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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20
  • 농경의 배신
    제임스 C. 스콧 (지은이), 전경훈 (옮긴이) | 책과함께 | 2019년 12월 "누가 국가의 씨앗을 뿌렸는가"

    인류가 수렵, 채취 경제에서 곡류의 재배 및 가축 사육에 성공하여 농업 사회로 이행한 문명사의 획기적 사건. '농업 혁명'을 검색해 보면 나오는 대략의 내용이다. 그리고 농업 혁명은 국가라는 커다란 공동체를 탄생시키기에 이른다. 농경, 정착, 국가로 이어지는 그 자연스럽고 연속적인 진보와 문명의 서사는 인류를 매혹시켜 왔다. 우리 모두가 그렇게 배워 왔음은 물론이다. 그것은 마치 코페르니쿠스 시대의 천동설처럼, 정설을 넘어 하나의 진리로 받아들여진 듯하다. 이 책은 바로 그 국가의 기원에 대한 천동설을 전면 부정한다. 코페르니쿠스 역을 맡은 이는 정치 및 인류학의 대가 제임스 스콧이다.

    예일대에서 최고의 교수에게 주어지는 영예인 스털링 교수이기도 한 그는 이 책에서 국가라는 형태는 절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며 기존의 서사를 조목조목 반박한다. 국가는 착취를 위해 만들어진 불필요한 집단이라는 노대가의 도발적 시선은 시종일관 날카롭고 강렬하다. 곡물(에서 비롯된 서사)에 반대한다는 의미와 순리에 맞지 않는다는 의미를 모두 내포한 원서 제목(Against the Grain)도 절묘하다. 저자는 묻는다. 국가에 소속됨이 과연 인류의 보편적 열망이었는지를. 국가가 만들어진 진짜 이유를 추적해 가는 이 책을 통해 오늘날 국가가 갖는 의미와 역할에 대한 논의 역시 활발해지길 기대해 본다.

  • SF 거장과 걸작의 연대기
    김보영, 박상준, 심완선 (지은이) | 돌베개 | 2019년 12월 "걸작의 세계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2019년 알라딘 독자들이 선정한 올해의 책에 이름을 올린 작가들, 테드 창과 김초엽은 SF 소설을 쓴다. 2020년의 시작, '바야흐로 SF의 시대가 찾아왔다.'고 선언하며 걸작의 세계를 여행할 여행자들을 위한 충실한 가이드북이 함께 찾아왔다. 장르에 대한 존중과 사랑을 담아 꾸준히 활동해온 저자 김보영, 박상준, 심완선이 SF의 태동기를 연 여성 작가, <프랑켄슈타인>의 메리 셸리부터 문화대혁명과 우주가 어우러진, 중국 SF의 굴기, 류츠신까지 시대를 넘나들며 거장의 세계를 충실하게 소개한다.

    '로봇'이라는 단어는 카렐 차페크의 희곡 <R.U.R.>에서 유래되었다. (로봇robot은 체코어로 강제노동을 뜻하는 로보타robota에서 온 말로, 차페크의 형 요제프가 만들었다고 한다.) 트럼프 취임 즈음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의 아마존 판매량이 9,500퍼센트 상승했다. 낙태 수술을 제한하는 텍사스주의 법안에 반대하며 마거릿 애트우드의 소설 <시녀 이야기> 속 붉은 옷을 입은 여성들이 침묵으로 시위했다. 미래를 염려한 이들의 어떤 상상은 때론 현실이 되고, 이 상상력이 다시 세상을 바꾸기도 한다. 조지 오웰의 <1984>가 지목한 1984년에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 이야기>가 시작되었듯, 걸작이 놓인 자리에서 다음 이야기가 시작될 것이다. 스탠 리, 조지 루카스, 조지 R. R. 마틴, 칼 세이건 등의 익숙한 이름들과 함께 넓어지는 이야기의 지평, 걸작의 세계를 향한 모험이 시작된다.

  • 검피 아저씨의 코뿔소
    존 버닝햄 (지은이), 이상희 (옮긴이) | 시공주니어 | 2019년 12월 "존 버닝햄 마지막 그림책"

    <지각대장 존>, <크리스마스 선물> 등 아이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어루만져 주었던 작가 존 버닝햄의 유작. 아이들, 동물들과 함께 뱃놀이나 드라이브를 즐기며, 짜증 한번 내지 않고 '다음에 또 오라'던 검피 아저씨는, 평생 다섯 살 아이의 마음을 간직했던 존 버닝햄 그 자체였을 것이다. 존 버닝햄의 마지막 그림책은 그래서 역시 '검피 아저씨'와 아이들, 그리고 동물들의 이야기다.

    검피 아저씨는 아프리카 여행에서 만난, 엄마 아빠를 잃은 어린 코뿔소에게 찰리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집으로 데려온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찰리의 먹이를 감당하지 못하자 검피 아저씨는 찰리를 학교로 데려간다. 아이들의 재치로 찰리는 시청의 일꾼이 되어 잡초를 먹어 치우는 일을 하게 되고, 아이들이 수학여행 길에 어려움에 부닥치자 무사히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돕는다.

    동물을 사랑하고 아이들에게 기꺼이 지혜를 구하는 검피 아저씨, 서로를 돕고 다 함께 친구가 되는 아이들, 자기 일을 좋아하고 검피 아저씨와 함께 사는 걸 좋아하는 멋진 코뿔소, 진흙탕에 뒹굴거나 아무도 안 볼 때 냠냠, 꽃을 먹어 치우는 장난꾸러기 찰리, 선하고 유쾌한 존 버닝햄의 그림책은 지난 50년간 그랬듯이 앞으로도 계속, 우리에게 사랑과 행복을 선물할 것이다.

  • 온전한 고독
    강형 (지은이) | 난다 | 2019년 12월 "고독은 그런 것인지 모른다"

    오래된 마을 교회 뒤편에 자리한 공원 묘지, 33년 전 벌어진 '카타리나 사망 사건' 이후, 묘지는 적막하다. 자신을 키워주던 묘지관리인인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피터는 할아버지의 일을 이어받아 묘지관리인으로 외롭게 살고 있다. 괴롭힘과 놀림을 받는 세상보다 묘지의 적막이 더 익숙한 피터에게 미제 사건으로 분류된 카타리나 사망 사건에 대해 묻기 위해 형사가 찾아오고, 피터는 자신을 찾아왔던 여섯 살 한나를 떠올린다. 한나가 갇힌 수정구슬 속,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엄마가 나를 항아리에 넣었어요."

