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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에세이
국내음악가 > 가요

이름:요조 (Yozoh)

본명:Yozoh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81년, 대한민국 서울

직업:가수 배우

최근작
2024년 4월 <[큰글자도서] 만지고 싶은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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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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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당신이 어느 날 삶의 바닥과 맞닥뜨리게 된다면, 그때 당신은 갈 곳이 있는가. 그게 도망이든, 혹은 돌파를 위해서든 말이다. 아들과 함께 회색고래를 만나기 위해 떠나는 늠름한 이야기를 읽으며 나도 사라지지 않는 경로 하나를 품은채 살고 싶다는 바람을 내내 달였다.
2.
서’다. 동시에 녹록지 못한 현실에 붙들려 그런 여행을 꿈도 꾸지 못하는━이를테면 나 같은━사람에게 충만한 대리만족을 안겨주는, 조금은 ‘특수한’ 힐링서이기도 하다. 세계의 서점과 도서관을 일부러 골라 다니며 감탄하고 기록하는 일이 생각만큼 대중적인 열정은 아닐 테니 말이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이런 책의 방향으로 팔이 굽고, 책을 읽는 동안에는 오염되기 전의 ‘힐링’이라는 단어와 조우한다. ‘읽는 사람’인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한다. 책을 읽고 난 뒤 생겨나는 알 수 없는 동력도 만끽하길 바란다. 그 동력이 네덜란드나 독일, 일본으로, 혹은 동네에 숨어 있는 작은 책방으로 당신을 데려다줄 테니까.
3.
프롬의 글을 읽다 보면 어쩐지 두툼한 옛 사진 앨범이 떠오른다. 영국에서 아이슬란드로, 부산에서 신촌으로, 뮤지션에서 생활인으로 종횡무진하는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여러 상들이 사진처럼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인다. 거기엔 하나같이 아름답고 아련한 빛이 서려 있다. 나는 문득 눈이 부시는 게 아니라 마음이 부시는 이런 빛을 ‘찬란’이라 일컫는 것인지 이 책 안에서 기쁘게 궁리한다. 말해놓고 보니 프롬은 삶을 담은 앨범에도, 음악을 담은 앨범에도 능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런 그의 독차지가, 마땅하다.
4.
  • 목소리 너머 사람 - 살고 싶은 사람을 삶과 연결하는 마지막 상담소 
  • 하상훈 (지은이) | 김영사 | 2025년 6월
  • 16,800원 → 15,120원 (10%할인), 마일리지 840
  • 10.0 (12) | 세일즈포인트 : 750
한강 다리 위에 불쑥 놓인 작은 공중전화를 떠올려본다. 그리고 꼭 잡은 두 손을 생각한다. 죽음을 말하며 내미는 손과 그 손을 끝내 놓지 않는 수화기 너머의 손. 그렇게 생명의전화가 구원한 소중한 삶들이 우리의 이웃으로 함께 숨 쉬고 있다. 우리가 서로의 생명의전화가 될 수 있다면, 그렇게 손에 손 잡은 우리의 대열이 이 세상의 안전벨트가 되어 모두가 모두를 지키는 세상이 된다면. 이 책을 읽으며 내 손을 자꾸만 맞잡았다. 소망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는 마음으로.
5.
