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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다룬 데이터를 먼저 소개하겠다. '2019 성매매 실태조사'에 따르면 "특별한 일에 대한 의례, 술자리의 일부, 주변의 압박으로 성구매를 시작하는 비율"이 전체 성구매의 77.5퍼센트에 달하며, "최초로 성구매를 할 때 타인이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가 45.5퍼센트에 육박한다고 한다. 유흥업소를 혼자 방문하는 일은 드물 것이므로, 이 데이터가 의미하는 바는 명확해 보인다. 성매매 업소는 남성들이 서로 우애를 다지며 한국 남성으로 태어나는 장소로 기능한다는 것.
자, 이제 이에 대한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유흥업소 내부는 어떤 문법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남성들은 그곳에서 누구의 인격을 어떻게 침범하며 우애를 다지는가. 유흥업소의 문법은 어떻게 사회로 확장되는가. 어째서 이 일들은 모두 제도 내에서 합법적으로 이루어지는가. 반성매매 피해 지원 활동을 해온 저자 황유나는 이 질문들에 촘촘한 대답을 해나간다. 그는 여자를 혐오하며 남자가 되는 공간들에 "남자들의 방"이라 이름 붙이며, 이 키워드를 중심으로 매춘이 제도화되고 강간이 산업화되고 폭력이 상품화된 우리 사회를 분석한다. 반인륜적인 범죄로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으나 결국 제대로 된 해결책 없이 슬쩍 조용해져버린 두 사건, '버닝썬'과 'N번방' 또한 책이 제시한 통찰력 있는 논리 안에 수렴된다. 짧게 소개하기엔 책이 담은 내용이 많다. 여성 인권을 고민하는 이들이라면 우선 펼쳐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