    세상에서 탈락한 이들에게도 같은 속도로 시간은 흐른다. 첫째 날부터 일곱째 날까지, 그리고 남은 날까지 피터는 묘지로 자신을 찾아왔던 자신의 친구들을 떠올리며 자신의 삶을, 고독을 기억해낸다. 엄마, 항아리, 추위, 냄새, 어제, 달, 고독. 단어를 천천히 되새기는 동안 이야기는 차분하게 질문을 던진다. '수많은 사람이 살았고 그 삶의 기록이 도처에 있는데, 왜 그 뻔한 패턴을 인간은 힘들여 반복하는' 걸까. 삶이 머물고 난 자리에 남아있는 것. 어쩌면 고독은 그런 것인지 모른다.

1.72020
  • 바디
    빌 브라이슨 (지은이), 이한음 (옮긴이) | 까치 | 2020년 1월 "빌 브라이슨이 안내하는 당신의 몸"

    해박한 배경지식에 말재주까지 겸비한 가이드를 따라 여행한 적 있다. 재미로 포장된 지적 자극은 발 닿는 공간마다 특별하게 만들었다. 좋은 안내자는 여행자를 자연스럽게 몰입시킨다.

    전작에서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안내했던 빌 브라이슨이 이번엔 우리 몸 구석구석을 소개한다. 이 탁월한 안내자가 몸에 관한 놀라운 지식들을 솜씨 좋게 버무려 턱턱 내놓는데 빠져들지 않을 재간이 없다. 인간의 몸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비용에서부터 시작한 이야기는 해부대 위의 신체를 거쳐 미생물과 질병으로까지 연결된다. 감탄과 웃음과 놀라움의 코스들을 거치고 나면 어느새 긴 여행이 마무리되어 있을 것이다.

  • [세트] 그들의 노동에 3부작 - 전3권
    존 버거 (지은이), 김현우 (옮긴이) | 열화당 | 2019년 12월 "존 버거, 사라져가는 이들의 이야기"

    <G>의 부커상 수상과 <다른 방식으로 보기>의 인기로 소설가와 미술평론가로서 전성기를 누리던 40대의 존 버거. 그는 돌연 알프스 기슭의 산악 마을로 거처를 옮겨 생의 마지막까지 그곳에서 농사와 글쓰기를 함께했다. 그를 사로잡은 것은 산업화의 물결 속에서 '낙오자' 취급을 받고 사라질 위기에 처한 농부와 농촌의 문화였다. "인간에게 가장 근원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는 근원적 일"인 농업은, 인간을 도구화하는 자본주의 이전의 열등한 단계로 치부되면서 '과거의 유물'이 되어선 안 되는 일이었다. 버거는 소멸하는 농촌의 삶을 체험하고 기록하는 일을 작가로서의 책무로 여겼고, 15년간 집필에 매진한 끝에 '그들의 노동에' 3부작을 완성했다.

    소설은 작은 마을의 아름다운 정경과 '흙의 사람들'이 꾸려온 공동체의 소박하면서도 풍요로운 문화를 생생히 재현한다. 그리고 이들이 도시로 내몰려 익명의 임금노동자가 되는 과정과 그 황폐함 속에서도 끝내 싹트는 사랑과 연민을 놓치지 않고 포착한다. 도시에서와 달리 "모두가 그림의 대상이 되고, 모두가 그림을 그리기도 하는 하나의 공동 초상"을 이루는 마을의 이야기는 생기로 빛난다. 그러나 소설은 단지 산촌의 낭만을 노래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필요하지도 않은 것을 욕망하며 불행해지는 현대인의 삶과 소비주의에 대항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자족적인 농민의 삶을 되돌아보고, 우리 인간에게 정말 중요한 가치들을 되새겨 보자고 제안한다. '진보'와 '성장'이라는 맹목적인 낙관과 공허한 믿음에 묵직한 물음표를 던지는 작품이다.

  • 수화 배우는 만화
    핑크복어 (지은이) | 돌베개 | 2020년 1월 "평범한 청인 핑크복어의 명랑 수어 도전기"

    '수화'는 손의 움직임과 얼굴 표정 또는 몸짓을 사용하여 표현하는 시각 언어를 뜻하는 말로 한국 수화언어법에 따른 공식 명칭은 '수어(수화 언어)'이다. 다만 '수화'라는 단어에 대한 대중의 인지가 아직 높아 '수어'와 혼용하여 사용하고 있다. 이 책은 바로 그 '수어'를 배우는 과정에 대한 만화이다. 수어 학습서처럼 구성된 책이 아니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다고 당장 수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는 없지만 평범한 사람이 수어를 배우며 겪는 재미와 어려움들을 만화로 쉽게 읽으며 장애에 대한 편견, '언어'로서의 수어의 매력 등 평소에는 접하기 힘들었던 다양한 주제들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작가는 학창 시절, 청각 장애를 가진 친구로 인해 처음으로 수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 후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실제로 수어를 배우게 된다.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반영하는 것이 언어라고 한다면, 수어는 농인의 세계를 이해하는 가장 기본적인 도구가 된다. 그리고 손동작, 얼굴 표정, 몸짓 모두를 사용하는 이 '소리 없는 말의 세계'는 오히려 더 생생하고 자유로운 언어가 되기도 한다.

    이 책은 2019년 11월 말 알라딘 북펀드를 통해 처음 소개된 책으로 기간 내 펀딩 목표 금액을 훌쩍 상회했고 총 794명의 펀딩을 통해 정식으로 출간이 되었다. 눈 밝은 독자들이 먼저 알아봤던 이 책을 이제는 더 많은 독자들이 읽고 수어에 관심을 가지고 실제로 배우는 일들이 많이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 스스로 행복하라
    법정 (지은이) | 샘터사 | 2020년 1월 "법정 스님의 명수필 10년 만에 재출간"

    "말빚을 다음 생으로 가져 가지 않으려 하니 부디 내 이름으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아주십시오." 2010년 3월 11일 법정 스님의 입적 이후, 마지막 유언에 따라 법정 스님의 모든 도서는 절판되었다. 10년의 긴 세월 동안 빛을 보지 못한 스님의 수필들이 <스스로 행복하라>에 담겨 세상에 다시 나왔다.