지인들과 인사를 나누던 자리에서 ‘바이오리듬’이라는 단어를 꺼내 본 적이 있다. “오늘 제 바이오리듬이 좀 괜찮아요.” 1980년대 등장하기 시작했던 이 추억의 단어를 알아들은 몇몇 사람들이 저항 없이 빵 터졌다. 동시대를 살았다는 증거를 종종 이렇게 다른 사람들과 조촐하게 확인하는 것을 나는 꽤 좋아하는 것 같다. 나는 이 책도 그 마음으로, 동시대인을 만났을 때 불쑥 돌출하는 무조건적인 반가움으로 읽었다. 피구왕 통키, 백남준, 쎄씨…… ‘바이오리듬’과 같은 시대를 함께 통과한 단어들이 콕콕 박혀 있는 1980년대생의 문장들은 내가 충분히 씹기도 전에 나의 내부로 훌렁훌렁 넘어왔다. 하지만 장녀였던 할머니의 삶과 역시 장녀였던 엄마, 그리고 마찬가지로 장녀인 자신으로 이어지는 장녀의 역사와(최지현) 아픈 엄마를 향한 미움과 사랑이 나선형처럼 흐르는 시간을 견디는 삶(서평강), 그리고 사랑의 결과이자 사랑이 실제로 존재했었다는 증거로서 아이를 갖기로 선택한, 무턱대는 사랑의 감행(문유림)은 단지 한정된 시대 안에서만 조촐히 이해받을 서사가 아닐 것이다. 애써 가려 왔던 ‘감정의 계보’를 진심을 다해 복원한 이 책이 1960년대생에게도, 2000년대생에게도 깊이 가닿기를. 이 책을 읽는 사람에게 자신의 삶과 관계의 의미를 지키는 일을 더 사납게 추궁하는 책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6.
좋은 독서를 하고 나면 꼭 몸이 덥다. 나는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창문을 열어 얼굴을 식혔다. 먼 여행에서 막 돌아온 사람처럼 내 동네의 밤냄새를 꼼꼼히 맡으며 방금까지 머물렀던 대만 자이시의 작은 마을 훠샤오좡을 생각한다. 훠샤오좡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회고적이면서도 전위적인 이야기는 환상과 리얼리즘,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다. 그 형식적 낯섦 속에서—더군다나 대만의 지명이나 역사에 무지한 외국인인 나는—마음껏 기쁘게 어지러울 수 있었다. 훠샤오좡에서 태어나고 자란 화자 ‘나’의 삶에는 가족으로부터, 고향으로부터 멀어지고 싶다는 지속적인 도망의 욕구가 있다. 그러나 ‘나’는 그 끝에서 다시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만을 확인하게 된다. 그러한 개인적 비감은 훠샤오좡의 곳곳을 떠도는 ‘야신’, ‘고혼’, ‘야관’ 같은 귀신이나 ‘선녀’, ‘나한’처럼 어딘가 정상의 경계 밖에 선 인물들을 통해 타인에 대한 비감으로 확장되고, 2·28 사건 같은 대만의 비극적 역사와 겹쳐지며 더 거대한 슬픔의 서사로 이어진다. 심지어 들개나 벌레들, 자전거와 절벽, 용안나무와 허수아비 같은 사소하기 그지 없는 것들에게까지 슬픔은 샅샅이 닿아 있다. 나는 산 자와 죽은 자, 생물과 무생물을 아우르는 이 슬픈 공평함에서 동시에 묘한 활기를 느꼈다. 어쩌면 이 역동적인 에너지는 독서 내내 함께했던, 음악가이기도 한 장자샹의 동명의 앨범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가사를 알아들을 수 없었기에 그저 타이완의 전통 악기와 록 사운드가 어우러지며 전달되는 느낌과 장자샹의 목소리에 깃든 정서에 의지해 직관적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아마도 나는 이 책과 음악을 분명 내멋대로 오해하고 있을 터이지만,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들의 환상성에 아주 충실하게 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귀신이 등장하는 이야기는 무섭다. 하지만 사랑하는 존재를 잃은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겐 귀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더 무섭다. 어디서든 조심스레 귀신 이야기가 시작되면, 나는 오싹하면서도 이상한 안도를 느낀다. 먼저 세상을 떠난 내 동생이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니라 귀신이 되어 이 세상을 떠돌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나도 어서 귀신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함께 망고 나무 터널을 통과하고 싶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그런 생각을 도무지 멈출 수가 없었다. 이 작품의 원제는 ‘야관순장’이다. 밤의 신이자, 낮은 자들을 위한 신인 야관이 어둠 속을 순찰하는 의미라고 한다. 나는 창문에 기댄 채로 봄밤의 미풍에 몸을 식히며 어둠이 내려앉은 나의 동네를 순찰하듯 둘러본다. 고양이 한 마리가 느긋하게 어디론가 향하고 있고, 멀리서 누군가 재채기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분명 보이지 않는 것들이 저 어둠 속에서 숨을 죽이고 있을 것이다.
