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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중심의 압축사회 한국에서 지방은 여전히 특산품이나 명승지로 호명되기 일쑤다. 사회적 자본에서의 소외뿐 아니라 사회적 관심에서도 수도권의 필요와 호출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니, 강준만 교수는 이를 두고 지방이 한국사회의 내부식민지가 되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는 청년 담론에서도 마찬가지다. 대학과 취업 등 청년 이슈 역시 서울을 벗어나면 깜깜이다.
이 책의 기초가 된 같은 제목의 논문이 화제를 모은 까닭은, 바로 그 깜깜 무소식의 이야기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저자 최종렬 교수는 10여 년 이상 지방 대학에서 사회학을 가르치며 가까이에서 지방대 학생을 관찰했고, 대학에 다니는 지방대 학생과 그들의 졸업 이후 그리고 그들의 부모까지 아울러 생생한 목소리를 취재했다. 이들이 어떤 언어와 어떤 이해로 자신의 삶을 설명하고 설득하려 하는지 살펴볼 흔치 않은 기회라 하겠다.
알지 않으려는 의지, 성찰적 겸연쩍음, 적당주의 집단 스타일, 가족만의 최고의 가치 등 분석의 결과는 언뜻 봐서는 무슨 말인지 쉽게 이해가 되지 않지만, 앞서 소개한 이들의 목소리와 더불어 읽어가면 맥락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 끝에서 마주한 물음은 두 가지다. 이들에게 지속가능한 미래는 무엇일까 그리고 그들과 함께 살아야 할 한국사회는 무엇을 할 수 있고 해야 할까. 쉽지 않은 질문이지만, 정말 식민지가 아니라면 응당 풀어가야 할 과제라 하겠다. 이 책이 마중물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