    열반 10주기를 앞두고 출간된 이번 산문집에는 스님이 남긴 글들 중 행복, 자연, 책, 나눔에 관한 글을 가려 뽑아 수록했다. 언제 읽어도 마음을 울리는 <무소유> <텅 빈 충만> <산에는 꽃이 피네> 등 법정 스님의 명수필을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2020년을 시작하는 1월, 인간다운 삶, 가치 있는 삶, 나누는 삶, 무소유의 삶을 몸소 보여주신 스님의 맑고 단정한 말씀을 다시 읽으며 한 해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아 마음에 새긴다.

1.102020
  • 증언들
    마거릿 애트우드 (지은이), 김선형 (옮긴이) | 황금가지 | 2020년 1월 "<시녀 이야기> 그 이후, 2019 부커상 수상작"

    출생률 감소라는 인류의 위기를 피하기 위해 가임기의 여성을 징집해 필요한 가정에 '배급'하는 국가가 있다. '길리어드'라는 이 끔찍한 나라는 본디 미국의 한 지역이었으나, 전쟁과 환경 오염으로 빚어진 혼란기를 틈타 쿠데타 세력이 정권을 장악하면서 탄생했다. 그들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모든 여성의 은행 거래를 정지하고 일터와 가정으로 들이닥쳐 체포한 것이었다. 여성들은 이름과 가족을 뺏긴 채 국가를 위한 출산의 의무에 동원되는 악몽 같은 삶을 살고 있다. <시녀 이야기>는 그렇게 '시녀'가 된 오브프레드가 임신한 몸으로 탈출을 시도하면서 끝을 맺는다. 그녀의 뒷이야기를 궁금해한 독자들은 후속편을 갈망해왔고, 장장 34년의 기다림 끝에 <증언들>이 출간되었다. "<시녀 이야기>에 대한 독자들의 질문이 이 책에 모든 영감을 주었다"는 뜨거운 응답과 함께.

    <증언들>은 <시녀 이야기>의 시점으로부터 15년 후, 각기 다른 방식으로 길리어드와 엮인 세 여성의 증언을 담았다. 길리어드의 여성 관련 제도를 만들고 총괄하는 권력자 '리디아 아주머니', 체제에 복종하는 '귀한 꽃'으로 길러진 상류층의 딸 '아그네스', 그리고 캐나다에 살면서 TV로만 옆나라인 길리어드를 접해온 '데이지'. 이들의 비밀 기록과 녹취록은 서로 교차하며 하나의 이야기로 정교하게 이어지고, 길리어드라는 체제가 어떻게 유지되어 왔고, 또 어떻게 무너져 내리는지를 낱낱이 보여준다. "놀라우리만치 술술 읽히는 흥미진진한 스릴러"의 형식에 "당장 말해야 할 내용"을 담아낸 문학적 기교가 돋보인다는 심사평으로 2019년 부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시녀 이야기> 속 세계는 1985년에 출간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여전히 현대 사회에 날카롭게 울리는 경종으로 읽히지만, 34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서 느낀 것을 토대로 비로소 <증언들>을 쓸 수 있었다는 작가의 소회에서 짙은 어둠을 가르는 희망의 등불을 본다.

  • 1일 1클래식 1기쁨
    클레먼시 버턴힐 (지은이), 김재용 (옮긴이) | 윌북 | 2020년 1월 "새해를 여는 '음악의 기쁨'"

    불후의 고전 클래식부터 현대의 음악에 이르기까지, 매일 한 곡 클래식을 찾아 듣는다. 1월 1일을 여는 곡은 바흐의 b단조 미사 232번 3부 상투스. '새로운 모험을 떠나는 날에 어울리는 첫날, 심장을 뒤흔드는 합창단의 노래와 커다란 북소리'로 '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를 건넨다. 2월 12일 무렵엔 '이 곡에서 위로를 받기를. 다른 말이 더 필요할까.'라는 말과 함께 리스트의 여섯 곡의 위로 3곡 D 플랫장조를 권한다. 영국의 BBC 클래식 방송 진행자이자 바이올리니스트, 소설가이기도 한 클레먼시 버턴힐이 독자의 하루에 잘 어울릴 법한 클래식을 큐레이팅한다.

    음악가의 삶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에 더해 책을 통해 새로운 음악가를 조명할 수 있는 점도 즐겁다. 펠릭스 멘델스존만큼 위대한 음악가인 그의 누나 파니 멘델스존, 기록된 최초의 여성 작곡가인 힐데가르트 폰 빙겐 등의 음악을 알아간다. 큐알 코드로 연결되는 유튜브 리스트를 통해 책에 소개된 음악을 감상할 수 있어 접근이 더욱 쉽다. (1월의 음악 리스트는 다음 경로로 연결된다.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pYHIWXhTef-DeN3qQKJgsgC2ZmWFWFMp ) 새해를 시작하며 손에 쥐기 좋은 하루의 기쁨. '이 책 자체가 기쁨이다'라는 평과 함께 배우 에디 레드메인이 추천했다.

  • 김난도의 트렌드 로드
    김난도, tvN Shift제작팀 (지은이) | 그린하우스 | 2020년 1월 "걸어서 트렌드 속으로"

    트렌드란 무엇인가? 그것은 어떻게 탄생하여 어떠한 경로로 우리 곁에 다가오는가? 트렌드를 읽어 낼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로 소비 트렌드 분야를 개척해 온 김난도 교수가 이러한 물음에 답하기 위해 새로운 스타일의 트렌드서를 선보인다. 본래 TV 다큐멘터리로 기획되었다는 이 프로그램은 세계적 대도시를 찾아가 그 트렌드의 최전선을 몸소 느껴 보고 새로운 방향을 함께 모색해 보는 아주 특별한 여행 프로젝트다. 김난도 교수가 선택한 첫 여행지는 인종과 비즈니스의 용광로, 뉴욕이다. 뉴욕은 가히 트렌드의 수도라 할 만한데, 그렇게 불릴 수 있는 까닭이 비단 세계적 대도시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전 세계 트렌드의 발원지인 이 도시의 진짜 매력은 무엇일까?

