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가 무던히 걸어가 닿아야 할 목표는, 시조의 형식이 형틀로 인식되지 않는 가운데, 그 정갈한 시어가 그려내는 언어 풍경과 언어 이면의 소리를 듣게 하는 데 있다. 내 문학의 지향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 풍경과 울림이 늙은 향나무 그늘 아래 소리없이 솟는 맑은 샘물 맛 닮기를 희망한다, 몽정하듯 저질러 놓은 시편들 즈려밟고.
<백팔번뇌> 한 편 한 편을 눈으로 읽고, 마음으로 읽고, 소리 내어 읽다 보면 부드럽게 일렁이는 시조의 가락(율격)이 절로 몸에 배일 것입니다. 감상 에세이를 읽으며, 간단히 언급한 시조 형식에 대해 조금만 생각하면서 마음에 드는 시조를 골라 베껴 쓰기라도 거듭한다면 당신도 정말 시조를 쓸 수 있습니다.
낭송자의 성량이 풍부하여 목청이 좋고 음색이 고우면 금상첨화다. 그러나 꾀꼬리가 새라면 까마귀도 새다. 까마귀는 개성적인 까마귀의 목청으로 낭송시를 잘 소화하여 의미내용과 정감을 몸과 마음으로 잘 표현하여 전달하면 된다. 꾀꼬리만이 새는 아니다. 그러니 어떤 시를 선택하여 어떻게 낭송하는가가 중요하다.
시조낭송은 목소리로 피우는 허공의 꽃이다. 소리는 사라져도 여운은 남는다. 눈으로 읽고 마음으로 읽고 소리 내어 읽는 좋은 시조의 여운이 저마다의 가슴 가슴에 남아 시조를 자연스럽게 지을 수 있는 그날을 위하여, 정감 있게 또랑또랑 시조 외우기가 생활화되기를 희망한다. - 시조낭송, 어떻게 할까