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헤더배너
상품평점 help

분류

이름:정해종

최근작
2023년 12월 <우울증의 애인을 위하여>

디스 이즈 아프리카

이 사고들은 서른 중반의 나이에 아프리카를 선택했던 것에 비하면 지극히 경미한 수준의 것들이다. 직장을 버리고 이제까지 악전고투해가며 쌓아온 모든 기득권과 노하우를 포기해야 하는 아프리카 행이야말로 나머지 인생이 엉망으로 꼬일 수도 있는 초대형 사고였다. 침착하자, 조금만 더 침착해지자고 주문을 걸었으나 결국 회사에 사표를 냈고 퇴직금을 들고 아프리카로 날아가고야 말았던 것이다. 이게 사고가 될지 사건이 될지는 오직 하늘만이 아는 일이니 신념만은 잃지 말자, 그렇게 다짐하면서. 누구도 가지 않았던 길을 간다는 건, 많은 시행착오들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게다가 그게 아무런 연고와 정보도 없는 아프리카에서의 일이라면 문제는 좀더 심각해진다. 좌충우돌했으나 좌고우면하지 않았던 것은, 나의 무모한 도전과 모험이 설령 실패로 끝나더라도 훗날 부끄럽지 않은 기억으로 남으리라는 명분과 열정의 소산이었다. 분명하지 않은 무언가를 선택한다는 건 분명한 많은 것들을 포기하는 일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많은 것을 잃더라도 한 번쯤 관철시키고픈 가치가 누구에게나 있는 법이다. 그것을 실행하는 것, 결과에 대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감행하는 것, 그게 청춘의 소임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울증의 애인을 위하여

몇몇 발행처를 떠돌던 첫 시집 원고를 다시 펼쳐본다. 행간에 귀때기 파랗던 스무 몇 살 적의 내가 보인다. 그때는 참 철없이, 제멋대로 푸르렀구나. 2023년 깊어가는 가을

우울증의 애인을 위하여

내가 없어도 아버지는 있겠지만 내가 없으면 세계는 없다. 아버지는 내 밖에 있고 세계는 내 안에 있다. 내게 있어 詩는 그 세계와의 코피 터지는 싸움이고 애증으로 얼룩진 세상과의 질기고도 오랜 연애이다. 사랑의 뒤통수가 고통이란 걸 이제야 깨닫는다. 사랑이 깊어서 우울한 모든 이들에게 이 시집을 바친다. 1996년 봄, 이 시집의 초판 서문에서 나는 이렇게 썼다. 그로부터 10년이 넘게 지난 지금, 내 밖의 아버지는 세상을 등졌고 내 안의 세계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세상을 향한 내 사랑의 방식은 좀 더 성숙해졌을 것이라, 나는 믿는다.

터치 아프리카

우리가 오랫동안 받아 들여왔던 왜곡된 이미지들로 가득 채워진 아프리카 대륙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외계의 대륙이다. 오해는 무식, 즉 아는 바 없음보다 못한 것이어서 진실에 닿기까지 그만큼 먼 길을 돌아가야만 한다. 어쨌거나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근대 이전의 아프리카에 대해 말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아직 확인되지 않은 방대한 유물들이 역사의 베일에 가려져 있다는 사실과 지역적 특성과 다양성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노력이 없다면, 아프리카는 여전히 온갖 신비와 마법으로 가득 차 있는 미지의 검은 대륙으로만 남아 있을 것이다.

가나다별 l l l l l l l l l l l l l l 기타
국내문학상수상자
국내어린이문학상수상자
해외문학상수상자
해외어린이문학상수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