    김난도 교수는 트렌드의 씨앗들이 도시의 역동성, 문화적 다양성, 그리고 이를 끌어안는 포용성이라는 자양분을 만나 뉴욕이라는 복판에서 만개하는 모습을 포착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그는 트렌드를 찾아 떠난 이 여행이 짧은 '관광(tour)'이 아닌 하나의 긴 '여정(journey)'임을 강조한다. 그렇게 길에서 만난 인사이트를 'NEW YORK'의 앞 글자를 딴 7개의 트렌드 키워드로 정리하여 이 책에 담았다. 마치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의 전통을 계승하듯 말이다. 또 짧은 방송에서 미처 전하지 못한, 방송으로는 온전히 보여줄 수 없었던 내용들을 빠짐없이 수록하고 더욱 깊은 통찰을 담으려 노력했다고 한다. 그것은 김 교수가, 그리고 우리 독자들이 책이라는 매체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 당신을 찾아서
    정호승 (지은이) | 창비 | 2020년 1월 "사랑과 용서, 정호승 신작 시집"

    프랑스 파리 교외 생드니 지역의 대성당은 몽마르뜨르 언덕에서 순교한 프랑스의 초대 주교 생드니 Saint Denis를 위해 건립되었다. 참수형을 당하였으나 자신의 잘린 머리를 들고 북쪽으로 걸었다는 설화 속 성인의 이야기가 정호승의 시가 추구하는 길을 비춘다. '만나고 싶었으나 평생 만날 수 없었던 당신을 향해' '잘린 내 머리를 두 손에 받쳐들고' 걸었을 이의 추구. (<당신을 찾아서> 中) 사랑과 고통의 본질을 이해하려는 시도가 더 낮은 곳으로 임한다.

    "첫새벽에 일어나 / 지하철역으로 걸어가는 개미의 뒷모습이 / 사람의 뒷모습보다 / 더 아름답다" (<개미>)고. "낡은 도시 변두리 / 재개발 지역 골목의 언덕길을 / 할머니 한분 / 느릿느릿 달팽이처럼 기어오른다" (<달팽이>) '비 젖은 종이 박스를 찢어 / 맛있게 잡수신다'는 마지막 단어에서 쉽게 시선이 떨어지지 않는다.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말로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지난한 고통을 이해하려 노력해온 정호승의 서정시의 세계. '사랑할 수 없는 것을 사랑하고 용서할 수 없는 것을 용서하는' 말들이 인간됨의 품격에 대해 묻는다. '내일에 가야 할, 인간의 아름다운 길을 다시 생각한다'고 말하며 시인 문태준이 추천했다.

1.142020
  • 예술하는 습관
    메이슨 커리 (지은이), 이미정 (옮긴이) | 걷는나무 | 2020년 1월 "'자기만의 방'에서 그들은"

    조앤 롤링이 에든버러의 카페 한쪽에서 유모차를 밀며 <해리 포터>를 썼다는 신화를 들었을 때부터 궁금했다. 다른 여성 예술가들은 탁월한 작품을 탄생시킬 때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었을까.

    이 책은 저명한 여성 예술인들의 보통날들을 모았다. 저자 메이슨 커리가 전작 <리추얼>에서 다룬 예술인들이 대부분 남성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에 대한 후회로 이번엔 여성 예술가들만 담았다. 반갑다, 뒤늦게라도 비율을 맞추는 노력이. 우리에겐 더 많은 여성들의 이야기가 필요하다.

    수전 손택은 끝없는 에너지를 바탕으로 세상의 지식과 지혜를 섭렵했지만 글은 아주 느리고 고통스럽게 썼다. 루이자 메이 올콧은 끼니도, 잠도 거른 채 맹렬하게 작품을 지었다. 예술가마다 일하는 태도는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있다. 모두 지독하게 성실했다는 것. 이것은 아직 평범한 우리에게 위안일까 좌절일까. 아무래도 마음 다잡기 좋은 새해이니, 위안으로 삼고 올해를 성실하게 지내보는 것이 좋겠다.

  • 나의 문구 여행기
    문경연 (지은이) | 뜨인돌 | 2020년 1월 "문구로 써 내려 간 여행의 이유"

    박물관 여행, 도서관 여행, 고산 트래킹, 성지 순례, 효도 관광,... 그 많은 여행의 이유와 목록에 문방구 여행을 추가한 이는 문구 없이 살 수 없어 온라인으로 문방구를 차린 '아날로그 키퍼' 문경연 대표다. 문구 덕후라는 자부심으로 7개 도시 27곳의 문방구를 다녀 온 저자는 여행을 통해 비로소 자신의 취향에 대해 정의내릴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그 고민과 사유의 흔적들은 생생한 문구 사진들과 함께 수록된 일기와 메모에 고스란히 묻어 난다.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채워진 풍요로운 인생을 살자는 것. 저자가 문구를 재료로, 여행을 도구로, 그동안 내어놓지 못했던 '문구 여행'이라는 새로운 요리를 선보이는 이유는 결국 이거다. <나의 문구 여행기>라는 제목에서 문구에 먼저 끌렸든, 여행에 먼저 닿았든, 이 이야기는 결국 '나'로 수렴하는 셈이다. 나만의 취미, 나만의 여행으로 꾸며 가는 삶. 그 삶의 꿈이 선명해지길 바라며, 출국장 앞에 서 있는 나의 모습을 애타는 마음으로 상상해 본다.

  • 부의 확장
    천영록, 제갈현열 (지은이) | 다산북스 | 2020년 1월 "부를 향한 생각의 도로를 넓혀라!"

    '돈을 좇는다'는 표현을 보면 어떤 상황이 떠오르는가? 여러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치겠지만 그것은 십중팔구 부정적인 느낌일 것이다. 우리는 왜 돈을 좇으면 속물이라는 선입견을 갖게 되었을까. 이유가 어찌되었든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돈과 부에 대한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돈이 돈을 번다'는 말 또한 경계한다. 그 말은 우리를 조급하게 할 뿐이다. 일확천금에 대한 환상 역시 버려야 한다. 복권이나 주식으로 운 좋게 벼락부자가 되었다 한들 그 돈이 저절로 불어날 리는 만무하다.

    결국 돈은 돈이 버는 게 아니라 사람이 번다. 많은 돈을 가진 사람이 또 다른 많은 돈을 끌어당긴다는 것. 부는 그것을 추구하는 사람의 태도와 행동에 달려 있다. 저자는 독자들이 돈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사고할 것을 주문한다. 냉철한 현실 직시 역시 필요하다. 마음 한편에 부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품어왔던 우리는 부의 확장을 위해 무엇을 해왔는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제 부를 확보하는데 그치지 말고 확장시키려 노력해 보자. 그리고 명심하자. 부의 확장은 결국 돈에 대한 생각의 도로를 넓혔을 때 가능하다는 것을.

