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습니다. 빨리 어른이 돼서 내 맘대로 살고 싶었습니다. 학교도 가기 싫었고 공부도 하기 싫었습니다. 맘대로 못 하게 하는 엄마가 미웠고 혼만 내는 선생님이 미웠습니다. 매일매일 어떻게 하면 삐뚤어질까 고민했습니다. 그만 좀 물어봤으면 좋겠습니다. 어른들은 왜 맨날 커서 뭐가 될 거냐고 묻는 걸까요? 나는 되고 싶은 게 없었습니다. 그냥 좋아하는 책만 읽고 싶었습니다. 자고 싶을 때 자고 먹고 싶을 때 먹고 산책이나 하면서 살고 싶었습니다.
너무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순간순간 기쁘면 웃고 슬프면 울고 짜증 나면 짜증 내고 화나면 화내고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누가 뭐래도 여러분은 지금 가장 예쁜 시간을 보내고 있잖아요. 이 시집과 함께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