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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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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세상에서 선명해지는 건 아무것도 아닌 존재"
외로운 벤치와 벌거벗은 나무 후면, 화면을 가득 채운 흰 토끼의 얼굴. 토끼는 스노볼 안 눈 내리는 풍경을 바라본다. 눈사람을 만드는 아이들, 나란히 걷는 다정한 노부부. 눈 쌓인 풍경 위로 깨달음이 내려 앉는다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며 깨닫는 건 걷는 동안 우리가 함께였다는 것."

외로운 2020년을 마무리하고 더 나은 2021년을 기다리며 소개하는 그림책. 시적인 그림책이 만들어내는 의미의 풍경을 널리 알려 온 출판사 오후의소묘가 푸른빛 따뜻한 그림책을 선보인다. 저자인 이탈리아의 시인 아주라 다고스티노는 보이지 않는 것과 작은 것에 더 많은 것이 담겨 있는 눈의 시적인 속성에 주목해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섬 위의 주먹>, <할머니의 팡도르> 등을 함께 번역한 정원정, 무루(박서영) 작가가 함께 옮긴 이야기. 겨울 속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이야기한다. "이제 곧 눈이 내릴 거야."
- 예술 MD 김효선 (2020.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