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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김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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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입 속의 협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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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역시 우에노 지즈코다. 대단하다. 근본 토대를 향한 질문, 답변의 논리적 정합성을 사회적 맥락 속에서 점검하는 태도, 그리고 무엇보다 페미니스트 연구자로서의 타협하지 않는 위치성. 돌봄을 페미니스트 사회학자의 관점에서 탐색한 그의 노고 덕분에 우리는 전체와 부분을 아우르는 또 하나의 탁월한 돌봄 지도를 얻게 되었다. 이 지도는 인식론적 차원과 경험적 차원 둘 다에서 믿을 만하다. ‘돌봄에 근거가 있는가? 어쩌면 사회는 존속해야 한다는 조건 자체가 의심스러운 것일지 모른다. 생산도 그리고 재생산도 자연스러운 과정일 수는 없다. 이제까지 양육과 가사 중심으로 논의되어온 재생산노동에 고령자 돌봄을 포함하는 게 타당한가? 그로써 무엇이 가능해지는가? 공적 돌봄의 근거가 있는지 묻기 전에 우리는 사적 돌봄의 근거가 있는가를 물어야 한다. 국가가 시장의 실패나 가족의 실패로 인한 비용을 책임져야 할 근거는 없다. 돌봄 비용을 누가 어떻게 분배하는 게 최적의 복지 혼합일까?’ 책 속에서 이런 질문을 마주칠 때마다 짜릿했다. 이후에 어떤 논의가 전개될지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나를 가장 강력하게 사로잡은 건 책 전체를 관통하는 (고령자) 돌봄의 당사자 주권 의제였다. 돌봄 비용의 분배와 협력을 두고 관(官, 국가), 협(協, 시민사회), 민(民, 시장), 사(私, 가족)라는 4원 복지사회체계를 정식으로 제안할 때보다, “‘최적으로 복지를 혼합한다’는 말은 편리하기는 하나, 실상 이 말은 잘 알 수 없는 마법과도 같다”라고 후기 같은 말을 남길 때 그를 더 신뢰하게 되었다. “누구한테 무엇이 가장 적합한지가 쟁점이 될 것이다. …… 여기에는 분배 정의를 둘러싼 규범 문제뿐 아니라, 정책과 제도 설계에 관한 문제의식도 들어간다”는 말은 돌봄노동/서비스의 특이성을 환기하고, 시민 독자들에게 돌봄 당사자로서의 주권적 견해와 참여를 촉구한다. 그러나 이 말에서 나는 무엇보다도 역사적으로 가장 늦게 사회적 개념이 된 고령자 돌봄에 당사자로 연루된 그의 주권 투쟁을 만난다. 60대 중반을 넘어선 나 역시 당사자로 그의 옆에 가 선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돌봄의 사회학’에는 이미 돌봄의 정치학이, 정치의 역사가 포함되어 있다. 돌봄을 근간으로 사적·공적 삶을 기획하고, 돌봄을 축으로 사회 대전환을 도모하려는 사람들 모두 이 책의 함축적·현실적 독자다.
2.
“『손상된 행성에서 더 나은 파국을 상상하기』는 파국을 다루지만 냉소적이지 않고, 허무주의에 빠지지 않고, 낭만적으로 영적이지 않고, 직관으로 선언하지 않고, 혼자 사유하지 않는다. 파국을 진단하는 사람들, 파국을 대하는 태도들, 파국 너머를 상상하는 사람들을 검토하면서 나쁜 세력에 주목하기보다는 부상하는 대항 역능에 주목한다. 꼭 필요한 곳에 적절한 설명과 적합한 용어와 개념어가 나타나는 친절한 이 책을 길라잡이 삼아 독자들은 파국에 관해 진지하면서 지루하지 않은 워크숍을 열어도 좋겠다. 저자가 소개한 피노키오나 사슴뿔을 가진 소년, 모아나뿐 아니라, 독자인 당신들이 찾아낸 오드킨(odd kin)들의 등장으로 그 이야기가 더 풍요롭고 다채로워질 것을 기대한다.”
