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헤더배너
상품평점 help

분류국내저자 > 소설
국내저자 > 에세이
국내저자 > 어린이/유아
국내저자 > 번역

이름:최순희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 대한민국 경상남도 고성

최근작
2023년 10월 <트리갭의 샘물 (어나더커버)>

넓은 잎새길의 집, 그리고 오래된 골목들의 기억

지난해 <딸이 있는 풍경>을 펴내고 남겨둔 글들을 한자리에 묶는다. 그때 내 마음속을 흘러다닌 화두가 '기억하라..'였다면, 묵은 글들을 멈칫거리며 묶어보는 지금은 무슨 노래 후렴처럼 '흘러가라...'하는 속삭임이 귓가를 맴돈다. 시간과 기억의 부식작용과 싸워 무언가를 화석으로 남기고 싶다는 오만한 꿈을 꾸어보던 시절도 있었다. 지금은 그저 이 한순간, 오늘 하루를 아끼고 사랑하며 살고, 그런 다음엔 모두 잊고 잊혀지면서 흘러가고 싶다. 내 안에 아프게 출렁이고 있으나 아직 퍼내지 못한 시간들은 언젠가 또 다른 그릇에 담아 비워버릴 때가 올 것이다.

불온한 날씨

새들의 왕국에서 임금을 뽑기로 했다. 무리 중 가장 화려찬란한 자태를 뽐내는 한 마리를 추대하여 왕좌에 앉힌 것까지는 좋았는데, 아무래도 낯익은 새 임금의 꽁지 깃, 오호라 내게서 빠진 깃털일시 틀림없구나. 성난 새들 일시에 덤벼들어 제가끔 자기 깃털을 뽑아가고 나니, 거무죽죽 후줄근한 몰골이 숲속에서도 제일 못생긴 까마귀란 놈이었더란 얘긴데 -, 당선 통보를 받는 순간 왜 이 우화가 생각났는지 모르겠다. 문학의 변방에서 어정거리다 다 늦어 소설 동네에 들어섰다. 나의 의지라기보다는 알 수 없는 손길에 등을 떠밀려 우회도로를 하염없이 돌아온 기분이다. 어디까지 어떻게 나 있는 지 알 수 없는 이 길, 길섶 풍경에 휘둘리지 말고 내 식대로 내 페이스대로 한번 밟아가 보고 싶다.

가나다별 l l l l l l l l l l l l l l 기타
국내문학상수상자
국내어린이문학상수상자
해외문학상수상자
해외어린이문학상수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