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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운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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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 <샤크 5~9 세트 - 전5권>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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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이요.” 추천사를 부탁받은 소설의 내용을 묻자 돌아온 대답이었다. 정전. 모종의 이유로 전기 공급이 끊어지는 현상. 위험이나 모험과는 거리가 먼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도 평생에 몇 번쯤은 반드시 경험하는 흔한 일이다. 초월적 문명을 이룩한 외계인이 등장하거나, 극악무도한 테러리스트들이 국내외 저명인사들을 인질로 잡고 협박하는 것이 아니다. 가로수가 통째로 뽑혀 날아갈 정도의 강력한 태풍이나 핵폭탄 수십 개를 합쳐놓은 위력을 자랑하는 화산의 폭발, 치사율과 전염성이 극도로 높은 신종 바이러스의 창궐 같은 일도 벌어지지 않는다. 어느 날 갑자기, 딱 사흘간, 대한민국이 정전된다. 《당인리》는 바로 그것에 관한 소설이다. 어떻게 사흘간의 정전 따위가 ‘불편’이 아닌 ‘재난’이 될 수 있다는 거지? 라는 생각으로 책을 펼쳤고,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내 생각이 짧았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TV, 전화, 라디오, 인터넷도 사라진다. 도로의 신호등이 무력화되고, 해가 저물면 현대인이라면 평생 경험하지 못한 진짜 암흑이 찾아온다. 전국에 동시다발적으로 화재가 발생하는데 소방수를 끌어올릴 펌프를 돌릴 수가 없다. 병원에서는 평소라면 간단히 치료할 수 있는 환자들이 죽어 나간다. 심지어 청와대는 6. 25 이후 처음으로 서울을 떠나 피난을 간다. 여기에 공상이나 과장된 설정이 끼어들 틈은 없다. 모든 것이 당장 내일이라도 벌어질 법한 현실적인 이야기들이고, 그 사실은 독자의 심장을 꿰뚫고 들어가 뇌 속을 맴돈다. 어쩌면 이 작품에서 정치적 목적을 찾으려는 독자가 있을 수도 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이 작품의 작가는 소설가인 동시에 인지도 높은 경제학자이자 사회활동가니까. 하지만 난 다른 모든 것은 과감히 치우고 작품 자체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겠다. 이 소설은 무척 재미있다. 지금 당신에게 두세 시간 정도의 여유가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이 소설을 선택하라. 그렇지 않다면, 오늘 하루만큼은 두세 시간 정도 늦게 잠자리에 드는 건 어떨까. 장담할 수 있다. 후회 없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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