7.
보호자를 바라보는 개의 눈을 보다 보면, 이 눈빛은 몇 년에 걸쳐 만들어졌을까 싶다. 개란 본래 늑대였다가 인간에게 적응하고자 아주 긴 시간 진화를 거친 거라 하던데. 원래는 잘 짖지 않는 존재였다는 저 생명의 멍멍 소리는, 저 낑낑 소리는 대체 몇천 년에 걸쳐 만들어졌을까. 인간을 향한 개의 사랑이 보여주는 진화를, 그 유구한 시간을 생각하면, 그러나 그토록 오래 걸린 진화가 인간에 의해 간단하게 밟히고 차이고 버려지는 것을 생각하면, 말할 수 없이 참담해지고 만다. 나는 그 참담함을 이런 책으로 견딘다. 인간 쪽에서의 진화를 시도하는 책으로. 정이현 작가의 용감한 진화를 목격하며 나는 또 한 번 가까스로 희망을 잃지 않고, 힘을 낼 힘을 축적한다. 솔직히 말해 이 책의 추천사 지면을 기립박수 소리로만 꽉 채우고 싶은 것을 꾹 참고 있다.
8.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일본’이라는 거대한 이름 너머, 살아 숨 쉬며 생활하는 작고 다양한 일본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렸다. 일본에서 자라나고 한국에서 살아가는 ‘나리카와 아야’의 탁월한 이방인으로서의 감각 덕분일 것이다. 밉고도 좋은 나의 이웃 나라. 내 마음속 ‘일본’의 지도가 이 책을 통해 더욱 풍성해졌다.”
9.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나도 늘 우리의 곁에 있다는 말은 정말일까. 이 말은 가끔 나를 견딜 수 없이 화나게 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그는 더 이상 우리 곁에 없는 것이라고 말해야 정확한 게 아닐까. 나는 몸이라는 건 그저 ‘몸’일 뿐이라고 생각해 왔다. 몸이란, 온기가 도는 육체가 있어야 하고 내가 만질 수 있어야 하며, 그가 여전히 호흡하는 존재라는 걸 내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그런 나에게 이 책 속의 여러 문장이 계속해서 조용히, 그러나 단단히 부딪혀 온다. 몸은 몸일 뿐이 아니며, 죽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저 다른 것으로 바뀔 뿐이라고. 사랑하는 이의 형상에 갇히지 않는다면, 비탄과 슬픔을 조금은 넘어서게 될 거라고. 나는 이 말을 이해했고, 어느 정도는 믿는다고도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말이 내 삶 속 깊이까지 들어오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다. 생각은 고개를 끄덕이지만, 마음은 자주 무너진다. 육체를 가진 인간으로서, 사랑하는 이를 잃는다는 건 감히 표현할 길 없이 깊고 크고 아픈 일이다. 아주 가끔 먼저 세상을 떠난 존재들이 내 곁에 있다는 걸 ‘느끼는’ 순간이 찾아올 때가 있다. 나는 이 책이 그런 순간들을 더 자주, 더 또렷하게 포착하도록 도와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나와 같은 아픔을 가진 이들에게도 이 책이 작은 빛이 되어 주기를 바란다. 슬픔이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그 슬픔을 껴안을 수 있는 방식이 하나 더 생기기를 소망한다.
10.