  • 노벰버 로드
    루 버니 (지은이), 박영인 (옮긴이) | 네버모어 | 2020년 1월 "주요 추리/범죄문학상을 휩쓴 루 버니 신작"

    케네디 대통령이 저격당했다. 미국을 뒤흔든 비보에 누군가는 인도에 선 채 눈물을 흘리고 누군가는 바의 모든 손님에게 무료로 위스키를 따르며 슬픔을 나눈다. 모두가 침통해하는 가운데 등골이 서늘해진 한 사람이 있다. 뉴올리언스의 마피아 조직원인 '기드리'. 그는 자신이 맡았던 작은 심부름이 그 거대한 암살 음모의 일부였음을 깨닫는다. 무작정 라스베이거스로 도망치던 그는 자동차 고장으로 곤경에 처한 샬럿 일행을 맞닥뜨린다. 샬럿은 두 딸과 개를 데리고 알코올 중독자인 남편에게서 도주하는 중이었고, 기드리는 조직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그들과 잠시 동승하기로 한다. 과거를 끊어버리고 새로운 내일을 시작하려는 두 사람. 여정의 끝에서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작가 루 버니는 미국 4대 추리/범죄 문학상을 휩쓴 전작 <오래전 멀리 사라져버린>에 이어 또다시 신작 <노벰버 로드>로 2019년 앤서니상.해밋상.배리상.매커비티상을 석권하며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역사적 사실과 픽션을 넘나드는 생생한 인물 묘사와 깔끔한 문장으로 쌓아올린 이야기의 깊이가 돋보이는 수작이다. "사람들이 정말 좋은 소설이 읽고 싶다고 말할 때, 그건 곧 손에서 쉽게 내려놓을 수 없는 소설을 의미한다. <노벰버 로드>는 그들이 원하는 딱 그런 소설이다. 단연 독보적인 작품"이라고 말하며 스티븐 킹이 추천했다.

1.172020
  • 괜찮을 거야
    시드니 스미스 (지은이), 김지은 (옮긴이) | 책읽는곰 | 2020년 1월 "사랑하는 고양이가 안녕하기를!"

    "나는 알아, 이 도시에서 작은 몸으로 산다는 게 어떤 건지."
    한 아이가 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커다란 건물, 부딪히는 사람들, 빵빵거리는 택시, 으르렁거리는 개들을 지나 아이는 골목길과 공원을 걷는다. 골목길 사이에는 숨기 좋은 나무 덤불이나 따뜻한 바람이 나오는 통풍구, 음악이 흘러나오는 교회와 사람 좋은 생선 가게 주인도 있다. 아이는 말한다. "나는 너를 알아. 너는 괜찮을 거야."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아 도시를 헤매는 아이의 독백은 거대하고 시끄럽고 무관심한 세상을 살아가는 아이 자신, 그리고 우리에게 보내는 위로이기도 하다. 차가운 도시를 헤매고 돌아와 엄마 품에 안기는 아이처럼, 모험을 끝낸 고양이도 아이와 먹을 것과 따스한 담요가 있는 집으로 돌아올 것이다. 하얀 눈 위에 사뿐사뿐 발자국을 남기며.

  • 어린이 기자 상담실
    가메오카 어린이 신문 (지은이), 요시타케 신스케 (그림), 정인영 (옮긴이) | 샘터사 | 2020년 1월 "고민 해결사, 요시타케 신스케X어린이 기자"

    연애, 사랑, 결혼, 인간관계 등 고민거리가 많은 어른들을 위해 어린이 기자단이 나섰다. 일본 교토 부근의 작은 마을 '가메오카'에서만 읽을 수 있는 <가메오카 어린이 신문>은 '어린이 기자들이 만들고 어른 독자들이 읽는' 특별한 신문이다. 신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코너인 '네, 여기는 어린이 기자 상담실입니다'의 재치 넘치는 글들을 모아 <어린이 기자 상담실>에 담았다.

    '직장이', '아이가', '몸매가', '돈이'... 모든 게 다 고민인 어른들을 향해 고민만 하면 어떡하냐고, 그러니까 대머리가 되거나 스트레스로 피부가 망가지는 거라고 단호히 말하는 어린이 기자단. 가벼운 고민부터 심각한 고민까지, 어른들의 모든 고민을 어린이 기자들이 명쾌하게 해결해준다. 요시타케 신스케의 귀여운 일러스트와 촌철살인 해결책까지 추가되어 읽는 즐거움을 더하는 사랑스러운 책이다.

  • 성적 동의
    밀레나 포포바 (지은이), 함현주 (옮긴이) | 마티 | 2020년 1월 동의의 사회적 해석에 동의하시나요

    성폭행 피해자는 동의하지 않았음을 증명하길 요구받는다. 기사로 접했던 사건들을 떠올려보자. 중요하게 취급되는 증거는 피해자가 극렬히 저항한 흔적이다. 법과 사회가 해석하는 동의다.

    권력이 마음대로 그어놓은 선을 넘어 질문해본다. 무엇을 동의 혹은 비동의라고 할 수 있는가? 예스 혹은 노라고 말하는 것? 말이 아닌 몸으로도 격렬하게 거부하는 것? 칼을 들고 있는 상대 앞에서 고개를 끄덕이는 것은 어떤가? 칼 대신 내 생계를 쥐고 있는 상대의 위력에 압박을 느껴 예스라고 하는 것은? 혹은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성적 극본에서 시스젠더 헤테로 여성에게 기대되는 역할을, 내키지 않음에도 억지로 수행하는 상황은? 심지어 그 극본에조차 존재하지 않는 사람은? 질문들 끝에 우리는 이제껏 동의의 해석에 동의한 적이 없음을 깨닫는다.

    어떤 개념이 함부로 해석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세히 들여다보고 정치(精緻)하게 생각해야 한다. 그 해석에 많은 이들의 정의가, 평화가, 일상이 달려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생각을 시작할지 걱정할 필요는 없겠다. 이 책이 도와줄 것이다.

