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사건이 발생하고 33년이 흐른 지난해 9월 진범 이춘재의 실체가 드러났다. 머리털이 거꾸로 서는 듯한 전율을 느꼈다. 진범의 실체를 알고 싶은 경찰팀장의 개인적인 집착 탓에 몇 달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사건 현장을 뛰어다니며 팩트와 씨름해준 기자들에게 미안하면서 고맙다.
비록 완전한 진실을 아닐지언정 파편으로 떠도는 퍼즐의 조각들을 하나로 합치는 작업을 누군가는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인터넷과 각종 SNS에서 확인하는 독자 반응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신문에서 기사를 직접 본 이들의 격려와 칭찬도 생각 이상이었다. 기사를 준비하면서 전국을 누비고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수사 기록과 판결문을 뒤져가며 애를 썼던 것에 대한 보답이겠거니 싶다가도, 결국은 독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__남상욱 한국일보 경찰팀 팀장
연재를 꾸준히 읽은 독자는 이미 알아차렸겠지만, 범인과 수사기관 사이 머리싸움의 승패는 범인의 사소한 실수와 이를 그냥 흘려보내지 않는 수사기관의 집념과 피땀 어린 노고에서 갈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전국 각지의 여러 사건 현장으로 경찰은 추위와 배고픔을 견뎌가며 잠복과 추적에 나서고 있다.
__남상욱 한국일보 경찰팀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