매일이라는 반복이 바람〔風〕으로 기능할 때가 있다. 그러면 풍화가 시작되고 나의 일상 하나하나가 조금씩 낡고 닳고 푸석해진다. 나는 그럴 때 박연준 시인의 글이 꼭 절실해진다. 그의 글은 언제나 정비의 성격을 띠기 때문이다. 이 책도 그렇다. 그가 고양이를 이야기할 때, 나의 고양이가 정비된다. 그가 운동을 이야기할 때, 나의 운동이 정비된다. 그가 ‘나’는 틀렸다고 이야기할 때, 나의 틀림이 정비된다. 그에게 있고 나에게도 있는 지극히 평범한 것들에 대해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읽고 나면, 나에게 있던 흔한 것들이 어느새 ‘유일한 것’으로 달라져 있다. 독자로서 책을 읽는다는 건 작가와 만날 약속 장소가 불쑥 생겨나는 일 같다. 다만 작가와는 만나기도 하고 못 만나기도 한다. 나는 대체로 못 만나는 독서를 한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나는 약속 장소가 아닌 나도 모르는 어딘가에 홀로 당도하곤 한다. 그러나 박연준 시인의 책을 펼치면 그와 나는 반드시 만난다. 그의 책을 읽을 때마다 분명하게 느껴지는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 이 ‘둘의 감각’이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11.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7월 15일 출고 
기차 안에서 단숨에 읽어버렸다.
12.
매일이라는 반복이 바람〔風〕으로 기능할 때가 있다. 그러면 풍화가 시작되고 나의 일상 하나하나가 조금씩 낡고 닳고 푸석해진다. 나는 그럴 때 박연준 시인의 글이 꼭 절실해진다. 그의 글은 언제나 정비의 성격을 띠기 때문이다. 이 책도 그렇다. 그가 고양이를 이야기할 때, 나의 고양이가 정비된다. 그가 운동을 이야기할 때, 나의 운동이 정비된다. 그가 ‘나’는 틀렸다고 이야기할 때, 나의 틀림이 정비된다. 그에게 있고 나에게도 있는 지극히 평범한 것들에 대해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읽고 나면, 나에게 있던 흔한 것들이 어느새 ‘유일한 것’으로 달라져 있다. 독자로서 책을 읽는다는 건 작가와 만날 약속 장소가 불쑥 생겨나는 일 같다. 다만 작가와는 만나기도 하고 못 만나기도 한다. 나는 대체로 못 만나는 독서를 한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나는 약속 장소가 아닌 나도 모르는 어딘가에 홀로 당도하곤 한다. 그러나 박연준 시인의 책을 펼치면 그와 나는 반드시 만난다. 그의 책을 읽을 때마다 분명하게 느껴지는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 이 ‘둘의 감각’이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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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를 의식하며 살아가는 삶의 동네는 솔직히 말해 신날 때보다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다. 위태롭고, 위험하고, 지치고, 한숨도 나오는 나의 동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울적해 보이는 이 동네 속에도 알고 보면 신나고 즐거운 곳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런 곳이 있었다니. 이렇게 멋진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니.’ 기쁘고 반갑다. 나도 지구라는 우리 동네의 멋진 주민이 되고 싶다.
14.
복태와 한군에게 배운 바느질로 내가 구해낸 물건들이 한둘이 아니다. 탄성을 잃어 흘러내리는 니트 모자, 오래 입어 구멍난 청바지, 튿어진 수건... 그런데 바느질의 효용은 이 뿐만이 아니다. 바느질에 집중하는 동안 탁하고 어수선했던, 독하고 뾰족했던 마음이 맑고 순한 빛을 찾아갔다. 수선은 옷감뿐 아니라 마음에서도 이루어졌다. 바느질을 마치면 내가 고쳐낸 물건들처럼 내 마음도 새로운 모습으로 짱짱해졌다. 이제 구멍나고, 찢어지고, 망가진 모든 것 앞에서 슬퍼하거나 좌절하지 말자. 한땀 한땀 기워나가면 그만이니까.
15.
박종언 시인의 이 길고 긴 내력의 시는 부릅뜬 눈 같다. 잠을 잘 때에도 감지 않는 눈. 아무리 더러운 것 앞에서도 외면하지 않는 눈. 그의 시는 눈을 감을 줄 모르므로 끝나지 않는다. 도무지 깜박일 줄 모르는 그의 부릅뜬 시를 읽어나 가다 보니 나도 눈을 한번 부릅떠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할 수 있는 만큼 깜박임을 참아가며 그와 눈싸움을 해보고 싶다고, 나도 보고 싶다고.
16.
