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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올리브 아주 오래된 유죄 그들은 결국 브레멘에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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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 키터리지, 계속되는 이야기"
다시, 올리브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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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의 올리브는 쓴다. “내게는 내가 누구였는지에 대한 어떤 단서도 없다. 진실로 나는 한 가지도 알지 못한다”고. 피상적인 말들과 속물적인 것들을 가장 싫어하고 '지나치게 솔직한 태도'로 맞받아치며 평생 이웃의 미움과 사랑을 동시에 받아온 올리브. 그가 전하는 노년의 삶은 지혜와 통찰, 확신과 여유 같은 단어와는 거리가 멀다. 실수와 후회는 반복된다. 여전히 타인을 쉽게 재단하고 자기 합리화를 하고, 여전히 선택의 순간마다 어디로 가야 할지 길을 알지 못한다. 혼란스럽고 외롭고 죽음이 두렵다. 어떤 깨달음이 있다면, '사람들은 정말 많은 것을 끌어안고 살아가는구나' 하는 것이다.

우리가 끌어안고 살아가는 것들. 소설은 작은 마을 크로스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조곤조곤 들려준다. 실패하고 성공하고, 또 실패하고 성공하면서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들. 지리멸렬한 일상. 소설은 그 속에서 소중히 포착한 것을 내어놓는다. 일렁이는 빛의 명암과도 같은 찰나의 행복과 삶이 기꺼이 내미는 다정한 순간들. 사람들이 "얼마나 굉장한 일인가."라는 감탄사를 가만히 되뇌게 하는 순간들. "쇠락한 육신과 해진 마음에도 여전히 사랑이 깃들 수 있다는 것은", "하루의 마지막 금빛이 세상을 여는 것은", "세상은 여전히 눈부시게 아름답다는 것은" 얼마나 굉장한가, 라고 말하게 되는 순간들을. "그래도 내 인생이 행복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고 중얼거리는 올리브를 바라보며, 무언가 마음 속에 따뜻한 것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 소설 MD 권벼리
이 책의 첫 문장
6월의 어느 토요일 이른 오후, 잭 케니슨은 선글라스를 쓰고 스포츠카에 올라탄 뒤 차 지붕을 열고 어깨와 불룩하게 나온 배 위로 안전벨트를 했다.

이 책의 한 문장
매일 아침 문을 열 때마다 세상의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올리브는 그 사실이 놀라웠다. 첫 남편이 죽었을 때는 어떤 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지금은 이런 생각을 했다. 그럼에도 여기 세상이 있다고. 하루하루 그녀를 향해 아름다운 비명을 질러대는 세상이. 그리고 그것에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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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여자로 산다는 형량에 대하여"
아주 오래된 유죄
김수정 지음 / 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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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여러 슬픈 사례들이 등장한다. 저자가 지난 20년간 법정에서 마주해 온 이 사건들은 모두 다른 시공간에서 일어난 개별적 사건이지만, 읽다 보면 어떤 반복되는 감각을 느낄 수 있다.

너무 많은 여성들이 너무 많이 말해온 이야기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한번 해본다. 납득할 수 없이 여성에게 불리한 판결이 한두 건일 땐 법관 개인의 문제다. 비슷한 판결이 매번 되풀이된다면 문화의 문제다. 여성을 우습게 보고, 탓하고, 괘씸하게 보는 문화가 지배적인 사법부의 문제다. 피클 통에 담긴 오이는 피클이 될 수밖에 없다는 글을 본 적 있다. 지금 사법부는 그 자체로 여성 혐오의 피클 통이다.

사법부가 피클로 절여질 때, 여성은 죄인이 되거나 죽어난다. 이 책은 피클 통의 입구에 서서 여성들을 위해 변론해온 변호사가 쓴 여성의 역사다. “얼마나 더 많은 여성이 죽어야만 끝나는 싸움인가” 저자는 묻는다. 우리가 온 길과 우리가 서 있는 곳과 우리가 갈 길 위에 흩뿌려진 여성들을 무겁게 떠올리게 되는 책이다. - 사회과학 MD 김경영
이 책의 첫 문장
여자아이의 치마를 들추고, 몰래 여자 화장실을 훔쳐보고, 그에 관해 소문내는 것은 남자아이들이 별다른 제재 없이 즐기던 유희다.

이 책의 한 문장
남성들이여, 제발 어린 여자아이들에게 성범죄를 저지르고 '동의'나 '사랑'을 했다고 말하지 말라. 그렇게 사랑한다면 아직은 어린 그들이 건강하게 무사히 성인으로 성장하게 지켜보라. 제발 아무것도 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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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그들은 결국 브레멘에 가지 못했다
루리 지음 / 비룡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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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아진 당나귀 씨, 직장이 이사 가버린 바둑이 씨, 얼굴이 험상궂어 편의점에서 일할 수 없는 야옹이 씨, 좌판에서 쫓겨난 꼬꼬댁 씨는 우연히 지하철에서 만난다. 갈 곳을 잃은 그들이 터벅터벅 걷다가 만난 것은 빈집에 모여있는 도둑들. 동물들의 이야기를 들은 도둑들은 놀란다. "그러니까, 당신들은 열심히 살았는데도 할 일이 없어졌다는 거예요? 열심히 살아도 소용없네."

