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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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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우리를 세상의 끝으로>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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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6년 전, 시인이 세상을 향해 처음 공개적으로 외쳤던 발화를 기억한다. 자신을 “기나긴 몸짓”이라고 명명했던 말. 몸짓들이 자유로이 운동하는 모습을 읽으면서, 시란 조직을 연결하는 유기성을 끝없이 해체하려는 갈망으로 구성되는 세계가 아닐까 생각했다. 시집을 읽으면 저항 없이 ‘기관 없는 신체’ 개념이 떠오른다. 시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것이 분절되는 감각으로 이루어진다. 자주 무너지는 세계들이 출현한다. 세계의 복수성은 숱한 연결과 해체를 “반복”하고 “번복”하는 감각일 것이다. 육체를 헤매는 시는 유기체를 의심하진 않는다. 다만 “이윽고 끊어지면서” 잠시 “독립”을 느낀다. 또 시인은 ‘버리다’라는 말을 보조 동사로 줄곧 사용한다.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깨지는 것이 아니라 깨져 버리는 것이다. 이처럼 시는 완전한 종료를 선언한다. 사실 우리는 이미 너무 많은 종료를 겹겹이 두르면서 생활한다. 오늘 하루도 완전히 끝나듯. 그리하여 이제 시인은 “비세계”와 “제정신세계” 사이를 가로지르며 우리를 향해 걸어온다. 사이가 통로라면 다행이지만 폭탄이라면 중간에 터져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변선우는 폭발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찢어져 버리는 감각으로 정확해지는 시인이다. 나는 이 시인을 오래 기다렸다. 복도 끝에서만 환해지는 빛 속에서.
2.
쓰는 이들은 오로지 글과 글의 간격을 잴 따름이다. 글로 만나, 글로 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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