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의 나이를 묻는 것이 취미다. 그리고 문장과 문장 사이의 은하수를 여행하기도 한다. 간혹, 어설픈 문장과 문장을 연결해 우주를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 우주는 어릴적 ‘일기의 문장들’ 이 만든 우주보다 볼품없고 아주 작은 것들뿐이었다.
《산다는 게 지긋지긋할 때가 있다》, 《비와 바람의 기억》, 《모순수업》, 《부유하는 단어들》, 《지독 재독》, 《1등급 공부습관》, 《동양의 고전을 읽는다》(공저) 등이 있다.
모순은‘논리의 피’를 먹고 자란다.
3년 동안 ‘모순’은 나와 함께 살았다. 나는 내 속에서 ‘논리의 피’를 먹으며 단단하게 자라는 ‘모순’을 느낄 때마다 행복했다. 스승의 칼날 같은, 하지만 제자에게는 마냥 모순으로만 보이는 그런 질문과 대답들 속에서 나는 나만의 길을 찾아 헤맸다. 그리고 내가 나만의 길을 찾았다고 생각했을 때, 모순은 이미 내가 되어 있었다. 그러자 세상은 온통 모순이 되어 내게로 걸어왔다. 그때, 나는 알았다. ‘벙어리만이 거대한 목소리로 진리를 외칠 수 있고, 귀머거리만이 만 리 밖의 진실을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을.
-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