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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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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마법사의 제자들아 껍질을 깨고 나오라>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이 분야에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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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20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시는 신의 입을 폐쇄한 경첩 ‘ㄴ’을 떼어버리고 천천히 말한다. ‘전쟁은 세상에서 가장 아픈 편지입니다’ ‘나는 때때로 버림받을수록 단단해진다’ ‘시간이 허기지는 것이 음악’이라고. ‘사랑만이 새를 새장으로부터 해방시켜’ 숲으로 보내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박남희 시인의 책갈피를 걸어 나와, 내 속에서 절뚝이는 파랑새 발목에 숲의 부목을 대주었다. 20년 전 신춘에 씨를 뿌린 후 날로 가난해진 그가 ‘어둠 속에서 한쪽 젖만 환하게 내놓고 있’기까지 수확한 언어는 치료이고 ‘메아리’의 ‘겹’이고 ‘도란도란’이다. 내딛는 자리마다 불이 붙어 ‘안절부절 요동치거나’ ‘쩔쩔 매던’ 날들을 돌아보지 않고 제 뼈를 뽑아 등 뒤로 던지며 걸어온 시인이, ‘어둠 속에 숨어있던 보이지 않던 세계를 이끌어 올려 정수리에 환하게 빛나게 하는 별’ 을 ‘청중들’에게 나누어준다. 시를 듣는 ‘청중은 사랑을 담는 그릇’이기 때문이다. 백 편의 시를 적으며 만난 혼돈, 이백 편을 적으며 돋던 젖니 같은 깨달음들 쓸어낸 빈 터에 사무사(思無邪) 한 채 지어낸 그를 따라 ‘저녁을 슬쩍 밀’어볼까?
2.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17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메마르다. 돈도 흔하고 밥도 흔한 세상이나, 주시하면, 보인다. 풍요가 너울대는 유리 저 편, 저마다 목말라서 우물이라 여겨지는 쪽으로 몰려가는 어지러움. 김희정은 주시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주시만 하고 있지는 못 하는 제관(祭官)이다. 희정은 이 책 속에서 숱한 기우제를 주관하고 있다. 도마뱀 잡아 물독에 담고 어린아이들에게 청의를 입히고 버들가지를 쥐어준다. 제가 먼저 노래를 부른다. 비가 내리기를, 정의가 하수 같이, 공의가 강물 같이 흐르기를 노래하는 제관의 이마에서 비애를 덜어가는 이가, 이 시대의 풍백과 우사와 운사다.
3.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20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 이 책의 전자책 : 4,500원 전자책 보기
박시현의 시는 깨끗하다. 몇 군데 덜어내거나 산문성을 배제해야 의미 확장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아쉬움이 툭툭 눈에 띔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은 말을 또박또박 해내는 직시가 좋다. 의연하다. 몽골에 가서 “소의 피를 마시고”, “순록의 뿔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잠자던 매를 띄”우는 힘 있는 시들을 읽으며‘ 이 친구 정면 돌파를 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과 ‘아깝다’는 생각이 함께 들었다. 대낮에도 “도벽이 꿈틀거리”면 언어의 금고에서 훔쳐온 “사파이어, 루비, 에메랄드, 물방울 다이아”, 원석들을 홀로 세공한다는 박시현은 시단에 나서기 위한 또래의 절차를 거절했다. “나를 갉아먹는 이빨을 삽자루로 내려찍거나 군수창고로 끌고 가 온갖 연장들로 죽기 직전까지 고문하지 않고 아무것도 모른 척” 두는 편이 자기 시의 건강성을 유지하는 길이라는 그의 확신이 아마 옳을 것이다. 시적 포즈가 강한 시는 시대를 불문하고 존재하며, 그것들이 파놓은 말의 허방을 피해 걷는 일은 꽤 멀미가 난다. 공연한 시늉을 가지지 않은 박시현의 시가 들길을 걸으며 늙은 시들의 “눈썹 문신”을 위해 불러주는 휘파람 소리에 앞으로도 귀를 기울여 보겠다.
4.
  •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지구의 축이 기우뚱거리는 건/ 하늘에 매달리는 민원이 폭주하는 탓’임을 보여주는 증거들로 가득 찬 곳간을 열고 시인 조재형이 ‘오곡백과를 상재’하는 마당이다. ‘병약한 사과나무 한 그루’ 들을 돌보아 그 어깨에서 ‘자음과 모음을’ 받아내는 풍요한 가난의 결과물들. 착하고 성실한 품성을 하대하는 야비한 세상의 ‘바닥’을 써레질하여 파종한 ‘聖 배추의 잔혹사’. 새벽 한기와 해으름 그림자로 받쳐낸 ‘오래된 가난’이 그의 연장이라고 읽는다. 그에게는 러닝머신, 게시판, 식칼, 폐가의 문패, 세무서 담장 곁 은행나무 한 그루도 ‘깨물면 모두가/ 아픈 손가락’이다. 그것들이 ‘변방에 눌러앉은 어머니’나 ‘회칼잽이 사형수’나 ‘시계를 찬 전사자 유해’나 ‘수능시험 치르는 여린 딸’의 그림자를 가졌기 때문이다. 만물에서 스며 나오는 연민을 받아 적는 일이 과연 시인의 첫 업무이나, 이렇듯 나직나직 꼼꼼하기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니, 흩어진 ‘지문을’ 찾는 수사관의 섬세한 이마와 같다. ‘푸른 팔뚝을 번쩍 치켜들’고 ‘진지를 구축’하기 시작한 시의 ‘유복자’에게 아비의 부활은 변개치 못할 신앙이겠다.
5.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20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김자흔이 쓴 시는 칼질이 휙휙 살아 있는 판화로 삽화를 삼아야 할 것. 그 삽화 뱃가죽은 지그시 누르기만 해도 ‘삶은 박 속’같은 내장들이 무한대 비어져 나올 것. 첫 시집 사육제를 위해 독자들은 식탁에 둘러앉을 것. (김자흔이 마련한 식탁에서 불에 익힌 음식을 찾기는 어려울 듯) 후식으로 마련한 ‘연골 웰빙 푸딩’까지 먹은 포만감에 지치거든 비명횡사한 아버지를 ‘개기름 뻘뻘 흘려가며’ ‘통째로 복달임’ 중인 그의 잠긴 문을 두드릴 것. 시인의 얼굴을 재빨리 감추며 ‘그런데 어떻게 네가 알고 찾아왔을까’ 흔연히 문 열어주는 그의 팔을 베고 누울 것. 나란히 관 속에 누워 ‘오소소 떨’기보다 ‘춘몽’을 꿀 것. 그가 가만히 거울을 꺼내, 낙태된 고양이와 혀 뽑힌 꽃과 우화등선 쪽으로 기어가는 구더기와 계집애 초조를 잠든 얼굴 위로 흘려 내려줄 때 죽은 체할 것. 네 늑골을 박박 긁는 ‘활’이 되고 싶다고 유언 같은 잠꼬대를 독후감으로 속삭여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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