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이유> 6년 만의 신작 에세이, 이전의 그 어떤 책보다도 김영하 작가의 가장 내밀한 이야기를 담은 <단 한 번의 삶>은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단 한 번의 삶', 그 불확실한 여정을 두려움보다 가능성으로 바라보게 하는 책이다. 유료 이메일 구독 서비스 '영하의 날씨'에 2024년 연재되었던 글을 대폭 수정하고 다듬어 묶어낸 이번 에세이는 그런 의미에서 김영하 작가의 이전 도서들과는 색다른 느낌으로 우리의 삶을 새로운 방식으로 사유하게 한다.
김영하 작가는 이번 에세이를 통해 한 사람의 삶을 구성하는 기억과 선택, 그리고 글쓰기의 의미를 차분히 탐색한다. 삶의 모호함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나만의 의미를 발견하도록 돕는 담백한 기록에 가까운 책이다. 마치 오래된 필름 사진처럼, 읽고 나면 마음 한구석에 선명한 여운이 남는 문장들로 가득한 이번 신간은 바쁜 일상의 틈에서 삶을 다시 들여다보고 싶은 순간, 곁에 두고 오래 음미할 만한 멋진 책이다.
- 에세이 MD 도란
이 책의 한 문장
그날의 빈소는 마치 소설의 반전과도 같았다. 반전은 독자의 선입견과 자만심을 통렬히 일깨우면서 이야기 전체와 인물을 새롭게 보게 만드는 극적 장치로, 그날 나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했던 엄마라는 인물에 대해 내가 별로 알고 있는 게 없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엄마는 내가 아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시절의 자신에 대해 입을 다문 채 이 세상을 떠났고, 그럼으로써 내게는 제한된 정보만으로 독자가 적극적으로 상상해내야 하는, 소설 속 인물들과 다르지 않게 되었다.
봄은 알아채기 쉽지 않은 계절이다. 드디어 봄이려나 하면 춥고 봄을 만끽하려 하면 날이 더워진다. 겨울이 유독 길었던 2025년만큼은 봄의 표적이 선명해 오늘부터 봄이라고 정확하게 기억할 수 있을 듯하다. 봄을 알리는 젊은 한국소설의 소식, 젊은작가상도 16회째의 수상작품집을 엮었다. 백온유, 강보라, 서장원, 성해나, 성혜령, 이희주, 현호정이 수상했다.
<유원>, <경우 없는 세계>의 백온유가 대상을 수상했다. 기특하지만은 않은 사고 생존자 '유원', 쉽게 동정할 수만은 없는 가출 청소년 '경우'의 이야기를 통해 삶이 얼마나 입체적인지를 보여준 이 소설가가 여성 삼대를 둘러싼 돌봄 이야기를 썼다. 배우 '문숙'을 닮았을 정도로 아름다운 1대, 할머니 '영실'이 인지저하 증상을 겪는다. 집에서 현금 5천만 원을 도난당했다는 할머니의 말에 2대인 딸 '윤미'와 3대인 손녀 '현진'은 경찰서에 신고하고 사건을 수습하려 한다. 도난이 할머니의 착각일 수도 있는 가능성, 허물어지는 할머니와 함께해야 하는 현실적인 돌봄의 문제, 돈이 있다는 사실을 자신들에게 숨겼던 할머니에 대한 원망 같은 문제가 섞여 삼대는 갈등한다. 이 복잡함이야말로 2020년대를 사는 우리가 당면한 현실적인 고충, 동시대적이고 현재적인 소설이다.
<혼모노>로 주목받고 있는 성해나는 <길티 클럽 : 호랑이 만지기>를 통해 예술과 윤리, 영화감독 '덕질'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트라우마 #고독 #연대 #젠더퀴어 #외모 #질병 #아이돌 #디스토피아 등의 현재적인 키워드를 선택한 젊은 소설가들은 논쟁을 피해가지 않는 소설들을 내놓았다. 읽고 나면 주변 사람에게 '그 소설 봤느냐'고 말을 걸고 싶어지는 소설들. 이 다양함에 대한 다채로운 의견을 기대한다. 그 의견들이 2024년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 이후의 한국문학의 미래를 부를 것이다.
- 소설 MD 김효선
이 책의 한 문장
이게 왜 말이 되고 소설이 되고 설득이 될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런 부자연스러움도 삶의 속성이기 때문인 것 같다. 우리는 종종 얼기설기 엮여 있는 공간에서 불편하고 애매한 관계의 사람들과 터무니없는 사건을 겪곤 하니까. 어쭙잖은 말과 행동을 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고 있으니까. 그러면서 망하지도 않고 꽤 행복하기까지 하니까.
