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나온 중국신화 관련 책 중에 가장 밀도 있고 꼼꼼하게 나온 책. 대우학술총서에서 하드커버로 나왔던 두 권의 책을 앞의 신화학 이론 부분만 빼고 그대로 페이퍼백으로 편집했다. 원래의 책에는 있던 세밀한 주석들은 빠졌지만 하드커버의 부담스러움 대신 들고 다니며 읽기 쉽게 꾸며졌다.
<중국신화전설>에는 중국 고대의 창세신화부터 이미 역사화되어 버린 신화까지 모두 언급되고 있다. 위앤커(원가)가 지닌 신화의 개념은 일반적인 신화뿐만 아니라 도교적인 색채가 강한 선화(仙話, 신선 전설)와 신화화된 역사, 설화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가 상당히 넓다. 이는 신화라는 개념을 다분히 희박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꼼꼼한 책을 이루게 됐다.
위앤커는 출처가 여러 곳인 하나의 신화에 대해 어느 쪽에도 소홀함 없이 나름의 방법으로 정리하고 조합해 내어 짜임새 있는 신화책을 엮어 냈다.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신화를 중심으로 변형되거나 가공되었을지 모르는 이야기를 다양한 자료를 통해 추적해내는 저자의 노력이 곳곳에 느껴진다.
이런 것들이야 어찌 되었든 가장 오래된 문명 가운데 하나인 중국의 신화는 읽는 것만으로도 가슴버겁게 즐겁다. - 임지호(1999-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