아주 좋은 말 한마디는 천 냥의 가치를 지닌다. 이 책은 그 천 냥짜리 ‘말 한마디’를 알려준다. 저자의 언어감수성 수업을 통해 자신의 말버릇을 돌아보며, 좋은 버릇은 더욱 키우고 나쁜 버릇은 얼른 고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렇게 값비싼 말을 구사할 줄 알게 된다면, 당신은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은 백만장자가 될 것이다. 이 말을 내가 돈보다 더 좋아하는 가치로 환산해 다시 말해보겠다. “모두가 당신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
17.
기후위기를 의식하며 살아가는 삶의 동네는 솔직히 말해 신날 때보다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다. 위태롭고, 위험하고, 지치고, 한숨도 나오는 나의 동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울적해 보이는 이 동네 속에도 알고 보면 신나고 즐거운 곳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런 곳이 있었다니. 이렇게 멋진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니.’ 기쁘고 반갑다. 나도 지구라는 우리 동네의 멋진 주민이 되고 싶다.
18.
“기차 안에서 단숨에 읽어버렸다.”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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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은의 인터뷰는 바로 그 자신에게서 시작한다. 그가 택시를 탈 때, 이사를 할 때, 선을 보거나 영화관에 갈 때, 움직이는 그의 몸으로부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세계가 갑작스레 펼쳐진다. 정성은에게 붙잡힌(?) 가명의 인물들이 꺼내놓은 놀라운 사연을 정신없이 따라가며 나는 그동안 몇 번이나 심드렁하게 지나쳤던 어떤 말 하나를 떠올렸다. 세상을 움직이는 건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말. 나는 그 말에 꼼짝없이 포위된 기분을 느낀다. 정성은이 계속 움직여주기를 바란다. 언제든, 어느 쪽으로든 말이다. 그로부터 이어지는 세계를 나는 기꺼이 포로가 되어 끝까지 지켜보고 싶다.
20.
정성은의 인터뷰는 바로 그 자신에게서 시작한다. 그가 택시를 탈 때, 이사를 할 때, 선을 보거나 영화관에 갈 때, 움직이는 그의 몸으로부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세계가 갑작스레 펼쳐진다. 정성은에게 붙잡힌(?) 가명의 인물들이 꺼내놓은 놀라운 사연을 정신없이 따라가며 나는 그동안 몇 번이나 심드렁하게 지나쳤던 어떤 말 하나를 떠올렸다. 세상을 움직이는 건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말. 나는 그 말에 꼼짝없이 포위된 기분을 느낀다. 정성은이 계속 움직여주기를 바란다. 언제든, 어느 쪽으로든 말이다. 그로부터 이어지는 세계를 나는 기꺼이 포로가 되어 끝까지 지켜보고 싶다.
21.
타투는 영원하다. (여기서 말하는 영원은 타투가 새겨진 주체에게 허락된 생의 시간에 좌우되는 한정적 영원이다. 엄밀히 따지면 ‘평생’이라고 쓰는 게 정확하겠으나 나는 영원이라는 단어를 고집하고 싶다.) 사진가 황예지는 이 영원함이라는 속성에 자신이 ‘졌다’고 말한다. 나는 최근 들어 친구 덕분에 격투기 경기를 보면서 ‘졌다’는 말을 다시 배우고 있다. 짐작하기도 어려운 긴 시간 동안 몸을 갈고닦아온 두 사람이 링 위에서 맞붙어 이기거나 지고, 그것으로 구경꾼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돈을 버는 세계. 그 세계에서 지는 일이란 이기는 일의 우위에 설 수 없는 것으로 일단 통용되지만, 나는 몇 경기만 보고도, 지는 일 역시 이기는 일만큼이나 어마어마한 획득임을 알 수 있었다. 진 선수의 표정 때문이다. 그의 표정은 ‘졌다’보다 ‘질 수 있었다’에 가까웠다. 이기는 일도 그렇지만 지는 일 역시 결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나는 그것을 선수들의 몸과 몸이 위험천만하게 격돌할 때마다 덩달아 내 몸을 움찔거리면서 배웠다. 사람들이 내 타투를 가리키며 잔뜩 겁먹은 표정으로 “이거 영원히 안 지워지는 거잖아” 하고 말할 때 의아한 기분이 든다. 언제나 영원한 뭔가를 열렬히 갈구하는 것 같지만 정작 사람들은 은근히 영원한 것을 무서워하고 있다. 타투이스트 박카로는 인간이 스스로 자기 몸에 상해를 입히려면 각오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박카로와 황예지의 말을 빌려 말해보자면, 우리의 타투는 ‘각오’로 ‘지는 일’이다. 누군가는 이 모습을 보며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할 테지만, 애초에 이해라는 것은 타투가 없다고 가능해지지도 않는다. 우리는 타투를 하며 질 수 있다. 조금씩 죽고, 조금씩 새로 태어나면서. 영원히.
