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 유목하듯 살아오고 있다. 언젠가는 앉아서 유목하는 경지에 오르기를 바라며. 스무 해 넘게 여행으로 삶을 이어오며 수많은 길을 걸었다. 길 위에서 그는 아무것도 아닌 동시에 무엇이든 될 수 있었다.
여행은 언제나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게끔 했다. 더 선한 사람, 지구와 타인에게 해를 덜 끼치는 존재가 되기를 갈망하게 했다. 그 간절함이 지금도 그를 여행으로 이끈다. ‘여행이란 결국 낯선 세계 속으로 뛰어들어 자신의 편협한 세계를 부수는 행위’라고 믿는 그는 오늘도 기꺼이 길을 나선다. 언제까지 여행할 수 있을까 하는 조금은 무거운 마음으로.
지은 책으로는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외로움이 외로움에게》, 《삶의 속도, 행복의 방향》공저, 《라틴아메리카 춤추듯 걷다》, 《이 별의 모든 것은 여기서 시작되었다》, 《길 위에서 읽는 시》, 《여행할 땐, 책》, 《호의는 거절하지 않습니다》 등이 있다.
본인은 소심하고 까탈스럽고 겁 많다고 주장하지만, 주위에서 그닥 인정해주지 않는 것 같아 속상하다는 김남희씨를 만났습니다. 도착하니 이미 언론 매체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는데요. 억센 들풀 같은 분위기를 상상했지만, 김남희씨는 생각보다 훨씬 온화하면서 똑 ...
참 이상하다. 길 위에서 사람들은 어찌 그리 넓어지는 걸까. 가슴 어디에 그토록 빈 공간이 있어 타인의 슬픔을 제 몸에 깃들게 하는 걸까. 몸 어디에 그토록 따뜻한 온기가 있어 타인의 상처에 제 몸을 섞어 어루만져주는 걸까. 정말이지, 나는 내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을 길 위에서 배웠다. 세상에 태어나 가장 잘한 일을 꼽으라면, 방 빼고 적금 깨 여행을 떠난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