백온유 작가노트 '삶과 소설을 넘나드는 일'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2012)와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2018) 두 권의 시집과 산문집 등을 통해 감수성의 자리를 만들어온 박준이 7년 만에 시집을 엮었다. 드물게 찾아오는 박준의 시는 감정을 체에 수십 번은 걸러내 고운 입자만 남긴 것처럼 정제되어 있다. '말이 지나간 자리를 들여다보는 시'(이제니 시인의 추천사 중)는 '일신병원 장례식장에 정차합니까'(<일요일 일요일 밤에> 부분)라는 승객의 말 한마디를 시의 순간으로 전환한다. 어떤 사연과 어떤 슬픔이 있었을지 골똘히 생각하는 순간 그의 슬픔은 나의 슬픔이 되고, 이 공감이 시의 자리를 확장시킨다.
서른해쯤 전 봄날의 당신에게 편지를 보낼 수 있다면 긴 글은 필요 없겠지 대신 목련처럼 희고 두꺼운 종이를 반으 로 접어 지나간 햇수만큼 만원짜리 지폐를 넣어두면 되겠지 겉면에는 당신 하라고 그냥 당신 하라고만 적고 말겠지
<소인> 전문
박준이 부른 '당신의 이름'에 그토록 많은 사람이 반응하는 것은 시의 사연이 나의 사연과 공명하기 때문이리라. <소인>의 '서른해쯤 전 봄날의 당신'이 내겐 방 한칸 월세 낼 돈 10만원이 없었던 30대의 엄마로 읽힌다. 그에게 '당신 하라고 그냥 당신 하라고' 지금의 내가 봉투를 건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시의 구체적인 한 장면이 시 읽는 사람의 마음에서 펼쳐지는 일은 말의 마법 같다. "우리의 목소리는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닮아간다"는 수록된 시 <설령>의 한 줄을 빌어 바꾸어 말하고 싶다. '우리의 모습은 가장 좋아하는 시를 닮아간다'고. 아름다운 시를 읽으면 시 같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비로소 서정을 꿈꿀 수 있게 된 봄, 시처럼 살고 싶은 시 읽는 사람에게 드물고 굳고 정한 박준의 시를 건넨다.
- 시 MD 김효선
이 책의 한 문장
그날 아버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울었고
어머니는 이제
어떻게 사냐며 울었다
공연히 따라 울고 있는 나에게
누나가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밥상머리에서는
우는 게 아니라고 말했다
(<밥상> 1988년)
아이들의 몸과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 고양이 보건 교사 냥쌤, 피는 무섭지만 바쁜 냥쌤을 살뜰히 도와주는 보조 귀신 욜. 어느 날, 냥쌤과 욜이 근무하는 보건실에 고봉이가 코피를 흘리며 온다. 냥쌤은 응급 처치와 함께 꾹꾹~ 꾹꾹꾹! 마법의 꾹꾹이로 고봉이를 금세 낫게 해준다. 무릎에 상처가 나서, 이가 빠져서 보건실에 연달아 달려온 고봉이. 난처한 상황에 놓인 사실을 눈치챈 냥쌤과 욜이 발 벗고 나서서 어려움에 처한 고봉이를 도와준다.
보송한 분홍빛 발바닥으로 꾹꾹이 마법을 부리는 냥쌤과 머리 360도 회전하기, 입 냄새 공격하기 같은 엉뚱한 재능을 가진 욜의 귀여움에 마음이 스르륵 녹아내린다. 학교 안팎의 괴롬힘, 관계의 어려움으로 상처받은 아이들의 마음을 보듬기 위해, 환상의 콤비 냥쌤과 욜은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이 책은 재밌는 스토리텔링으로 가독성을 높이고,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에 응급 및 보건 상식을 자연스럽게 녹여낸다. 재미와 유익함을 한꺼번에 잡은, 신선한 콘셉트의 동화다.
- 어린이 MD 송진경
추천사
냥쌤의 헌신에 감사하며. 주인공이자 보건 교사인 냥쌤은 작품에서 1인 3역을 훌륭히 해낸다. 몸의 상처를 돌봐 주고, 마음의 고통을 보듬으며, 그 이면의 권력의 삼각형을 파헤쳐 보여 준다. 단순한 재미가 아닌 유익한 보건 교육의 팁까지 전달해 주는 냥쌤은 너무도 듬직하고 동시에 사랑스럽다. 우리나라 학교 현장에서 폭력의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안타까운 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지기를 바라며, 이 귀여운 동화에 헌사를 바친다. - 김붕년 (서울대학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