  • 펭귄은 펭귄의 길을 간다
    이원영 (지은이)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1월 "펭수 추천! 펭귄 박사 이원영의 펭귄 이야기"

    새하얀 눈과 차디찬 얼음 위를 짧은 날개를 휘릭휘릭 휘저으며 뒤뚱뒤뚱 걷는 펭귄. 언제 봐도 귀엽기만 한 펭귄의 실제 일상은 어떤 모습일까? 남극 펭씨 펭수가 인정하는 최고의 펭귄 박사이자, <여름엔 북극에 갑니다>의 저자 이원영이 신작 <펭귄은 펭귄의 길을 간다>에서 펭귄에 관한 특별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은 과학적 연구 과정을 담은 결과물이 아닌, 그저 진지하게 펭귄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바라본 펭귄 모음집이다. 눈부터 정수리까지 이어진 흰색 줄무늬가 포인트인 젠투펭귄, 턱 아래로 검은 띠가 둘러져 있는 턱끈펭귄, 눈 주위에 흰무늬가 있는 아델리펭귄, 무려 1미터가 넘는 큰 몸집의 황제펭귄 그리고 아무 데서나 널브러져 자는 웨델물범까지. 책 속에는 다양한 남극의 동물들이 등장한다. 암컷과 수컷이 교대해가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부지런히 새끼를 돌보는 모습, 솜털이 보송한 새끼들, 넘어져도 금세 일어나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뒷모습 등, 펭귄을 직접 만나는 행운을 얻은 저자는 카메라로 포착한 다양한 사진과 간결한 에세이를 통해 펭귄의 일상을 생생하게 전한다.

1.212020
  • 한편 1호 세대
    민음사 편집부 (엮은이) | 민음사 | 2020년 1월 "민음사 인문 잡지 <한편> 창간호 <세대>"

    산뜻한 인문 잡지가 탄생했다. 최소주의를 지향해 글 자체에만 집중하는 이 잡지는 '한편'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왔다. 한편의 글에서 시작하고, 그 한편 한편의 글들을 엮어 인문학의 위기에 대응해보겠다는 의미다.

    한편, 창간호의 주제는 '세대'다. 새로운 세대에 의한, 새로운 세대를 위한 잡지이니만큼 세대에 대한 고찰로 시작한다. 이민경, 김선기, 이우창 등의 젊은 연구자들은 내부에서 청년세대를 사유하고 김영미, 하남석 등의 기성 연구자들은 바깥에서 분석한다. 담백하고 깔끔하게 소화시킬 한편의 글들이다.

  • 오늘부터 딱 1년, 이기적으로 살기로 했다
    샘 혼 (지은이), 이상원 (옮긴이) | 비즈니스북스 | 2020년 1월 "최고의 하루를 위한 종합 선물 세트"

    월화수목금토일. 그 반복되는 날들 속에 '언젠가'라는 요일은 없다. 그런데 우리는 언젠가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날이 따뜻해지면, 보너스가 나온다면, 직장을 그만둔다면, 복권에 당첨된다면, 아이가 다 크면, 심지어 다시 태어난다면. 그 후에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의 목록은 차고 넘친다. 언제 한 번 보자는 말은 당분간 볼 일이 없다는 말과 같다는 것을 모두가 알지만, 우리는 그렇게 언제인지도 모를 언젠가를 기약하며 하루하루를 흘려보낸다. 시간이 기다려 주지 않음을 알아챈 순간에도 여전히 우리는 머뭇거리고 시간은 흘러만 간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인 샘 혼은 혹시 언젠가라는 말로 하지 않음에 대한 핑계를 대고 있진 않은지, 지금 당장 '하고 싶으나 하고 있지 않은 일'은 무엇인지를 묻는다. 그리고 우리 삶에서 '언젠가'를 없애기 위해 인생의 우선순위를 다시 설정할 것을 제안한다. 그 중 가장 시급한 일은 나 자신을 1순위에 놓는 일이다. 전국을 떠돌며 '1년 살기'를 실행한 저자의 경험과 저자가 만난, 즉 언젠가 대신 오늘을 선택한 사람들의 울림 있는 이야기는 마음을 뒤흔들고 행동을 독려한다. 따로 적어 두고 싶은 159개의 눈부신 명언도 우리를 재촉한다.

    그런 이 책은 마치 설에 읽기 좋은 종합 선물 세트 같은 느낌을 준다. 말이 나왔으니 이번 설에는 새해 인사를 스스로에게 먼저 건네 보는 것은 어떨까. 새해 복 많이 받자고 말이다. 그러고 보니 단 한 번도 나에게 이런 인사를 해본 적이 없는 게 아닌가. 어쨌든 오늘부터 딱 1주일, 이 책을 읽어 보기로 하자. 그리고 '이번 주 금요일'에 만나자고 노래한 아이유처럼, 하고 싶은 일을 고르고 그 일을 시작할 첫날을 정하자. 멋진 삶은 바로 그 순간 시작된다. 그리고 잊지 말자. 언젠가는 영원히 오지 않으며, 오늘이 바로 최고의 하루라는 사실을.

  • 세습 중산층 사회
    조귀동 (지은이) | 생각의힘 | 2020년 1월 "부모에 대해 말해주면 당신이 누구인지 알려주겠다"

    이 책엔 숫자가 많이 나온다. 20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평균 소득, 한국 상위 10개 대학 졸업자와 지방대 졸업자의 평균 소득, 이들 부모의 평균 소득. 부모의 학력에 따른 자녀의 평균 소득. 해석을 읽으며 따라가다 보니 자연스레 주변인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대입해보게 된다. 화이트칼라 부모를 가진 K, 학창시절 공부 대신 알바를 했던 J, 교육에 큰 관심 없는 부모를 둔 L. 책에 나온 상관관계가 마치 알고리즘처럼 맞아떨어진다. 낯선 사람도 그 부모의 소득과 직업, 학력만 알면 대략적인 졸업 대학과 연봉 수준은 쉽게 짐작 가능할 것이다.

    60년대생은 한국에서 대학, 화이트칼라 직업 같은 자본을 가지고 자기만의 성을 만든 최초의 세대다. 자식 세대인 90년대생은 성의 안에서 이미 안온한 채로 태어나거나 성의 밖에서 영영 안락함을 꿈꿀 수 없는 상태로 세상에 나왔다. 성의 안과 밖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없다. 경제자본, 인적자본, 사회자본의 교차적 불평등이 성의 수문장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60년대생에 의한 90년대생의 다중격차를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분석한다. 이 책에 나오는 많은 숫자들은 아프다.