22.
‘매일’이라는 난관을 뚫고 나에게 있어 이 책은 두 가지 의미에서 대단하다. 일 년간 자신과 타인을 위해 요리를 했다는 점에서, 또 그 요리를 일기로 기록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매일’이라는 가장 어려운 고비를 넘어야 하는 이 두 가지 일을, 그것도 동시에 해낼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저자인 윤혜자의 동네 친구로서 감히 말해 보자면 그는 ‘똑부러지는 다정함’을 가진 사람이다. 그의 다정함은 허투루 낭비되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그것으로 사랑하는 남편과 친구들을 위해 끊임없이 요리를 배우고, 아무리 추운 날에도 새로 담근 김치를 전달하기 위해 우리 집 쪽을 향해 씩씩하게 걷고, 환경 오염과 기후 위기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육식을 지양하면서도 육식을 즐기는 벗의 행복을 존중하며, 그러고도 조금 남은 다정함은 또 다른 다정한 존재들과 함께 술을 나눠 마시고 장렬히 뻗는 데에 알뜰하게 쓴다. 이 책을 읽으며 그의 지난 일 년 속에 내가 언뜻언뜻 보일 때마다 얼마나 기쁘고 감사했는지 그는 알까. 앞으로 다가올 그의 ‘매일들’ 안에서도 내가 여전히 기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23.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존재의 반짝거림에도 가족력이 있다는 걸 새삼스레 깨달았다. 정은혜 작가님의 빛나는 존재감의 기원을 장차현실이라는 이름으로 확인하며 ‘나도 그의 가족이었더라면 그의 깊고도 천진한 성정을 고스란히 닮은 사람이 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요행을 바라는 마음마저 일었다. 부디 그가 이 책을 통해 꿈꾸는 모든 미래가 오늘로 수렴하기를, 그의 이름대로 장차, 현실이 되기를 나도 같은 마음으로 소망하겠다.
24.
마스다 미리의 책은 언제나 읽기 전부터 기분이 좋다. 먹고 싶은 스낵의 봉지를 뜯기 직전, 이미 스낵의 맛을 아는 몸의 조용한 안달처럼 마스다 미리의 책을 펼치기 전엔 언제나 신난 강아지처럼 나를 앞서 달려나가는 내 마음을 볼 수 있다. 이번 책은 목차부터 ‘확인’이라는 글자와 정이 든다. 어쩐지 엄격한 느낌이 드는 이 단어를 이토록 귀엽고 탐나게 만들 수 있는 것도 그녀만의 힘일 것이다. 새롭게 다시 배운 ‘확인’이라는 단어를 얼른 사용하고 싶다, 나의 지극히 평범하고 사소한 삶에.
25.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7월 15일 출고 
비슷하면서도 다른 세 마음이 또 다른 작은 마음들과 거봉처럼 뭉쳐 동네 시장을, 기업을, 법을 바꾸어나가는 이 현실의 이야기는 읽을수록 너무나도 비현실적이다. 나는 이 책 덕에 더욱 자신 있게 비현실을 꿈꿀 수 있을 것 같다. 알맹상점에서 누구와 눈이 마주치더라도 같이 미소 짓고 싶다. 우리의 꿈이 아무리 이루어질 수 없어도 마침내 이루어질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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