 부끄럽고 걷지 않아도 부끄러웠다. 칼집을 열고 칼을 내려놓았다. 나는 자웅동체이니, 내 안에 간장(干將)과 막사(寞邪)가 살아, 풀무는 새 불을 피우고, 머리털과 손톱도 자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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