  • 인간다움의 순간들 : 흔들리는 삶이 그림이 될 때
    이진숙 (지은이) | 돌베개 | 2020년 1월 "‘내가 꿈꾸는 나’를 만나는 그림 이야기"

    예술의전당 화요아카데미의 '명 강사' 이진숙이 서양미술사를 수놓은 101명의 화가의 걸작을 소개한다. <시대를 훔친 미술> 등의 책으로 미술관과 독자 사이의 거리를 좁혀온 이진숙 작가가 선택한 테마는 '인간다움'이다. 인간이 통곡하며 낙원에서 추방되는 마사초의 그림 <에덴동산에서의 추방>에서 시작해 알기 위해 폭풍 속으로 뛰어든 무모한 인간, 윌리엄 터너의 그림 <눈보라>로 마무리되는 이야기, 르네상스부터 낭만주의를 거치면서 자신의 '그림자'를 발견한 인간들의 삶의 순간을 들려준다.

    '타인의 고통'이 한낱 구경거리로 전락하기 쉬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예수를 조롱하는 이의 구체적인 얼굴을 묘사하지 않은 프라 안젤리코의 온화하고 사려 깊은 그림은 타인의 고통을 대하는 윤리적인 태도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을 권한다. 강간과 법정 다툼 이후에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그림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낸 여성 화가 젠틸레스키,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를 그린 이 화가가 그린 자화상은 투쟁하는 인간의 숭고함에 대해 이야기하는 듯하다. 라파엘로, 미켈란젤로, 반 다이크 등 익숙한 예술가의 작품 이야기와 함께 나 자신을 재구성하는 시간이, '내가 꿈꾸는 나'를 만나는 이야기가 시작된다.

1.282020
  • 내가 왜 계속 살아야 합니까
    윌 듀런트 (지은이), 신소희 (옮긴이) | 유유 | 2020년 1월 "당신은 왜 살아갑니까"

    이 책은 마치 의도된 기획 같은 사연으로 세상에 나왔다. 자살하려는 남자가 윌 듀런트에게 찾아와 자신이 왜 계속 살아가야 하는지를 물었고, 그는 남자를 설득하는 데에 실패했다. 그 후 윌 듀런트는 세계의 지성 100인에게 '무엇이 그들을 계속 살게 하는지'를 묻는 편지를 보냈다. 조지 버나드 쇼, 버트런드 러셀, 마하트마 간디 등 이 편지를 받은 이들은 나름의 답변을 보내왔다. 그 편지와 답변들을 모은 것이 이 책이다.

    세계의 지성들에게 그들의 삶을 추동하는 힘에 대해 듣는 것은 마치 업무상의 기밀을 나누는 것처럼 흥미롭다. 부럽게도 무엇 때문에 살아가는지 확실하게 아는 듯 보이는 이도 있고, 우리와 다를 바 없이 방황하는 이도, 질문 자체를 반박하는 이도 있다. 확신을 가지고 내놓은 답들을 본다고 해도 그러나, 그것이 '내'가 살아야 하는 직접적인 해답이 되진 않는다. 다만 이 복잡한 세계를 구성하는 여러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오늘도, 내일도 죽지 않고 살아가는지 생각하며 나의 이유를 조금씩 다듬어갈 순 있겠다. 이 책을 읽고 정리할 당신의 이야기가 나는 궁금하다.

  • 이유가 있어서 진화했습니다
    가와사키 사토시 (지은이), 고경옥 (옮긴이), 기무라 유리, 조민임 (감수) | 봄나무 | 2020년 1월 "이유 없는 진화는 없다!"

    변화하는 기후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멸종해버린 동물들이 있는 한편, 긴 시간 동안 치열하게 진화를 거듭하며 살아남은 동물들도 있다.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높은 곳의 먹이를 먹기 위해, 물속에서 움직이기 위해…. 고생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군별을 대표하는 종들이 진화해 온 과정을 그 이유와 함께 생생한 일러스트로 담아냈다.

    이 책을 더욱 재미나게 보는 방법 몇 가지를 함께 소개한다.
    첫 번째, 시작은 같았지만 여러 갈래로 진화한 경우, 확연하게 달라진 지금의 모습을 비교하며 본다. (기린과 고래의 조상이 같다고 한다!)
    두 번째, 목이 점점 길어지거나, 다리가 점점 사라지는 등 진화의 단계별로 달라져가는 모습을 살펴본다.
    세 번째, 이 동물들이 앞으로는 또 어떻게 진화해나갈지 상상해 본다!

  • 더 위험한 과학책
    랜들 먼로 (지은이), 이강환 (옮긴이) | 시공사 | 2020년 1월 "랜들 먼로가 돌아왔다, 더 위험하게!"

    NASA에서 로봇 공학자로 근무하다 퇴사, 사이언스 웹툰을 그려 7,000만 조회수 기록, 전작은 100만 부 이상 판매된 밀리언셀러. 범접하기 어려운 스펙을 갖고 있는 이 책의 저자 랜들 먼로. 그러나 그의 최대 능력은 이 화려한 배경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의 친근감이 아닐까 싶다.

    이번 책에서 역시 그는 과학 천재 친척 형처럼 웃자고 한 질문에 죽자고 과학으로 달려든다. 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똑부러지는 과학 지식과 별개로 그는 여전히 위트 있고 다정하니까. 성층권까지 높이 뛰는 방법, 집을 통째로 날려서 이사하는 방법, 나비의 날개에 파일을 실어 해외로 전송하는 법 등 요상한 질문들에 그는 능글맞고도 정확하게 답해낸다. 천재는 천재를 알아본다나. 빌 게이츠가 추천했다.

  • 오누이 이야기
    이억배 (지은이) | 사계절 | 2020년 1월 "이억배 작가의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이야기"

    <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 <솔이의 추석 이야기>의 이억배 작가가 그린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이야기. 1996년에 그려 그림책 전집의 일부로 선보였던 그림을, 스무 해가 지나 새로이 출간하게 되었다. 전집의 일괄적인 판형 대신 원화의 실제 사이즈를 반영한 크고 세로가 긴 판형으로 제작하여, 청색의 번짐과 구불텅한 고목, 털 한 올 한 올이 살아있는 호랑이의 그림들이 생생하다.