도둑과 동물들은 자신에게 남은 소중한 음식과 식기를 모아 김치찌개를 끓인다. 그리고 상상해본다. 만약에, 아주 만약에 함께 힘을 모아 김치찌개 가게를 차렸으면 어땠을까? 결국은 브레멘에 도착하지 못한 '브레멘 음악대'처럼, 갈 곳을 잃은 이들이 모여 소박한 식사를 앞에 두고 꿈같은 상상을 해보는 것으로 이 이야기는 끝난다. 하지만 결코 우울하거나 서글프지 않다. 뒷면지에서는 동분서주하며 가게를 준비하는 이들의 모습이 펼쳐진다. 그들은 결국 브레멘에 가지는 못했지만, 희망은 남는다.

'사회 문제와 암울한 현실을 반영한 위트 넘치는 작품. 구체적이고도 세밀한 묘사, 그리고 곳곳에 스며든 유머로 독자들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다.' 는 평과 함께, 2020년 제26회 황금도깨비상을 수상했다. - 유아 MD 강미연
이 책의 한 문장
그러니까, 당신들은 열심히 살았는데도 할 일이 없어졌다는 거예요? 열심히 살아도 소용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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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사랑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사랑이 한 일
이승우 지음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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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여호와께서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사랑하는 네 외아들 이삭을 데리고 모리아 땅으로 가 내가 지시하는 산에서 그를 나에게 제물로 바쳐라." (창세기 22장) '생의 이면'을 바라보는 작가, 이승우가 창세기를 인간의 이야기로 다시 썼다. 바치라 말하는 전능하신 신과 바치겠다 말하는 아버지를 둔 아들, 이삭의 입을 통해 말한다. "그것은 사랑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사랑이 한 일> 97쪽) 가장 지극히 사랑하는 것을 제물로 바쳐야 했기에 자기 자신의 몸이 아닌 아닌 아들의 몸을 바쳐야 했던 아버지의 마음이 이 일의 시작이라면, 이 사건은 사랑 때문에 일어난 일이 맞다. 그렇지만 사랑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반복해 말하면 사랑이 이유이므로 납득할 수 있나. 불가해만 남은 텅 빈 자리에 우리가 인간다움이라고 말하는, 인간의 마음이 있다.

소돔의 마지막 밤, 자신의 아이와 함께 사막에 버림받은 하갈, 아들을 제물로 바치기로 한 아브라함, 이삭의 끝없는 허기와 편애, 신의 존재를 인식한 야곱. 이승우는 성경의 빛나는 순간들을 연작 소설의 형태로 묶어 논리의 여백이 없는 단단한 문장으로 인간다움에 대해 묻는다. "이것은 옳지 않습니다. 당신은 옳지 않습니다." (<하갈의 노래> 89쪽) 아무리 외치고 물어도 들리지 않는 대답. "그렇지만 사랑하지 않거나 조금만 사랑하기가 어떻게 가능하겠어요. 사랑은 참으로 무서운 거예요."(<사랑이 한일> 107쪽) 납득해보려 해도 도무지 사라지지 않는 탐식. "법과 도리의 세계에서 사는, 살 수밖에 없는 인간이 그것을 넘어서고 뛰어넘으려고 할 때 인간은 어떻게 되는가."(<허기와 탐식> 148쪽) 계속되는 질문. 답을 구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 계속되는 그 물음이 만약 소설이 된다면 꼭 이승우의 이 소설 같을 것이다. - 소설 MD 김효선
이 책의 첫 문장
저녁 무렵 두 명의 나그네가 소돔에 이르렀다.

이 책의 한 문장
그는 아버지의 사랑을 의심하지 않았고, 아버지의 고뇌도 이해했다. 긴 질문과 사색을 통해 아버지가 자기에게 어떤 일을 했든 자기를 사랑하지 않아서 한 것은 아니라는 믿음이 그의 안에 자리했다. 그 일이 사랑이 없거나 부족해서 일어난 것이 아니라, 반대로 사랑이 지나치게 많아서 생긴 것임을 충분하고 온전하게 이해했다. 그런데도 그 질문은 그의 충분하고 온전한 이해의 막을 찢고 계속 솟아올랐다. 이해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았다. 어떤 충분하고 온전한 이해도 충분하지 않고 온전하지 않았다. 그는 자기를 묶던 아버지, 자기를 칼로 내리치던 아버지를 머릿속에서 지워버릴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