3.
“오래 기다려왔던 책이다. 문장들은 잘 쓴 소설처럼 재미있고, 거리 집회에서의 몸 투쟁처럼 치열하다. 강요된 기쁨이나 거짓된 행복과 불화하는 것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만나야 한다. 감정이 어떻게 언어와 몸 사이를 순환하며 특정한 형태로 고착되는지, ‘우리’의 정체성을 만드는지, 은밀하면서도 노골적인 정치적 행위를 하는지. 이 책과 함께 질문하고 논쟁하면서 다른 감정의 회로 형성에 기꺼이 ‘기쁘게!’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4.
놀랍고 간절한 책이다. 진실한 관찰과 정교한 묘사, 삶을 향한 따뜻한 위로와 단단한 의지로 가득하다. 히구치 나오미는 인지장애라는 단어로 거칠게 뭉뚱그려지던 다양한 증상들을 하나하나 묘사함으로써 경이로운 인지세계의 오묘한 내부로 우리를 이끈다. 신체기능과 뇌, 의식, 몸의 기억, 그리고 무엇보다 함께하는 타자들의 감응에 따라 인지장애는 새로운 가능성의 활로를 찾을 수 있다. 이 책은 ‘치매’에 얹힌 고약한 편견과 두려움 사이로 길을 내고, 증상들 사이를 연결하여 지도를 그려낸다. 환자로 목격자로 증언자로 기록자로, 다른 자유와 가치, 그리고 고유한 개성을 전하는 저자에게 존경과 감사를 보낸다.
5.
아픈 몸을 살아낸다는 것, 그리고 어느 정도의 치료가 이루어진 다음에도 계속해서 아픈 몸으로 산다는 것은 삶을 이루는 근본적인 평등과 불평등에 관한 지각을 갖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모두는 의지와 상관없이 질병을 갖게 되고 또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러나 질병을 어떻게 경험하는가는 어떤 사회적 동의와 의료체계 하에서 어떤 치료와 돌봄을 받는가에 따라 심각할 정도로 상이하게 갈라진다. 이러한 평등과 불평등에 관한 지각은 스스로 아파보지 않으면, 아프면서 삶을 가로지르는 가능과 불가능의 경계에 섬뜩할 정도로 가까이 근접해보지 않으면 갖기 힘들다. 아서 프랭크의 책은 이 지각에관한 놀라운 통찰로 우리를 이끈다. 의미심장한 '사건'의 소용돌이 한가운데로 휘말려 들어갔던 '목격자'로서의 경험을 그는 섬세한 관찰과 분석적이면서도 감동적인 이야기로 풀어낸다. 환자로서 겪는 충격과 고통 그리고 치료의 과정을 자기로부터의 소외나 식민화된 타자성이 아니라, '이미 온전한' 자기임(being self)으로 경험하는 것은 바로 그 모든 것의 목격자가 됨으로써 가능하다. 그리고 목격자는자신이 목격한 것을 진정성 있게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함으로써 윤리적 책임에 복속한다. 이제 다른 사람들은 마찬가지의 진정성을 갖고 그 이야기를 새겨듣는 청자의 책임을 기꺼이 받아 안아야 한다. 이야기를 매개로 주고받는 이 책임 속에서 우리는 질병이나 장애, 죽음이 누군가의 불행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공유하는 단 하나의 진실임을 깨닫고 그 진실이 촉구하는 삶의 의미를 질문하는 한편, 그 진실에 합당한 사회적ㆍ공적 환경을 만들 수 있다. 만들어야 한다. 아서 프랭크가 자신의 아팠던/아픈 몸의 경험에 관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공감하며, 우리가 도달하게 되는 통찰이 바로 이것이다. 질병도 장애도 늙음도 죽음도 온전히 존중받지 못한 채 타자가 되는 이 시대에 얼마나 소중한 통찰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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