    또한, 이전의 판본들이 어머니를 잡아먹고 어린아이마저 잡아먹는 ‘호랑이’ 상징에 삶의 절박함을 담으려 했다면, 이억배 판본은 호랑이와 오누이의 입씨름, 호랑이를 이겨 먹으려는 오누이의 재치, 위급한 상황에서 터지는 웃음 등 이야기 속의 ‘인간성’에 집중한다. 리듬과 운율이 살아있는 대화체 문장이 민화적인 그림과 어우러져 옛이야기의 해학과 정취를 경쾌하게 전한다.

1.312020
  •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케이틀린 도티 (지은이), 임희근 (옮긴이) | 반비 | 2020년 1월 "김혼비 작가 추천! 유쾌하고 신랄한 죽음 안내서"

    그러고 보니 죽은 후에 내 몸이 어떤 과정을 거칠지 생각해본 적이 없다. 장례식장이나 화장터에서 봤던 단편적 이미지를 조합한 막연한 상상 정도가 다였다. 이 책의 저자는 20대에 6년간 장의사 일을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죽음 이후부터 소멸까지 인간의 몸에 얽힌 이야기를 신랄하게 말한다. 화장되기 전 높이 쌓인 관들 속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시체들, 불구덩이 속에서 부위별로 다르게 타오르는 몸 같은 생생한 묘사는 피부에 와닿게 현실적이면서도 일상과는 멀리 떨어져 있는 이야기라 놀랍고 괴이하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이 평범치 않은 주제를 유쾌하게 풀어낸다는 데에 있다. ‘죽음’, ‘시체’ 뒤에 오는 단어가 ‘유쾌’라니 어쩐지 실수로 엮인 조합 같지만, 자칫 과도하게 엄숙해질 수 있는 내용이 저자 특유의 밝은 에너지 덕분에 부드럽고 소화 잘 되게 포장된다. 글의 전달 방식이 유머러스하다고 해서 내용까지 의심은 말자. 장의사 시절 에피소드로 시작한 이야기는 어느새 미국 장의 산업의 문제점, 세계의 각기 다른 장의 문화까지 넘나든다. 죽음에 대해 다각도로 생각해볼 수 있는 지점들이다. 새해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 아홉 살 성교육 사전 세트 : 남자아이 몸 + 마음 - 전2권
    손경이 (지은이) | 다산에듀 | 2020년 1월 "꼭 알아야 할 몸과 마음 이야기"

    <당황하지 않고 웃으면서 아들 성교육 하는 법> 손경이 저자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성교육 책을 준비했다. "남자는 여자보다 힘이 세야 하죠?", "아기는 어떻게 생겨요?"와 같이 실제 어린이들이 궁금해하는 질문 45가지를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어린이와 보호자가 함께 읽고 질문에 대한 답을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신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몸 편과, 나다움, 성 평등, 자기결정권, 감정, 4가지 키워드를 다룬 마음 편에 더해, 별책 부록으로 제공되는 교육용 가이드도 함께 살펴보면 좋다. 사전 형태의 장점을 살려 궁금한 질문을 바로 찾아볼 수 있도록 했으며,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용어들도 그림을 통해 쉽게 풀이했다.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갖추고, 나답게 자라날 수 있도록 격려하는 말들도 충실하게 담아냈다.

  • [세트] 내일의 부 1~2 세트 - 전2권
    김장섭 (지은이) | 트러스트북스 | 2020년 1월 "내일의 부를 위한 오늘의 투자"

    조던이라는 필명으로 잘 알려진 김장섭 저자가 묵직한 두 권의 책으로 돌아왔다. 재테크와 투자는 물론, 국내외 경제 전반에 대한 이슈들을 모두 담은 이 책은 부자 매뉴얼이라는 홍보가 무색하지 않다. 저자는 폭넓은 식견과 날카로운 통찰을 바탕으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자영업의 몰락, 청년 실업과 양극화, 디플레이션과 저금리, 미중 무역 전쟁 등의 키워드를 아우르며 그 큰 흐름 속에서 투자의 맥을 짚을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나 투자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 또한 강조한다. 섣부른 투자는 망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책을 관통하는 하나의 메시지를 꼽자면 바로 저성장 시대의 은퇴 준비법이다. 남은 생의 상당 기간을 일하지 않으며 살아야 할 우리에게 재테크는 필수 불가결한 수단인 셈이다. 그러나 재테크에 대한 생각은 잠시 미뤄 두어야 할 것 같다. 새해를 맞아 미루지 말고 즉시 행동할 것을 권유하는 책들이 인기지만 말이다. 재테크의 방향을 먼저 설정하고 그 길을 이 책에서 찾아보자. 책을 읽었더니 부자가 되었다는 말은 애서가들의 허풍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그만큼 기본이 중요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내일의 부를 위한 오늘의 투자는 바로 이 책이다.

  • 독고솜에게 반하면
    허진희 (지은이) | 문학동네 | 2020년 1월 "2020년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특유의 아우라로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전학생 독고솜. 말수가 적고 곁을 주지 않는 태도가 매력적이지만, 독고솜이 길고양이에게 저주를 거는 '마녀'라는 소문이 돌자 아이들은 이내 등을 돌려버린다. 독고솜의 사진에 구멍이 나고 교과서가 찢기는 상황. 반의 '명탐정' 서율무는 수사를 시작하고, 배후에 교실의 '왕' 단태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진실이 빼곡히 적힌 탐정 수첩을 쥔 채 독고솜에게 다가간 서율무는 용기를 내어 그의 이름을 부른다. "솜이야!" 그리고 둘만의 특별한 비밀이 시작되는데...

    "한 사람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를 우리가 너무 쉽게 포기하는 것은 아닐까?" 사람을 만나 알게 된다는 것은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마주하는 일일 테다. <독고솜에게 반하면>은 마음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면 끝내 알 수 없었을 다채로운 세계들을 그려 보인다. 타인을 편견 없이 받아들이고 나를 투명히 보여줄 수 있는 용기와, '친절함, 상냥함, 다정함 같은 것들'의 강력한 힘에 대하여. <연의 편지>를 그린 조현아 작가의 일러스트가 소설의 맑고 푸르른 느낌과 한데 어우러진다. <체리새우 : 비밀글입니다>,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등을 소개해온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의 2020년 대상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